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제약 및 생명공학업계에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텍사스 주지사)에 대한 지지도가 민주당 후보인 앨 고어 부통령의 그것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업계 소식통들이 전했다.
부시 후보가 제약·생명공학업계에 두터운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데다 R&D 비용에 대해 세제감면 혜택을 부여하고, 의료보장연금(Medicare drug benefits) 재 검토案을 제시한 공약 등이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보장연금의 확대·감축 여부는 약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계로 특허보호나 값싼 의약품의 역수입 문제 등을 제치고 제약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 부시는 의료보장 예산을 현행 2,180억달러에서 4,340억달러로 2배 가까이 확대할 방침임을 표명했으나, 관련연금의 확충案은 제시하지 않았었다.
반면 고어 후보는 의료보장연금 규모의 확대와 FDA 개혁 등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 제약업계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을 분석했다.
한예로 고어는 의료보장제도 지원을 위해 향후 10년간 약 3,390억달러의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는 것. 이에 따르면 수혜대상자들에 대해서는 5,000달러 한도 내에서 처방약 구입비용의 50%까지 급여혜택을 부여하되 극빈층에 대해서는 100%를 보장토록 하고 있다. 더욱이 약가경쟁을 통해 비용절감을 유도한다는 방안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통령 재임 중 고어는 의료보장 수혜연령을 현행 65세에서 67세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에 반대한 바도 있다.
FDA 개혁案의 경우 국립보건연구원(NIH)과 휴먼 게놈 프로젝트 등에 대한 연구비 지원 확충 등을 골자로 하고 있어 아무래도 제약업계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소식통들은 특히 고어가 최근 LA에서 행한 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제약기업을 담배회사·정유회사·공해업체 등과 한 통속으로 분류하고, 이들에 대해 "노"(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반감(hostile)을 드러내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UBS 워버그社의 제약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모스코위츠는 "고어의 공약은 신속하고 포괄적인 의료보장 개혁案을 담고 있다"며 "따라서 부시가 당선될 경우 제약·생명공학업계에 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고어가 당선되면 제네릭 기업들은 호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약·생명공학·의료기기 관련업체의 관계자들로 구성된 정치활동위원회는 올해 1월부터 6월 말까지 부시 후보측에 총 49만달러의 후원금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고어측에는 부시측에 전달한 액수의 18%에 불과한 9만달러를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부시측에 많은 후원금을 전달한 제약기업들로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 47,200달러 ▲화이자 24,750달러 ▲암젠 20,465달러 ▲일라이 릴리 19,750달러 ▲그락소 웰컴 12,000달러 등이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