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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로컬 브랜드들 활약
2025년까지 동남아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350억 달러(약 4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 시장에선 K-뷰티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단순한 수출 확대가 아닌 국가별 로컬화 전략이 필수다. 이를 위해 다른 K-뷰티 브랜드를 살펴보기보다는 현지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들의 성공사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태국은 오랫동안 동남아 뷰티의 트렌드 허브 역할을 해왔으며, 여전히 강력한 로컬 브랜드들이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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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퐁(Dr.Pong)은 태국의 대표적인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로, 피부과 전문의가 직접 개발한 제품이라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뢰를 구축했다. 특히 여드름과 민감성 피부 솔루션에 특화되어 태국 젊은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변국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브랜드들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가격 경쟁력 앞에서 기존의 영향력이 다소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리찬드(Srichand)는 1948년 방콕의 작은 동네 약국에서 ‘Srichand Powder’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67년 동안 오직 파우더 제품 하나만을 판매해온 브랜드로 국민파우더로 사랑받아왔다. 2014년 리브랜딩 작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스킨케어 등으로 확장하며 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핵심 상품인 파우더 또한 유형별(루스 파우더, 팩트 파우더,파우더 파운데이션), 기능별(오일컨트롤, 톤업), 용량(기본, 미니) 등으로 확장하며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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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어디나 나라마다 전해 내려오는 자연처방이 있고, 오랜 세월 속에서 사람들의 신뢰를 받아왔다.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일수록 신규 로컬 브랜드에 대한 불신을 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통 요법이나 천연재료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베트남의 코꾼(Cocoon)이라는 브랜드는 닥락 커피, 벤쩨 코코넛 오일, 까오방 장미 등 베트남 지역의 천연재료를 활용하여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로컬 비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꼬멤(Co mem)은 전통 약초 성분을 담아 민감성 피부와 임산부도 안심하고 쓸 수 있는 내추얼 립 메이크업 제품으로 베트남 여성들의 신뢰를 얻었다.
이제 동남아 뷰티 허브는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인디 브랜드들의 천국이다. 인구 3억의 거대 내수 시장과 틱톡과 쇼피를 통한 온라인 마케팅, 그리고 화교, 중국 자본과 네트워크를 무기로 여러 브랜드들이 빠르게 기반을 다지고 주변 국가들로 적극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과거 태국이 동남아 뷰티의 트렌드 허브 역할을 해 왔다면 이제는 인도네시아가 그 역할을 대체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태국의 닥터퐁(Dr.pong) 같은 뷰티 브랜드들보다 인도네시아에서 시작된 스킨티픽(SKintific), 오리지노트(Originote), 썸띵크(Somethinc), 글래드투글로우(Glad2Glow)가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 전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인도네시아 로컬 브랜드들의 성공요인은 다음과 같다.
1. 명확한 성분 특화 전략: Skintific의 5X 세라마이드, Somethinc의 세럼 전문성처럼 특정 성분에 대한 전문성 구축
2. e-커머스 중심의 디지털 마케팅: 쇼피와 같은 e-커머스 플랫폼에서의 강력한 성과
3. 현지 피부 고민 해결: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발생하는 피부 장벽 손상, 여드름 등에 특화된 솔루션 제공
4. 합리적 가격대: 글로벌 브랜드 대비 접근 가능한 가격으로 현지 구매력에 적합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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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의 현지화 성공 전략
로레알은 화장품 산업에서 단언코 글로벌 브랜딩의 최강자다. 에스티로더그룹이 프리미엄과 럭셔리 브랜드들에 집중하는 동안, 로레알은 럭셔리와 프리미엄은 물론 여러 매스 브랜드들을 포트폴리오로 갖추고 개발도상국 시장까지 깊숙이이 침투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동남아 시장에서도 럭셔리는 랑콤, 프리미엄은 라로슈포제, 바이오더마, 그리고 매스 시장은 가르니에, 세라비와 같은 브랜드를 통해 국가별 현지화 전략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로레알은 지역별 R&D 센터를 통해 각 지역의 기후와 피부 특성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현지 인재 육성을 통해 각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는 현지 직원들을 통한 지역밀착 마케팅을 펼친다.
일본 브랜드들은 동남아 기후 특성에 맞춘 제품을 개발해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다라보는 말레이시아에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 브랜드다. 일년 내내 고온다습한 말레이시아의 열대우림 기후에 맞춘 가벼운 텍스처의 제품을 개발하고, 피부 타입별로 하다라보의 스킨케어의 보습 루틴을 제안하는 맞춤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말레이시아어와 영어 두 가지 언어로 운영되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것도 브랜드 소비를 하는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의 특성에 대응한 것이다. 한국 화장품 중 현지 홈페이지를 따로 운영하는 브랜드는 찾기 어려운 것과는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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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
2028년 약 1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남아 화장품 시장에서 K-뷰티가 지속가능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단순한 수출 전략을 넘어선 진정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지에서 잘 팔리고 있는 다른 K-뷰티 제품들을 벤치마킹하기보다는 현지에서 사랑받고 있는 로컬 브랜드들의 성공 비결을 분석하고 이미 현지화에 성공한 글로벌 브랜드나 일본 브랜드들의 현지화 사례를 따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K-뷰티가 가진 기술력과 혁신성을 바탕으로 현지의 기후, 종교, 소득, 교통 등의 생활 문화적 환경, 소비자들의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에 대한 소비행태와 사용 루틴에 대한 이해가 접목된다면 동남아시아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남아 시장을 한 수 아래로 보고 ‘K-beauty’ ‘Made in Korea’만 붙이면 별다른 노력 없이도 날개 돋힌 듯 팔릴 것이라는 생각부터 접어야 한다. 세계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K-팝이나 K-드라마의 인기가 높다고 하더라도 바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구매로 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 대한 호감도 상승에 따라 ‘한국 화장품’도 ‘믿을 수 있는 품질’이라고 하는 기본 티켓을 얻을 수 있는 정도다. 각 브랜드의 콘셉트와 스타일, 그리고 제품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와 이에 대한 소비자 평판이 뒤따라주지 않은 않는다면 그 티켓마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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