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키사, HER2 양성 유지요법 3상서 PFS 35.9% 개선…1차 치료 전략 변화 예고
유지요법 단계서 투키사 병용, 위험 35.9% 감소…HER2 치료 체계 재정립 가능성
HER2CLIMB-05, 엔허투 전략에도 영향…유지요법 선택지 다변화 촉발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2-12 06:00   수정 2025.12.12 06:01

화이자(Pfizer)가 HER2 양성 유방암 1차 치료 후 유지요법 단계에서 투키사(Tukysa, tucatinib)의 잠재적 역할을 확인한 HER2CLIMB-05 3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HER2 치료 전략의 세분화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기존 1차 표준요법은 화학요법과 허셉틴, 퍼제타의 병용 유도요법 이후 두 항체 기반의 화학요법 비포함 유지요법(chemo-free maintenance)으로 구성되지만, 이번 연구는 여기에 투키사를 추가하는 병용 유지요법이 임상적 이득을 제공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SABCS)에서 공개되었다.

HER2CLIMB-05 임상시험은 기존 유지요법에 투키사를 더했을 때 무진행생존기간(PFS)이 향상되는지를 검증한 연구로, 투키사 병용군은 대조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3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투키사 병용군의 중앙 PFS는 24.9개월이었으며 대조군보다 8.6개월 길었다. 이는 현재 1차 치료를 마친 HER2 양성 환자군에서 추가 치료의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평가된다.

PFS 개선 폭은 전체 환자군에서 일관되게 관찰되었지만, 호르몬수용체(HR) 상태에 따라 효과 크기에서 차이가 확인됐다. HR 음성 환자군에서 위험 감소율은 44.6%였으며, HR 양성 환자에서는 27.5%로 측정되었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투키사가 HER2 양성·HR 음성 아형에서 유지요법으로서 더 분명한 전략적 역할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HER2 양성 환자군 내에서 HR 상태가 치료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검토하게 하는 근거로도 작용한다.

Patina 연구와의 비교 가능성도 언급됐다. Patina 연구에서 CDK4/6 억제제 아이브랜스(Ibrance)를 HER2 및 내분비요법과 결합해 사용했을 때 약 26%의 PFS 개선이 보고된 바 있지만, 해당 연구의 HR 양성 환자군은 HER2CLIMB-05의 HR 양성 환자군보다 예후가 더 좋은 환자들로 구성되어 있어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는 점이 강조되었다. HER2CLIMB-05에서 HR 양성 환자 대조군의 중앙 PFS는 18개월이지만, Patina 연구에서는 대조군 중앙 PFS가 29개월로 더 길게 나타난 점이 이러한 차이를 뒷받침한다.

전체생존(OS) 데이터는 아직 성숙하지 않았으나, 중간 분석 결과 투키사 병용군에서 사망 위험이 46.1%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연구 데이터 커트오프 시점(2025년 9월 5일) 기준, 총 654명의 환자 중 사망자는 제한적이었다. 연구진은 현재 단계에서 OS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지만, 결과가 긍정적 방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안전성에서는 예상 가능한 프로파일이 확인되었다. 설사·오심·간효소 수치 상승이 가장 흔한 이상반응(TEAE)이었으며 대부분 저등급이었으나, 3등급 이상 TEAE 발생률은 투키사 병용군에서 42.3%, 대조군에서 24.4%였다. 양 군 모두에서 각 1건의 TEAE 관련 사망 사례가 보고되었지만 전반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의 안전성으로 평가됐다. 연구자들은 투키사의 안전성 특성상 유지요법 단계에서 장기간 병용하는 구조가 실제 임상에서 어느 정도 수용될 수 있을지 향후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연구진은 최근 HER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Enhertu)의 1차 치료 진입 전략과 HER2CLIMB-05 결과가 상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지적했다. Destiny-Breast09 연구에서 엔허투·퍼제타 병용은 기존 1차 표준요법 대비 44%의 PFS 개선 효과를 보였으나, 엔허투는 질병이 진행할 때까지 지속 투여하는 구조여서 일부 환자에서 유지요법으로 전환하려는 요구가 존재할 수 있음을 전문가들은 지적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투키사 기반 유지요법은 엔허투 중심 치료전략의 보완적 위치에서 환자군에 따라 선택될 가능성이 있다.

HER2CLIMB-05의 추가 분석에서는 투키사가 뇌전이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하게 약 36%의 PFS 개선 효과를 보였다는 점도 확인됐다. 투키사는 기존에 주로 뇌전이 동반 환자 또는 엔허투 치료 이후 질병이 진행한 환자에게 활용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유지요법 초기 단계에서도 효능이 나타났다는 점은 임상적 적용 범위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투키사의 매출 흐름도 연구 결과와 연계해 주목받고 있다. 투키사의 2024년 1~9월 매출은 3억 4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3억 5100만 달러 대비 소폭 감소했다. HER2CLIMB-05 결과가 허가·지침 변화에 반영될 경우 투키사의 적응증 확대와 매출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며, 이는 화이자가 향후 규제기관과 논의를 진행할 때 핵심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연구는 HER2 양성 유방암 1차 치료 이후 유지요법 전략을 다시 평가하게 하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HER2 표적 치료제 경쟁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유지요법 단계의 병용전략 가능성을 제시한 HER2CLIMB-05 결과는 향후 치료 패턴 결정과 임상 지침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OS 성숙 데이터, 장기 안전성, HR 아형별 세부 분석 결과가 축적될 경우 투키사의 임상적 위치는 보다 명확히 규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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