유커 무비자에 들뜬 유통가, '화장품'이 선봉

면세점·올리브영·다이소 외국인 관광객 수요 공략

ⓒDALL-E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무비자 입국 조치가 시행되면서  '돌아온 유커'로 화장품 매장들이 떠들썩하다.

정부는 3인 이상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같은 항공편이나 선박으로 입·출국하는 조건으로 최대 15일까지, 무비자 입국 조치를 내년 6월30일까지 시행키로 했다. 시행 첫날인 지난 29일 하루에만 인천항으로 2000여명의 크루즈 여행객이 입국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10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추가로 한국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뷰티 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무비자 시행을 앞두고 물량 확보와 다양한 이벤트 준비는 물론 매장 단장까지 했다. 

CJ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의 미용 관광 수요를 겨냥해 압구정로데오점을 글로벌 특화매장으로 리뉴얼 이전까지 했다. 기존 150㎡ 규모 매장을 860㎡ 로 확장하고, 피부 진단과 퍼스널컬러 체험, 이너뷰티 제품과 뷰티 디바이스까지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올리브영은 특화매장 외에도 서울 명동·강남·홍대 등 주요 매장을 '글로벌 관광 상권'으로 지정해 외국어 안내 서비스와 전자 라벨, 다국어 결제 단말기를 확충했다. 알리페이·위챗페이·유니온페이 등 간편결제와 부가세 즉시환급 혜택도 제공하며, 외국인 수요가 높은 스킨케어 중심으로 상품 배치를 강화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 무비자 조치 시행에 맞춰 외국인 고객이 많이 찾는 매장은 올영 세일에 준하는 수준으로 재고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못지 않게 화장품 소비로 주목받는 다이소 역시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관광객 맞이 채빌 했다. 다이소는 명동·홍대 등 외국인 유입이 많은 매장에 K-뷰티와 K-식품 관련 진열을 확대하고, 재고를 넉넉히 준비했다. 

다이소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과 식품을 주로 찾고 있으며, 선물용으로 여러 개를 한꺼번에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며 "주요 상권 매장에 외국인 구매 품목을 다양하게 갖춰 고객들이 편리하고 재미있게 쇼핑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커'는 과거 면세점의 핵심 소비층이었던 만큼 면세점들도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환영행사와 기획전을 앞세운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는 면세점은 화장품을 전면에 배치했다.

롯데면세점은 명동본점 중심으로 중국 고객 선호도가 높은 스킨케어와 색조 상품을 확대하고,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간편결제를 강화했다. 신라면세점은 서울점에서 꽃다발을 증정하는 환영행사와 함께 화장품 브랜드를 최대 60%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신세계면세점도 K-뷰티·패션·주류를 아우르는 팝업존을 마련해 방문객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추가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면세 업계는 단기 환영행사에 그치지 않고 장기 고객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멤버십 '골드 패스' 혜택을 제공해 재방문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은 기업·마이스(MICE) 단체를 겨냥한 프리미엄 멤버십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지방 여행사와 손잡아 단체 관광객 전용 상품을 늘리고, 크루즈 관광객을 위한 별도 쇼핑 코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내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한한령과 코로나의 영향으로 2021년 17만명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460만명으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올해 7월까지 313만명이 방한했다.지난 8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82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15% 늘었고, 올해 1∼8월 누적 방한객은 1238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중국은 여전히 최대 방문국으로 60만명을 기록했다.

업계는 이번 무비자 조치가 단기적 특수를 넘어 외국인 소비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이어지는 중국 국경절 연휴와 부산 APEC 정상회의가 겹치면서 외국인 관광 수요는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비자 시행 첫날부터 명동 화장품 매장을 찾는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연휴 특수와 다양한 이벤트가 맞물리면 외국인 소비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