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C 피임약 허가 불구 논란은 '양극화'
정치·사회적 논란 비화, 선거이슈 부각 전망도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6-08-29 16:52   수정 2006.08.29 16:53
3년여에 걸쳐 거듭된 논란 끝에 FDA가 응급피임약 '플랜 B'의 OTC 전환을 승인했음에도 불구, 정치적·사회적 논란은 양극화 경향을 띄면서 오히려 더욱 확대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FDA는 일명 '모닝 애프터 필'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플랜 B'를 18세 이상자에 한해 의사의 처방전이 없이도 구입이 가능토록 OTC 스위치를 24일 허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 상원의원(뉴욕)과 패티 머레이 상원의원(워싱턴D.C.)은 FDA의 결정이 나온 당일 앤드류 폰 에센박 커미셔너 직무대행에 대한 공식 지명보류案을 철회했다. 두 의원은 FDA가 '플랜 B'의 승인 유무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기 전까지 에센박 커미셔너의 정식취임에 대한 상원의 표결을 저지해 왔던 장본인들.

출산선택권 옹호단체들의 경우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 열렸다며 FDA의 결정에 한목소리로 전폭적인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있다. 아울러 처방전 없이 자유로운 구입이 가능한 연령대에 제한을 둔 것은 불필요한 조치라며 추가적인 결정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임신중절 반대단체들은 FDA의 결정이 처방전을 발급받지 못한 어린 10대 소녀들의 '플랜 B' 복용을 막지 못할 것이라며 여전히 반대입장과 비난의 목소리를 접지 않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플랜 B'의 성격 자체에 대한 논란도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임신중절 반대단체들의 경우 의료계와 FDA의 견해와 달리 '플랜 B'를 임신중절제 '마이프프리스톤'(또는 RU-486)과 동일한 계열의 제품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

그 같은 분위기를 감안했기 때문인 듯, FDA는 구입연령대의 제한이 한층 엄격하게 준수될 수 있도록 다양한 조치를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DA 약물평가센터(CDER)의 스티븐 갤슨 소장은 "FDA 내부에서 '플랜 B'의 OTC 전환에 반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플랜 B'를 발매해 왔던 바아 파마슈티컬스社(Barr)는 차후 '플랜 B'의 사용량이 상당히 증가할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미국시장에서 '플랜 B'의 한해 평균 처방건수는 150만건 정도.

이 회사의 브루스 다우니 회장은 "구입제한 연령대를 좀 더 낮춰지거나, 아예 폐지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산선택권 옹호단체들도 "구입연령을 계속 제한할 경우 '플랜 B'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뒤따를 수 있을 것"이라며 연령제한의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미국 가족계획연맹(PPFA)의 세실 리차드 회장은 "미국에서 10대 소녀들 가운데 34%는 20세 이전에 임신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심지어 출산권옹호센터(CRR)는 "연령제한을 둔 FDA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응급피임약의 OTC 전환을 두고 많은 전문가들은 추후 선거이슈로까지 부각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여성참여연대(CWA)의 웬디 라이트 회장은 "백악관이 에센박 커미셔너의 지명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며 "유권자들은 투표할 때 이 문제를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피력했다. 공화당의 톰 코번 상원의원(오클라호마州)도 "FDA의 결정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임신중절 반대단체들의 경우 약사에게 '플랜 B'를 비롯한 일부 의약품들에 대해 취급을 거부할 권한을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되도록 압박 수위를 높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랜 B'가 오랜 논란을 뒤로 하고 마침내 OTC로 전환됐지만, 정작 찬·반 양론은 앞으로 더욱 양극화로 치달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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