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급 화장품 시장이 구조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 ‘화장품보(化妆品报)’는 최근 로레알, P&G, 유니레버 등 글로벌 기업들이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스킨케어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반면, 색조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고급 뷰티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로레알은 북아시아 시장 부진을 일부 털어냈다. YSL 뷰티, 프라다 뷰티, 메종 마르지엘라 향수 등 고급 브랜드가 견조한 실적을 보여 랑콤, 헬레나 루빈스타인, 키엘 등 스킨케어 브랜드의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유니레버의 고급 뷰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지만 색조 브랜드 아워글래스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반면, 폴라초이스, 더말로지카는 매출이 감소했다. 신문은 클린 뷰티 브랜드 렌(REN)의 경우, 올해 3분기에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스티로더 그룹의 스킨케어 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역성장했다. 아시아태평양 면세 유통 축소와 중국 내 수요 둔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브랜드 에스티로더와 라메르가 실적 하락을 주도했다. 맥(M·A·C), 톰포드 등의 색조 부문 역시 중국 시장 매출은 감소했지만 감소 폭은 스킨케어보다 작았다.
신문은 중국 내 고급 스킨케어 시장 분위기 변화는 유통 구조의 급변이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골드만삭스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온라인 고급 뷰티 소비는 처음으로 오프라인을 앞질렀다. 2025~2027년에는 온라인 비중이 64% 이상으로 성장하며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2분기 중국 시장에서 소폭 성장을 기록한 시세이도의 경우, 오프라인 매출은 10% 이상 감소한 반면 온라인은 10% 이상 증가했다. 끌레드뽀 보떼(CPB)와 나스는 전 채널에서 강세를 보였고, 시세이도 브랜드는 온라인에서 개선됐지만 오프라인 하락세가 이어졌다.
바이어스도르프의 라프레리는 2025년 상반기 글로벌 매출이 2억43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10.7% 감소했지만, 중국에선 온라인 매출이 36% 증가하며 2분기 전체 매출이 3% 성장했다. P&G의 SK-II는 틱톡을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비구아 데이터(飞瓜数据)에 따르면 최근 30일간 SK-II의 틱톡 매출은 2500만~5000만 위안이며, 이 중 브랜드 자사몰 비중은 38%, 인플루언서 판매는 20%였다. 타오바오 계열 플랫폼에선 상반기 거래액이 13억6700만 위안으로 뷰티·스킨케어 부문 6위에 올라 전년보다 두 계단 상승했다. P&G 뷰티부문 CEO 알렉스 키스(Alex Keith)는 지난해 말 “중국 이커머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틱톡 투자를 강화하며 마케팅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스킨케어 부문이 주춤하는 사이 색조 브랜드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구아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로레알의 YSL 뷰티는 틱톡에서 색조·향수·뷰티툴 부문 매출 상위 3위에 올랐고, 최근 30일간 매출만 7500만~1억 위안에 달한다. 타오바오 계열 플랫폼 거래액은 11억 위안으로 상반기 색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나스는 타오바오에서 거래액 5억7900만 위안으로 TOP5를 유지했고, 틱톡에선 관련 콘텐츠와 라이브커머스, 인플루언서 수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유니레버 의 아워글래스 역시 상반기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으며, 중국 내 매장은 30곳 이상으로 확대됐다.
신문은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을 인용해 고급 화장품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색조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이유를 가격대와 제품 전략에서 찾았다. 고급 색조 제품의 가격대는 대체로 300~800 위안이다. 1000 위안을 넘는 스킨케어보다 소비 장벽이 낮다. 시즌 컬러, 협업 제품 등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아 소비자에게 반복적인 구매 동기를 제공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반면, 스킨케어는 과학적 메시지를 강조하는 마케팅에도 로컬 브랜드들의 강한 공세를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2021~2024년 중국 고급 뷰티 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3% 하락했으며, 4년간 200억 위안 이상 축소됐다고 밝혔다.
신문은 “채널 전환, 경쟁 환경, 소비자 인식 변화가 맞물리면서 고급 화장품 시장은 과거와 다른 국면에 들어섰다”며 “글로벌 대형 기업들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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