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우려에 경기전망 위축… 화장품산업은 여전히 낙관적
북미·아시아 수출 확대 및 온라인 채널 강화로 4분기 수출 회복세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9-29 06:00   수정 2025.09.29 06:01

미국발 관세 위협에 산업계가 요동치고 있으나 화장품산업은 아직까진 낙관하는 분위기다. 미국향 수출에 있어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과 수출 구도가 그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1.6으로 전월보다 0.6포인트 상승하며 두 달 연속 개선세를 보였다. 제조업 CBSI는 0.1 포인트 오른 93.4, 비제조업은 1.1 포인트 상승한  90.5로 집계됐다. 다만 10월 전망치는 전월 대비 각각 2.7포인트, 3.6포인트 하락한 89.4와 87.9로 나타났다. CBSI는 장기 평균치(100)를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긍정적, 미만이면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상태를 의미한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9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CBSI는 93.4로 전월 대비 소폭 증가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원자재 가격 불안이 기업들의 전망을 위축시킨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전자·영상·통신장비 제조업 전망이 크게 개선됐고, 자동차와 화학·고무·플라스틱 등은 하락세를 보였다. 반대로 의약품과 기계장비는 소폭 개선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는 부정적 응답이 우세했다.

한국무역협회는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를 기준선(100)을 웃도는 는 101.4로  예측했다. 수출단가 회복과 계약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항목별로는 수출단가(111.5), 수출상품·계약(111.1), 설비가동률(104.3) 등이 긍정적이었으나, 제조원가(86.8)와 통상마찰(83.7)은 여전히 부정적 항목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반도체(145.8)가 크게 개선된 반면 자동차(69.3),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62.4) 등은 여전히 위축된 전망을 보였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의 4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지수는 81.4로 전분기 대비 3.4포인트 상승하며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여전히 기준선(100)에는 미치지 못해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업종별로는 비제조업 지수가 85.7로 6.5포인트 올랐고, 제조업 지수는 76.4로 0.5포인트 하락했다.

중견련 관계자는 "경기전망지수가 전분기 대비 상승했지만 여전히 100 미만으로 부정적 인식이 확인된다"며 "특히 제조업 부문의 하락세는 미국 상호·품목 관세 정책의 부담과 불안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점은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일부 개선됐음에도 향후 전망은 관세 불확실성에 눌려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설령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 언제든 조건이 바뀔 수 있어, 기업들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도 화장품 업종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명주 연구원은 "9월 1~20일 화장품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7%, 전월 대비 45.6% 증가했다"며 "4분기에도 블랙프라이데이, 연말 소비 시즌을 앞두고 회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업계 역시 주요 화장품 기업들이 이미 하반기 수출 물량을 확보한 만큼 단기적인 흐름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아시아 지역의 신규 고객사 확대, 온라인 채널 확장, 현지 마케팅 강화 등이 매출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인증 및 수출 컨설팅 기업 리이치24시코리아의 손성민 대표는 "화장품 수출 현장에선 아직 관세를 아주 큰 위협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며 "현재 대부분의 관세는 현지 수입사가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에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오히려 미국에서 '잘 나가는' 브랜드들은 이참에 소비자 가격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관세 이슈가 국내 기업들에 불리하지 않은 것은 결국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의 경쟁사인 유럽, 일본 기업들과 같은 관세와 절차를 밟고 있지만, 한국 제품 대비 유럽, 일본사의 단가가 높아 관세의 영향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손 대표는 "미국 현지 뷰티 기업들은 생산 비용 자체가 높아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과 직접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이런 구조 덕분에 K-뷰티는 관세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화장품 업계에도 불확실성이 부담인 것은 사실이다. 손 대표는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긴장감은 남아 있다”면서 "관세율이 현재 15% 수준에서 더 높아지는 경우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국면이 전개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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