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없이 ‘미세 얼음’으로 약물 전달… 난치성 피부질환 치료 길 열어
리센스메디컬- 스템엑소원 공동 연구팀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9-11 08:06   수정 2025.09.11 08:13

㈜리센스메디컬과 스템엑소원㈜ 공동 연구팀이 ‘초음속 극저온 제트를 이용한 피코리터 얼음 입자 기반 주사 없는 경피 약물 전달 시스템을 개발해 난치성 피부질환 치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연구는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한빛사)에 소개됐으며, 약리학 분야 저명 학술지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피인용 지수: 11.5 / 약리학 분야 상위 3.3%’ 에 라는 제목으로 게재돼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발한 ‘피코리터 얼음 입자 전달(Picoliter Ice Particle Delivery, PIPD)’ 기술은 초음속 극저온 제트로 주입된 액체 약물을 분자화와 급속 동결을 통해 미세한 얼음 약물 입자로 변환시켜 전달하는 원리다. 이 동결된 약물 입자들은 피코리터의 작은 부피에서도 높은 침투성능으로 피부의 장벽을 통증 및 손상 없이 뚫고 들어가 내부에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줄기세포에서 독자적인 4D 배양 방법을 통해 추출한 고기능성 세포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EVs)를 아토피 피부염과 피부 상처 동물 모델에 투여했다. 그 결과, 기존의 주사 방식과 대등하거나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으며, 단순 도포 방식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은 효과를 보였다.

특히 PIPD 기술로 전달된 약물은 피부의 여러 층에 걸쳐 균일하게 분포하여 기존 약물 전달 방식의 한계였던 불균일성을 극복했다.

이번 연구 핵심은 민감한 단백질이나 세포 기반 바이오 의약품도 변성 없이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약물을 얼음 입자로 만드는 과정이 300마이크로초(µs) 이내 매우 짧게 이뤄져 약물 구조와 기능이 그대로 보존되고, 실제로 PIPD 공정을 거친 후에도 세포외소포체는 고유 크기와 형태를 유지했으며, 표면 단백질 마커(CD9, CD63, CD81) 발현율이 98% 이상으로 온전하게 보존됨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리센메디칼 김건호 대표(UN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정밀 기계공학 기술과 바이오 기술을 융합해 기존 약물 전달 기술의 난제를 해결한 좋은 사례”라며 “피부 질환뿐만 아니라 다른 신체 조직에도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대표 조쌍구 교수(건국대 첨단바이오공학부 줄기세포재생공학전공)는 “PIPD 기술은 줄기세포 엑소좀과 같은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이라며 “아토피와 같은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PIPD 기술이 환자 치료 부담을 줄이고, 기존에 제한적으로만 사용되던 약물의 활용 범위 확장과 다양한 난치성 질환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센스메디컬은 이번 연구에서 제시된 극저온 정밀 냉각 기술을 적용한 동물용 의료기기인 VetEase(벳이즈)를 개발해 국내에서 유한양행과 협력하여 유통 중이며, 스템엑소원도 동물용 창상 피복재 VexoHeal(벡소힐)을 상용화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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