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항아밀로이드 항체 기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실제 처방 단계로 들어서면서, 업계의 관심은 신약 자체를 넘어 영상 분석으로 옮겨가고 있다. 환자에게 약을 사용하기 위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영상 분석이 이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와 키순라(성분명 도나네맙)를 환자에게 쓰려면, 첫째 PET(양전자 방사 단층 촬영), CSF(뇌척수액), 혈액 검사로 뇌에 아밀로이드가 쌓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동시에 MRI(자기공명영상검사)를 활용해 ARIA(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의약품 라벨에 명시돼 있다.
실제 미국 FDA는 8월 업데이트된 라벨에서 레카네맙은 기저 MRI 검사에 더해 3번째 주입 전 MRI를 추가로 권고했으며, 기존 권고사항인 5·7·14번째 주입 전 MRI 검사도 유지했다. 도나네맙 역시 라벨에 기저 검사와 더불어 2·3·4·7번째 주입 전 MRI 촬영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즉, PET은 약을 쓸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 MRI는 안전성을 지키기 위한 필수 조건인 셈이다.
그러나 영상 판독은 시간이 많이 들고, 전문가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문제가 있다. 특히 영국,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영상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긴급 스캔조차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레켐비와 키순라와 같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사용에도 지연을 초래하고 있다. 결국, 신속성과 정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AI 기반 영상 판독 기술 도입이 필수가 되고 있다.
영국 왕립방사선학회(Royal College of Radiologists)가 발표한 2024년 영상의학과 전문의 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영국 내 영상의학과 전문의 부족율은 29%에 달하며, 대응이 없으면 2029년에는 39%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전문의 인력은 전년 대비 4.7% 증가했지만, CT·MRI 촬영 건수는 같은 기간 8% 늘어나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북미영상의학회(RSNA)와 미국영상의학회(ACR) 등은 영상 판독 수요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전문의 배출은 은퇴 인력 증가와 레지던시 부족으로 제약을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IQVIA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 'Mind over matter: The growing momentum of CNS innovation(CNS 혁신의 성장 모멘텀)'에서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CNS(중추신경계) 시장의 빠른 성장을 전망했다.
2024년 약 1460억 달러(약 205조8600억원 규모였던 시장은 2029년 1950~2150억 달러(약 303조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연평균 성장률도 2019~2024년 3.6%에서 2024~2029년 6~8%로 두 배 가까이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2030년 전 세계 알츠하이머병 경제적 부담은 약 4조7000억 달러(약 6627조원)로 추정된다. 2010~2021년 사이 질병부담(DALY)은 54%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AI 영상 분석 솔루션의 필요성을 더욱 키우고, 앞으로 치료제가 얼마나 빠르게 확산할 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바라보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 '항해 지도'이자, 임상 현장 '나침반'
뉴로핏이 주목받는 이유는 알츠하이머 치료제와 함께 움직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아밀로이드 PET과 MRI 영상을 자동 정량화해 치료 전 적격성 평가부터 치료 중 부작용 모니터링까지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실제 임상 현장에 도입했다.
'뉴로핏 스케일 펫(Neurophet SCALE PET)'은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를 국제 표준인 센틸로이드(Centiloid) 척도로 환산해 서로 다른 추적자 간 결과를 비교할 수 있게 하고, '뉴로핏 아쿠아(Neurophet AQUA)'는 뇌 위축과 백질 병변을 자동 분할해 해마 용적과 부피 변화를 수치화한다.
여기에 두 기술을 결합한 '뉴로핏 아쿠아 AD(Neurophet AQUA AD)'는 MRI에서 뇌부종(ARIA-E)과 미세출혈(ARIA-H)을 자동 탐지·정량해 시계열로 추적하고, PET에서는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를 정량화한다. 결과는 표준화된 리포트로 제공돼, 임상의가 환자 투약을 지속할지 중단할지 근거 있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서 시계열은 동일 환자 영상 데이터를 시간 순서대로 나열해 분석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능은 뉴로핏이 자체 개발한 영상 분석 엔진 세그엔진(SegEngine)을 통해 구현됐다. 빠른 처리 속도와 자동화된 정량 분석으로 판독자 간 편차를 줄이고, 객관적 수치를 근거로 임상 의사결정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료 현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 세그엔진은 뉴로핏이 자체 개발한 뇌 영상 자동 분할 기술을 말한다.
특히 ARIA-E나 ARIA-H처럼 작은 변화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판독 차이가 크기 때문에, 뉴로핏의 정량화 도구는 치료 효과 평가와 투여 지속 여부 판단에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쉽게 말해, 뉴로핏 솔루션은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항해 지도와 같다. PET과 MRI 데이터를 표준화된 수치로 전환해 치료의 방향을 잡아주고, 미세출혈이나 뇌부종 같은 작은 암초까지 놓치지 않도록 경고한다. 덕분에 임상 의사는 경험적 직관에만 의존하지 않고, 객관적 지표라는 나침반을 손에 쥔 채 치료제 투여 여부를 보다 확실하게 결정할 수 있다.
IQVIA 마르쿠스 고레스(Markus Gores) 부사장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의 환자까지 투여 범위를 넓히고 있지만, 실제로 약을 쓸 수 있는지 판단하려면 여전히 PET과 MRI 같은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그는 영상 검사가 치료제 사용 여부를 가르는 핵심 절차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특히 투약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영상을 찍어 뇌부종이나 출혈 같은 부작용을 확인하는 것이 환자 안전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01 | 넥스아이, 퍼스트인클래스 대장암 타깃 'NXI... |
02 | 마켓셰어 ‘CVS 파마시’ 늘고 ‘타깃’ 줄고..왜? |
03 | "뇌를 지배하는 자, 시장을 지배한다" 뉴로... |
04 | 트럼프 관세 선언, 한국 제약사에 "기회이자... |
05 | 글로벌 빅파마, 미국 공급망 강화 경쟁 가속화 |
06 | 사노피, 미국서 전체 인슐린 제제 월 35달러... |
07 | [히트상품톺아보기] ㉙ 1년 만에 400만개 ‘... |
08 | 관세 우려에 경기전망 위축… 화장품산업은 ... |
09 | 항생제 적정 사용, 병원 넘어 지역사회까지 ... |
10 | [기고] 의료기 업체 미국 진출시 꼭 알아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