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사, 생존권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요구"
박석재 한약사회 약사제도일원화추진위원장
이호영 기자 lhy37@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7-11-09 09:56   수정 2007.11.14 09:16

현재 한약사회에서는 지난 수년 동안 주장해 온 한약사의 조제범위 제한(100처방)의 대폭적인 확대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보건복지부에서 논의됐던 한약국의 보험급여 실시마저 난관에 부딪친 현실에서 한약사 제도의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약사제도일원화를 추진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달 28일 대전에서 열린 대한한약사회 전국지부장간담회에서 약사제도일원화추진위원장으로 박석재 총무이사를 임명하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박 위원장을 만나 이 같은 한약사회의 입장을 들어봤다.

“약사제도일원화는 생존권의 문제”
 
“우리가 필요한 존재인지 모르겠다. 이번 사안은 한약사의 생존권을 위한 문제다.”

박석재 위원장은 이 말을 통해 한약사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절박함을 드러냈다.

지난 2000년부터 한약사를 배출하기 시작해 현재 1000여 명의 한약사가 존재한다. 그리고 매년 110여 명의 졸업생이 배출된다.

이들은 100처방에 제한되어 있는 조제범위와 보험급여 실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생존권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약사회는 회원들의 내부 합의를 거쳐 한약사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고 이제 첫 발을 내딛었다.

박 위원장은 “한약사의 기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약사제도일원화를 추진하려 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한약사의 현실적인 문제가 가장 크지만 국민적 입장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약사가 한약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한약의 조제범위와 용량 등이 정해져 있어 자칫하면 범법자가 되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약사 ‘한약분쟁의 결과물’…“변화필요”

박석재 위원장은 한약학과에 재학 당시 한약사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했다.

한약사가 양·한방의 장점이 결합되어있고 한방 의약분업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에서 조제 범위 2만 처방 확대 등의 안건이 흘러나오기도 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한약사제도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2001년에는 한약사제도를 폐지하자는 학생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2004년 약대 6년제 결정에 한약학과가 빠지게 되면서 박 위원장은 정부의 관점이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느꼈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한약사를 한약분쟁의 결과물로 생각하며 약사와 한의사간의 충돌이 없는 지금의 상태에 만족하는 것 같다”며 “규제는 똑같이 받으면서 제도권 참여가 봉쇄되어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약사들의 문제는 변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전과 달라진 것은 한약사회가 약사법에 근거해 법제화가 되었다는 것 말고는 없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약사제도 폐지 건의하겠다”

박 위원장은 “지금도 매년 졸업생 110여 명이 배출되고 있는데 지금의 한약사제도는 이들이 불법적인 모습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 잠재적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제도”라며 “근본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의 의지와 정책의 변화가 없다면 한약사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 대안이며 이를 정식으로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한약사 문제에 대한 강기정 의원의 질의에 보건복지부 변재진 장관이 “한방 의약분업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한약사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지 못했다.    

한약사회는 정부의 대안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변 장관과의 개별적인 면담을 통해 해결책을 논의할 예정이며 공청회 등 국회를 통한 법제화 과정을 추진하며 자연스럽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한약학과 학생들과 회의를 통해 정식으로 학생들에게 이러한 계획을 알리겠다는 생각이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논의를 통해 나온 결정은 큰 틀에서 결정되는 것이며 세부적인 논의는 큰 틀이 결정된 이후에야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세부적인 논의도 법안 추진과정에서 같이 고민해야 하지만 동시에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일단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전에는 합의를 통해 바꿔달라고 했지만 이제는 합의도 필요 없다”며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 없다”고 말해 앞으로 한약사회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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