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여성에겐 '非아그라'
화이자社 지원 대규모 임상서 밝혀져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0-05-24 07:18   
'비아그라'가 여성들에게는 별다른 효험을 기대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결론은 화이자社의 지원으로 캐나다 브리티쉬 컬럼비아大 연구팀이 '비아그라'와 관련, 여성들을 대상으로 최초로 수행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것이다.

화이자社는 의사들이 여성에게도 '비아그라'를 처방토록 하여 자사의 이윤을 끌어올릴 수 있기를 기대해 왔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했던 로즈마리 베이슨 부교수(산부인과학)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州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美 산부인과학회 학술회의 석상에서 연구내용을 공개했다. 베이슨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이미 진행된 바 있는 일부 소규모 예비임상에서 도출된 결과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연구팀들에 의해 수행되었던 예비임상에서는 '비아그라'가 불감증 등 性的인 문제를 안고 있는 여성들에게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브리티쉬 컬럼비아大 연구팀은 이번 임상에서 性的인 문제로 고민중인 583명의 여성들에게 '비아그라'를 복용토록 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30~50%가 '비아그라'를 복용한 후 효과를 보았다고했으며, 만족감의 정도는 복용량에 따라 다양한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플라시보나 단순 당의정을 복용토록 한 여성들 가운데서도 43%가 도움을 받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베이슨 부교수는 '비아그라'가 여성들에게 안전하지만, 性的인 능력을 향상시킴에 있어 플라시보에 비해 통계적으로 월등한 우위를 보이지는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연구는 12주간에 걸쳐 이중맹검법으로 진행되어 시험참여자들은 물론 의사들 조차 누가 '플라시보'를 복용했고, 누가 '비아그라'를 복용했는지 알지 못했다.

이와 관련, 美 컬럼비아大 의대 비뇨기과 부과장으로 있는 스티븐 A. 카플란 교수는 "이같은 결론이 지난해 33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연구결과를 재입증한 것인 만큼 그리 놀라울 것이 못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직도 일부 여성들에게는 '비아그라'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이자社의 대변인도 "앞으로도 여성들을 대상으로 '비아그라'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베이슨 교수도 "생식기 부위로 공급되는 혈류량이 충분치 못한 관계로 性的인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유형의 여성들의 경우 '비아그라'가 효과적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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