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임상시험 '올인'…FDA 패스트트랙 'ABL001' 언급에 관심 집중
이상훈 대표 "임상시험, 글로벌 진출 시작점이자 기업 가치 증명하는 과정"
이중항체 ABL001,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내년 조기 상용화 기대
'LSK글로벌PS 창립 25주년 기념 심포지엄' 성료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9-22 06:00   수정 2025.09.22 06:33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가 'LSK글로벌PS 창립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임상시험은 신약개발 기업에게는 생명선이자, 신약개발 기업으로서 가치를 입증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는 최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LSK글로벌PS 창립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자사의 신약 파이프라인 성과와 임상시험을 연계하며 중요성을 이 같이 강조했다. 특히 FDA 패스트트랙(Fast Track) 지정받은 이중항체 ‘ABL001(VEGF·DLL4)’을 자세히 언급해 관심이 집중됐다.

이 대표는 "비임상시험 단계에서 제시된 가설은 결국 임상시험을 통해서만 입증할 수 있다"면서 "임상시험은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과 연결되는 관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표는 "컴퍼스 테라퓨틱스(Compass Therapeutics)와의 파트너십 역시 ABL001의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체결됐다"라며 "기술이전과 시장 진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결국 임상 데이터뿐"이라고 강조했다.

DLL4 단일항체는 심장 및 심혈관계 독성으로 인해 임상시험 및 개발 중단이 여럿 보고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VEGF와 DLL4 이중항체 포맷으로 ABL001을 개발,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보하고, 항암 활성 신호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에 성공했다. 2018년 트리거 테라퓨틱스(TRIGR Therapeutics)와 ABL001의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컴퍼스의 트리거 인수로 권리가 컴퍼스에 승계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선급금 500만 달러와 임상 1상 완료 마일스톤 600만 달러를 받았다. 여기에 항종양과 안과 분야에서 각각 수억 달러 규모의 단계별 마일스톤과 로열티 조건을 확보했다.

이 대표 발표에 따르면, ABL001은 2차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3상(COMPANION-002) 톱라인(Top-line) 결과에서, ABL001과 파클리탁셀(Paclitaxel) 병용군은 객관적반응률(ORR) 17.1%가 나왔다. 대조군인 파클리탁셀 단독 5.3% 대비 매우 우수한 결과다.

톱라인에서 제시된 반응 분포는 완전관해(CR) 0.9%·부분관해(PR) 16.2%·안정병변(SD) 44.1%다. 이를 합산한 질병관리율(DCR)은 약 61.2%다. 2차 표준요법 폴폭스(FOLFOX) ORR은 3상(ABC-06)에서 약 5%로 보고됐다.

이 대표는 "ABL001은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아 조기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며 "임상 2/3상의 전체생존기간(OS) 등 2차 지표 분석 결과를 2026년 1분기에 공개할 예정이며, 여기에 1차 치료(IST) 임상을 승인, 개시해 적응증을 확장하는 전략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데이터가 없었다면 파트너십도, 사업적 성과도 없었을 것"이라며 "임상은 기업의 가치를 증명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이 대표는 Grabody-T 플랫폼 기반 ABL111(Givastomig, Claudin18.2×4-1BB) 임상 사례도 소개했다. Grabody-T는 종양항원과 4-1BB를 동시에 표적화해 종양 미세환경에서만 T세포를 조건부로 활성화하도록 설계된 이중항체 플랫폼이다. 기존 4-1BB 단독항체의 간독성·효능 한계를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그는 "임상 1상 확장에서 Claudin18.2 고발현 환자뿐 아니라 저발현 환자에게서도 반응이 확인됐다"며 "이는 새로운 치료 대상을 확장할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고 전했다.

실제 ABL111은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a 단독요법 확장 코호트(8mg/kg·12mg/kg)에서 ORR 16.3%, DCR 48.8%를 기록했다. 특히 Claudin18.2 발현율이 낮은 환자군에서도 긍정적인 항암 효과가 관찰됐다.

이어 진행된 임상 1b 병용요법(위암 1차 환자 대상, Nivolumab+mFOLFOX)에서는 전체 환자 기준 ORR 71%가 관찰됐다. 8·12mg/kg 투여군 일부 코호트에서는 ORR이 83%에 달하는 초기 반응도 확인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특히  Claudin18.2 저발현 환자군에서의 반응을 탐색적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2026년 1분기에 글로벌 임상 2상 개시를 목표로 후속 개발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임상시험은 새로운 기전과 포맷의 타당성을 입증하고 환자 선별 기준과 적응증 확장의 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FDA와의 협의 과정에서 임상 디자인을 조정한 경험이 있다. ABL001의 병용 임상은 초기 구상과 달리 FDA와의 논의 끝에 무작위배정(Randomized)으로 설계가 확정됐다.

이 대표는 "단일군(Single arm)보다는 비교군을 두라는 FDA의 권고가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결과적으로 글로벌 기준에 맞는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임상시험은 글로벌 규제기관과 설계 단계 협의 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라면 초기부터 FDA·EMA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플랫폼 'Grabody'를 중심으로 임상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ABL001(Toveximig, VEGF-A×DLL4) △ABL202(ROR1 ADC) △ABL301(SAR446159, α-syn×IGF1R) △ABL111(Givastomig, Claudin18.2×4-1BB) △ABL503(Ragistomig, PD-L1×4-1BB) △ABL105(YH32367, HER2×4-1BB) △ABL103(B7-H4×4-1BB) △ABL104(YH32364, EGFR×4-1BB) 등이 미국, 중국, 호주, 한국 등에서 임상시험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는 연간 8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입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임상시험에 쓰일 만큼 임상시험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라며 "임상은 신약개발 기업 입장에서 가장 큰 비용이지만,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유일한 투자이자, 장기적으로는 로열티와 매출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에이비엘바이오는 앞으로도 임상시험을 통해 이중항체 분야에서 글로벌 톱티어 기업이라는 것을 하나씩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LSK글로벌PS 창립 25주년 기념 심포지엄’ 주최진과 연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LSK글로벌PS 창립 25주년 기념 심포지엄’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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