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GLP-1 계열 비만약 ‘오남용 관리’ 본격화
중앙약심 전원 동의…성분·용도 기준 관리, 2~3개월 내 고시 개정 전망
비만 적응증 중심 지정…포장 표시 의무·판매 조건 강화 적용
제형 구분 없이 확대 검토…신규 도입 약물에도 동일 기준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4-15 06:00   수정 2026.04.15 06:01

식품의약품안전처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해당 조치의 타당성이 인정되면서, 향후 고시 개정을 통해 관련 관리 체계가 본격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최근 GLP-1 계열 치료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사용이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제도적 관리 장치를 추가로 마련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식약처 의약품관리과 문은희 과장은 14일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을 대상으로 진행한 브리핑에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에 대해 중앙약심 위원 전원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식약처와 보건복지부가 사전에 두 차례 협의를 진행하고, 각 부처가 확보 가능한 자료를 분담해 수집한 뒤 종합 검토 과정을 거쳐 중앙약심에 상정한 결과다. 검토 과정에서는 사용 실태, 유통 경로, 사회적 이슈 등이 함께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정 방식은 GLP-1 계열 약물의 복수 적응증 구조를 반영해 ‘성분과 용도’를 동시에 고려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GLP-1 계열 치료제는 당뇨병과 비만 두 가지 주요 적응증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일률적인 성분 지정 방식이 아닌 용도 구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이번 지정에서는 비만 치료 목적에 한해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세마글루티드, 터제파타이드 등 주요 성분은 ‘비만 치료용’이라는 용도와 결합된 형태로 고시에 반영될 예정이다.

제품 단위 적용 방식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비만 치료를 단일 적응증으로 갖는 품목의 경우 별도의 구분 없이 지정이 적용되지만, 하나의 품목이 당뇨와 비만 적응증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는 경우에는 제품 전체에 오남용 우려 의약품 표시가 적용된다. 이는 동일 성분이라도 허가 구조에 따라 실제 규제 적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며, 향후 제약사의 허가 전략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문은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관리과장이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될 경우 적용되는 규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제약사는 해당 제품 포장에 ‘오남용 우려 의약품’이라는 문구를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둘째, 의약분업 예외 지역에 개설된 약국에서는 의사의 처방전이 있는 경우에만 해당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제한된다. 다만 이 같은 조치는 기존 의료기관에서의 처방 행위 자체를 제한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아니며, 처방권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포함되지 않는다.

식약처는 이번 지정의 정책 목적이 강도 높은 규제 도입보다는 사용 환경에 대한 인식 제고에 있다고 설명했다.

문 과장은 “제도적으로 추가되는 규제는 제한적이지만, 제품 표시와 고시 개정을 통해 의료인과 환자에게 적정 사용의 필요성을 환기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식약처는 기존과 같이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 유통과 허위·과대 광고를 점검하고, 관련 정황이 확인될 경우 차단 및 단속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보건복지부 역시 의료계와 협력해 적정 처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일정과 관련해서는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 고시 개정 절차가 진행된다. 해당 절차에는 부처 의견 조회, 규제 심사, 행정예고 등이 포함되며, 식약처는 전체 과정에 약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가 규제 성격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규제 심사 과정이 중요한 단계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시 개정 이후에는 즉시 적용이 가능하며, 수입 제품의 경우 제조원과의 협의를 통해 포장 표시 변경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고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향후 관리 범위 확대 여부에 대한 검토도 병행되고 있다. 현재는 제형 구분 없이 성분 기준으로 지정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으며, 주사제뿐 아니라 향후 도입될 경구용 GLP-1 계열 치료제에도 동일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구조다. 이는 GLP-1 계열 치료제가 지속적으로 개발·출시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신규 제품이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별도의 재검토 없이 동일 관리 체계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해외에서 보고되고 있는 가짜 의약품 유통 사례에 대한 대응도 함께 언급됐다. 일부 국가에서는 GLP-1 계열 치료제 수요 증가와 함께 위조 의약품 유통 사례가 확인된 바 있어, 국내에서도 관련 위험 요인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식약처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오남용 관리와 별도로 해외 정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 시 관련 주의 조치를 병행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행정예고 과정에서 제약업계, 의료계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단체와의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고시 개정이 완료되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에 대한 오남용 관리 체계는 제품 표시 의무와 판매 조건 강화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기존 관리 활동과 병행되는 형태로 지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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