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법도 성공의 핵심" 바이오 HCP 분석 ‘총량’보다 ‘무엇이 남았는지’
범용 분석법·공정 특이 분석법 단계별 적용 및 AAE-MS 병행 필요성 부각
적합한 분석법 선택이 비용과 규제 대응 전략까지 좌우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4-15 06:00   수정 2026.04.15 06:01
바이오의약공방 ‘Host Cell Proteins(HCPs) 분석과 관리 방법’ 콜로키움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시그너스 테크놀로지스(Cygnus Technologies) 연구개발 및 기술서비스 담당(R&D and Technical Services) 존 록클리어(John Locklear) 어소시에이트 디렉터(Associate Director).©약업신문=권혁진 기자

바이오의약품 개발에서 ‘잔류 숙주세포 단백질(Host Cell Protein, 이하 HCP)’ 분석 초점이 달라지고 있다. 개별 HCP를 어떻게 파악하고 통제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공정 단계와 제품 특성에 맞춰 분석법 자체를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시그너스 테크놀로지스(Cygnus Technologies) 연구개발 및 기술서비스 담당(R&D and Technical Services) 존 록클리어(John Locklear) 어소시에이트 디렉터(Associate Director)는 10일 바이오의약공방이 인천 연세대학교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고도화된 분석 기술 기반 HCP 모니터링 및 관리 전략’을 소개했다.

시그너스 테크놀로지스는 미국에서 설립된 HCP 분석 전문 기업이다. HCP ELISA(효소결합면역흡착분석법) 키트 등 분석 제품 판매와 항체 개발, 질량분석 기반 분석 서비스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공정 개발(CMC)부터 제품 출하시험까지 전주기 품질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록클리어 디렉터는 “HCP 분석 목적은 단순히 총량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공정과 제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특정 HCP를 이해하고 통제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주로 사용되는 ELISA만으로는 모든 HCP를 완전히 설명할 수 없고, 어떤 HCP가 실제로 남아 있는지까지 확인하려면 더욱 정교한 보완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LISA, 여전히 표준…‘반정량 한계’ 존재

ELISA는 여전히 HCP 분석의 기본으로 사용되고 있다. 분석이 비교적 간편하고, 실험실 간 전이성이 높으며, 높은 수준의 전문 장비 없이도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정량 측면에서는 한계를 지닌다. ELISA 결과는 절대량이라기보다 항체가 인식한 HCP 집합에 대한 상대적 신호에 가깝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항체나 시약이 달라지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록클리어 디렉터는 “개발 초기에는 범용 assay(분석법) 또는 플랫폼 assay를 활용해 전체 HCP 프로파일을 빠르게 파악하고, 임상 후기 및 상업화 단계에서는 공정 특이적 ELISA로 전환하는 전략이 요구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서 개발 단계별 분석 전략은 구분돼 사용되고 있다. 전임상부터 임상 2상까지는 범용 또는 플랫폼 ELISA가 주로 사용된다. 이 단계에서는 공정 전반의 HCP 프로파일을 폭넓게 이해하는 것이 목적이다. 반면 임상 3상 이후와 시판 단계에서는 공정 특이적 assay 도입이 요구된다. 이는 제품별 잔류 HCP 특성을 정밀하게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적합한 HCP assay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정 전반의 HCP 프로파일을 이해해야 한다. 세포 배양액에서 시작해 정제 공정, 최종 원액(drug substance)에 이르기까지 HCP가 어떻게 남아 있고, 어떤 단백질이 농축되거나 제거되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범용 assay가 적합한지, 플랫폼 assay가 가능한지, 아니면 공정 특이적 assay가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 지표로 제시된 것이 dilution linearity(희석 직선성)다. 이는 샘플을 단계적으로 희석했을 때 보정된 HCP 값이 일정하게 유지되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쉽게 말해, 해당 assay가 그 공정의 HCP 프로파일을 안정적으로 반영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출발점이다. 

발표 사례에서는 8000배 희석 이후 변동률이 약 4~11% 수준으로 안정화되는 구간이 확인됐으며, 이를 통해 최소 요구 희석배수(MRD)를 설정할 수 있다.

항체 coverage(인식 범위) 역시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시그너스가 제시한 비교 자료에서는 두 개의 CHO HCP 항체가 대부분 단백질을 공통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 슬라이드 기준 F550과 F550-1 항체 간 단백질 식별 유사도는 약 96.42% 수준으로 제시됐다. 이는 특정 assay가 얼마나 넓은 범위의 HCP를 포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다. 동시에 공정 특이적 assay가 항상 범용 assay보다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도 시사한다.

록클리어 디렉터는 “assay의 가치는 이름이 아니라 검증 수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떤 assay를 선택하든 dilution linearity, 정확도, 정밀도, 민감도, coverage 등 충분한 qualification(적격성 평가) 자료가 확보돼야 하며, 공정 후반부에 남아 있는 HCP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질량분석 등 추가 분석 필요

여기서 ELISA의 한계가 다시 드러난다. ELISA는 전체 HCP 신호를 정량적으로 제시할 수는 있지만, 어떤 단백질이 실제로 남아 있는지 직접 식별하지는 못한다. 이 때문에 시그너스는 항체 친화 추출 기반 질량분석(Antibody Affinity Extraction-Mass Spectrometry, AAE-MS)과 같은 직교 분석법을 조기에 병행할 것을 권고했다.

록클리어 디렉터는 “ELISA는 강력한 분석 도구지만, 어떤 HCP가 검출되지 않는지까지는 설명하지 못한다”며 “AAE-MS와 같은 직교 분석을 병행해야 실제 HCP 프로파일과 잠재적 리스크를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AAE-MS는 항체가 실제로 결합하는 HCP를 분리한 뒤 질량분석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단순 coverage 비율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공정 후반부에 잔존하는 HCP와 그 특성을 구체적으로 규명할 수 있다. 이는 제품 안정성, 면역원성, 품질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HCP를 식별하는 데 유용하다.

특히 제형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lipase, 단백질 분해를 유발할 수 있는 protease, 당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HCP, 면역원성 우려가 있는 HCP 등은 총량만으로는 평가가 어렵다. HCP 분석이 ‘얼마나 남았는가’보다 ‘무엇이 남았는가’로 이동하는 배경이다.

분석법 선택, 비용·규제 전략까지 연결

분석 전략은 규제와 사업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공정 특이적 assay는 제품 생애 주기 전반에서 시약을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항체 생성부터 특성 분석, ELISA 개발, qualification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발표에서는 1단계 항체 생성·정제·특성 분석에 약 10개월, 2단계 ELISA 개발 및 qualification에 약 4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제시됐다. 초기 구축에 최소 1년 이상이 필요한 셈이다. 

반면 상용 ELISA 키트는 즉시 사용이 가능하고 초기 비용 부담이 낮다. 다만 시약 변경 시 bridging(비교동등성 평가), 재검증, 허가 자료 보완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범용 assay와 공정 특이적 assay의 선택은 단순 기술 비교가 아니라 일정, 비용, 시약 안정성, 규제 대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의사결정이다. 

이러한 복잡성은 분석 자체보다 운영 역량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시약 생산, 재고 관리, 안정성 평가, 품질시험, 규제 대응을 포함한 통합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발표에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외부 전문기관을 활용하는 접근도 하나의 옵션으로 제시됐다.

록클리어 디렉터는 “HCP assay 선택은 단순한 기술 선택이 아니라 제품 품질과 환자 안전에 직결되는 과학적 의사결정”이라며 “개발 초기부터 공정 이해, assay qualification, 직교 분석을 함께 설계해야 하며, 총량보다 실제로 남아 있는 HCP와 그 영향을 확인하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도컨설팅그룹 황후상 박사는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총량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글로벌 규제는 개별 HCP의 기능적 영향까지 평가하는 방향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잔존 HCP와 그 품질 영향을 설명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며 “세포주부터 공정, 분석까지 통합된 관리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의약공방 김형순 박사는 “HCP 관리와 같은 핵심 품질 이슈를 개발 초기부터 반영하는 것이 경쟁력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의약공방 ‘Host Cell Proteins(HCPs) 분석과 관리 방법’ 콜로키움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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