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업 분석] 6월 신약·바이오 임상3상 12건…인벤테라 '조영제'·마더스제약 '건성황반변성' 신약 주목
전체 절반 육박하는 16건이 종양을 타깃하는 항암 임상시험
1상 9건, 2상 13건 등 총 34건 IND 승인…국내 기업 9곳 임상 진입 성공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7-23 06:00   수정 2025.07.23 06:01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5년 6월 신약 및 바이오의약품 IND를 총 34건 승인했다. 국내 개발 기업은 아이진, 에스케이플라즈마(SK플라즈마), 뉴캔서큐어바이오, 파로스아이바이오, 압타바이오, 마더스제약, 인벤테라, 메타파인즈, 에이비엘바이오다.©픽사베이

약업신문이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과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한 달간 총 34건의 신약 및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계획(IND)이 승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고르게 분포했으며, 전체 절반에 육박하는 16건이 종양(암)을 타깃하는 항암 임상이었다.

특히 국내 기업이 자체 개발한 신약 IND 승인 건수가 9건으로 집계됐다. 국산 신약개발이 본격적으로 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달 IND를 승인받은 국내 기업은 △아이진 △에스케이플라즈마(SK플라즈마) △뉴캔서큐어바이오 △파로스아이바이오 △압타바이오 △마더스제약 △인벤테라 △메타파인즈 △에이비엘바이오다. 신약개발 스타트업부터 중견 제약사까지 고르게 분포했다.

임상시험 단계별로는 2상(2/3상)이 1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상 12건, 1상(1/2상)이 9건으로 뒤를 이었다.  3상 IND 승인을 받은 12개 기업 중에는 CRO와 다국적 제약사가 대거 포함됐다. 한국파렉셀부터 △한국아이큐비아 △한국엠에스디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아이콘클리니컬리서치코리아 △한국화이자제약 △인벤테라 △한국로슈 △한국다이이찌산쿄 △한국다이이찌산쿄 △노보텍아시아코리아 △한국릴리가 3상을 승인받았다. 이 중 한국다이이찌산쿄는 2건의 3상을 승인받았다.

국내 기업 가운데 임상 3상 승인받은 곳이 나왔다. 주인공은 인벤테라다. 인벤테라는 관절 특화 조영제 후보물질 'NEMO-103주'에 대해 식약처로부터 임상 3상 시험 승인을 획득했다. 이번 임상은 어깨 관절 질환을 주요 적응증으로 한다.

NEMO-103주는 철(Fe) 기반의 T1 자기공명(MRA) 조영제로, 인대, 회전근개, 연골 등 복잡한 관절 내부 구조를 기존 대비 더욱 선명하고 정밀하게 시각화할 수 있다. 기존 조영제 대비 약 4배 향상된 조영 지속력이 지난 임상에서 확인됐다. 희석 과정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ready-to-use' 제형으로 감염 위험 및 농도 편차 문제도 최소화했다.

특히 NEMO-103주는 조영제 구성에 가돌리늄을 포함하지 않아, 기존 가돌리늄 조영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원성전신섬유증(NSF)등 중증 부작용의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체내 전량 배출 특성을 바탕으로 안전성 면에서도 우위를 확보했다. 앞선 임상 1·2상에서도 약물이상반응(ADR) 및 이상반응(AE)이 보고되지 않았다.

아이진이 수막구균 백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아이진은 4가 수막구균 백신 'EG-MCV4'에 대해 임상 2/3상 승인받았다. 2상에선 감염 이력이 없는 성인 125명을 대상으로 단회 투여 후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인한다. 3상에선 1000여명을 대상으로 GSK의 멘비오와의 비열등성을 비교한다. 

EG-MCV4는 A, C, W-135, Y형 수막구균을 CRM197 단백에 접합한 단백 접합 백신이다. 기존 GSK 멘비오와 사노피 메낙트라주와 같은 혈청형을 포함한다. 지난해 유바이오로직스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화에도 시동을 걸었다.

아이진은 임상 완료 시점을 2027년으로 설정하고, 한국을 시작으로 중남미, 중국, 일본, 동남아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백신 생산은 대규모 GMP 공장을 보유한 한국비엠아이와 함께 진행 중이다. EG-MCV4는 국산 기술로 상용화를 추진하는 첫 수막구균 백신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가 크다.

마더스제약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며 혁신신약 개발에 승부수를 던졌다. 마더스제약은 건성 황반변성 신약후보 'MTSDA'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기존 눈에 직접 주사하는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 방식과 달리, MTSDA는 점안제 형태로 개발된다. 즉, 비침습적 투약이 가능하다. 

이는 환자 부담을 줄이면서도, 망막 세포 사멸 억제와 노화, 산화 스트레스 완화를 통해 시력 손상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 현재 시장에는 말기 환자용 주사제만 존재한다. 초기 및 중기 환자를 위한 치료제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마더스제약은 MTSDA을 통해 중기 이전 단계까지의 치료 가능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마더스제약은 신약연구소 설립,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비임상 지원 확보 등을 통해 기존 개량신약 중심 기업에서 신약개발사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MTSDA 외에도 만성 통증 치료제 'MTS-CP', 당뇨병 치료제 'MTS-DM' 등 후속 파이프라인도 뒤를 잇고 있다. 마더스제약이 코스닥 상장과 신약개발사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중항체 신약개발 열풍 속, 에이비엘바이오가 차세대 면역항암 병용요법 임상시험에 착수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항암 신약후보 'ABL103'과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 '탁센계 항암제'를 병용하는 삼중요법에 대해 1b/2상을 받았다. 해당 임상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ABL103은 에이비엘바이오의 독자적 플랫폼 그랩바디-T(Grabody-T) 기술이 적용, B7-H4와 4-1BB를 동시에 표적한다. 이 플랫폼은 종양 미세환경에서만 T세포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기존 4-1BB 항체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간 독성 부작용을 줄이고, 항종양 활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임상은 안전성 평가와 용량 확장파트로 구성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삼중 병용요법의 최적 병용 용량 도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자체 AI 신약개발 플랫폼 '케미버스(Chemiverse)'로 도출한 pan-RAF/DDR 이중 저해제 'PHI-501'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BRAF, KRAS, NRAS 돌연변이를 가진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안전성, 내약성, 약동·약력학(PK/PD), 예비 항암 활성을 평가하는 것이 1상의 목적이다.

PHI-501은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된 약물로, 전임상에서 BRAF V600E 변이 및 DDR1 단백질 과발현 세포에서 10nM 이하의 낮은 농도에서도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 특히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이번 임상을 위해 씨엔알리서치와 임상시험위탁계약(CRO)을 체결했다. 마크로젠과는 동반진단 개발을 위한 정밀의료 협력 체계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임상 성공 가능성과 상업화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압타바이오가 면역관문억제제 내성 문제를 겨냥한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섰다. 압타바이오는 암관련섬유아세포(CAF)를 표적하는 면역항암 후보물질 'APX-343A'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APX-343A는 CAF 생성을 억제하고, 이미 생성된 CAF를 정상 섬유아세포로 전환한다. 동시에 암 조직 내 면역세포 침투를 촉진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끌어올리는 기전을 가진다.

이번 1상은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단독 투여와 키트루다 병용 투여 모두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전임상에선 APX-343A와 PD-1 억제제 병용 시 종양 크기 감소 효과가 입증됐다.  압타바이오는 지난해 미국에서 APX-343A 특허 등록을 마쳤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 MSD(머크)와 키트루다 공급 및 임상시험 협력 계약(CTCSA)도 체결했다. 현재까지 CAF를 직접 표적한 항암제는 상용화된 사례가 없어, APX-343A가 새로운 면역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

뉴캔서큐어바이오국립암센터가 공동 개발한 항암 신약후보 'KN510713'가 췌장암을 타깃으로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이 후보물질은 암세포가 에너지 공급원으로 활용하는 지방산 산화 대사 경로를 차단하는 기전의 신약이다. 국립암센터가 16년 넘게 축적해온 대사 기반 항암 연구 성과가 적용됐다.

KN510713은 빠르게 성장하는 암세포가 지방 연소에 의존한다는 '킴 효과(Kim Effect)' 이론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암세포의 에너지원을 원천 차단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임상 2상은 췌장암 1차 치료제와 KN510713 병용요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메타파인즈가 개발 중인 저독성 대사항암제 'ASCA101'이 식약처 임상 2상 승인을 획득했다. ASCA101은 서로 다른 기전의 세포 증식 억제 대사 항암 화합물들을 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된 저독성 대사항암제다. 기존 항암제 대비 부작용을 줄이면서, 대사 교란을 통해 암세포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전략이 특징이다. 임상 2상은 백금 민감성 재발성 난소암, 난관암, 또는 원발성 복막암 환자를 대상으로 ASCA101 단독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2025년 6월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서(IND) 승인 현황.©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약업신문=권혁진 기자
2025년 6월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서(IND) 승인 현황.©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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