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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는 이제 미국 유통업체들이 먼저 찾아오는 '브랜드'가 됐다. 아마존, 울타, 세포라 등 주요 리테일러들은 K-뷰티를 별도 카테고리로 설정하거나,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브랜드 유치에 나서고 있다.
교보증권 권우정 연구원은 22일 "과거에는 미국 유통 플랫폼에 한국 브랜드가 접근조차 어려웠지만, 지금은 플랫폼이 먼저 K-뷰티를 찾아오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난 19일 열린 '2025 아마존 뷰티 인 서울' 컨퍼런스는 이러한 흐름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아마존 글로벌셀링은 미국과 일본 마켓플레이스의 뷰티 총괄 임원단을 파견해 한국 브랜드들과 전략을 공유하고, K-뷰티 특화 3개년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된다. 미국 뷰티 리테일 체인 울타(ULTA)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목표로, 스킨케어·아시아 뷰티 중심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 변화의 핵심이 K-뷰티다. 지난 3분기 신규 입점 브랜드 20개 중 13개가 K-뷰티였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은 스킨케어 브랜드였다. 올해 들어서만 K-뷰티 신규 브랜드 24개를 론칭했고, 관련 진열 공간도 확대되는 추세다.
권 연구원은 “울타가 분기별로 평균 20개 내외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을 K-뷰티로 채운 것”이라면서 "이는 K-뷰티를 핵심 성장축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세포라는 Z세대 중심 소비자 유입 전략의 일환으로 K-뷰티를 독립 카테고리로 큐레이션하고 있다. 기존 입점 브랜드와 겹치지 않는 별도 섹션에서 운영하며, 신규 고객 유입 효과와 브랜드 차별성 확보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라네즈, 베리떼, 토코보 등 국내 브랜드들이 세포라 유럽 매장에서 독립 론칭한 사례도 다수다.
유통사들이 K-뷰티에 집중하는 것은 단순한 수요 증가 때문만은 아니다. 권 연구원은 K-뷰티가 가진 구조적 강점으로 빠른 제품화 속도, 검색 기반 전환 구조에의 적응력, 신규 고객 유입 능력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제품화 속도다. 글로벌 브랜드는 신제품 개발에 평균 18~36개월을 소요하는 반면, K-뷰티는 ODM 기반 시스템을 통해 평균 4~6개월 내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이런 속도는 한국 시장 특유의 소비자 반응성과 유통 구조에서 비롯된다. 소비자 취향 변화에 따라 제품을 빠르게 기획하고, 이를 곧바로 유통 채널에서 테스트하거나 판매까지 연결하는 구조가 정착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콜마 윤상현 부회장은 '2025 아마존 뷰티 인 서울' 컨퍼런스에서 "한국 소비자는 브랜드 입장에서 보면 악몽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충성도가 낮고 요구 수준이 높아,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선 제품을 끊임없이 개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환경이 오히려 브랜드를 빠르게 진화시키는 구조를 만들었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기반이 됐다고 강조했다.
둘째는 검색 기반 마케팅 퍼널 구조와의 적합성이다. 퍼널은 소비자가 제품을 인식한 뒤, 정보를 탐색하고 비교하며 점차 구매로 이동하는 흐름을 뜻한다. 권 연구원은 "틱톡에서 제품을 발견하고, 아마존에서 리뷰를 확인한 뒤 구매로 이어지는 경로가 일반화되면서, K-뷰티처럼 SNS 콘텐츠 활용 경험이 풍부하고 리뷰 기반 마케팅에 익숙한 브랜드들이 유리해졌다"고 분석했다.
아마존 역시 프라임비디오, 리뷰 연계 셀러 도구, 쇼퍼 인게이지먼트 솔루션 등을 통해 이러한 퍼널 구조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있으며, 가장 기민하게 적응한 카테고리로 K-뷰티를 꼽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박현진 연구원은 "검색 기반 채널과 연결된 콘텐츠, 리뷰, 쇼핑 구조에서 K-뷰티는 가장 유연하게 반응하고 있는 품목"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은 신규 고객 유입 능력이다. 실제로 아마존 내 K-뷰티 구매 고객 중 64.1%는 기존 고객이 아닌 신규 유입자였으며, 30.9%는 타 리테일 채널 고객이 이탈해 들어왔다. 단일 브랜드가 아닌 카테고리 자체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권 연구원은 "플랫폼 전략 변화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카테고리는 K-뷰티가 거의 유일하다"며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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