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기관 AC닐슨社에 따르면 존슨&존슨社와 화이자社의 지난해 미국시장 컨슈머 헬스케어 부문 매출총액이 63억5,000만 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미국의 전체 OTC 시장볼륨 334억 달러 가운데 거의 20%에 육박하는 수준의 것.
존슨&존슨에서 컨슈머 헬스·퍼스널케어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콜린 A. 고긴스 회장은 "화이자의 OTC 부문을 인수키로 합의함에 따라 우리가 선두주자의 위치를 차지할 헬스케어 제품이 기존의 13개에서 22개로 크게 늘어날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기존의 리더품목 보유현황 리스트에 금연보조제 '니코레트', 속쓰림 치료제 '잔탁', 진통제 '타이레놀', 감기약 '베나드릴'(Benadryl)과 '수다페드'(Sudafed), 안약 '비자인'(Visine), 탈모증 치료제 '로게인' 등이 추가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지난달 26일 현금 166억 달러의 조건에 화이자의 컨슈머 헬스케어 부문에 대한 인수를 성사시켰던 존슨&존슨이 미국 OTC시장에서 절대강자의 자리를 예약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하강세를 보이던 처방약 부문의 매출감소분을 빠르게 커버하고, 취급영역을 확대하는 성과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존슨&존슨과 화이자의 OTC 부문이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양사의 합의가 환상의 결합(near-perfect matchup)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화이자의 상처 치유용 연고 '네오스포린'(Neosporin)과 '밴드-에이드'(Band-Aids), 통증완화용 연고제 '벵게이'(Bengay)와 진통제 '타이레놀', 기저귀 발진 연고 '데시틴'(Desitin) 등은 존슨&존슨의 '베이비 파우더'와 이상적인 한 쌍의 제품 파이프라인을 형성하는 조합이라는 것.
화이자의 구강청정제 '리스테린'(Listerine)과 '에퍼덴트'(Efferdent)의 경우 존슨&존슨의 치약 브랜드 '렘브란트'(Rembrandt), 칫솔 브랜드 '리치'(Reach) 및 덴틀 플로스(dental floss) 등과 찰떡궁합이 기대되는 제품들이라는 분석이다.
또 화이자가 보유해 왔던 속쓰림의 제 증상 개선제 '카오펙테이트'(Kaopectate)는 존슨&존슨의 '미란타'(Mylanta), '가스 에이드'(Gas Aid), '펩시드'(Pepcid), '이모듐'(Imodium) 등과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으리라는 설명이다.
마찬가지로 화이자의 스킨로션 '루브리덤'(Lubriderm), '코르티손 크림'(Cortisone cream), '칼라드릴 칼라민 로션'(Caladryl calamine lotion) 등과 존슨&존슨의 '뉴트로지나', '아비노'(Aveeno), '클린&클리어', 스킨케어 라인 '로크'(Roc), 그리고 존슨&존슨의 피임제와 性 기능 개선용 윤활제 'K-Y 루브리컨트' 등과 화이자의 임신진단용 키트 등도 동일한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캘리포니아州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컨설팅업체 랜도 어소시이츠社(Landor Associates)의 수잔 팔롬보 컨설턴트는 "화이자와의 합의로 존슨&존슨측은 보유제품들의 판촉효과가 기대될 뿐 아니라 제품 구색에도 한층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시카고大 경영대학원의 인도系 학자 프라디프 친타군타 교수도 "첨예한 경쟁관계에 있던 양사의 합의로 신규시장 공략, 판촉, 디스플레이, 리브랜딩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존슨&존슨이 혜택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존슨&존슨이 OTC 부문에 주력하고 있는 몇몇 제약기업들은 물론이고 유니레버, 프록터&갬블(P&G), 킴벌리-클라크 등 생활용품업계의 공룡 메이커들과도 팽팽한 힘겨루기를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 잉글랜드 컨설팅 그룹의 게리 스티벨 회장의 경우 "양사의 결합이 적은 수의 공장과 영업인력으로도 매출을 적잖이 확대시켜 상당한 수준의 비용절감 효과로 귀결될 것"이라며 다소 다른 각도의 분석을 내놓았다.
스티벨 회장은 또 "지난 1999년 6,000만 달러 매출에 그쳤던 '아비노' 스킨케어 라인이 리포지셔닝을 거쳐 지난해 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던 것과 소아용 아스피린으로 2000년 100만 달러 매출에 머물렀던 '세인트 조셉 아스피린'(St. Joseph aspirin)이 심장마비 예방용도로 타깃을 전환한 뒤 지난해 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사례 등을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드워드 존스 인베스트먼트社의 스코트 토마 애널리스트는 "존슨&존슨이 보유 중인 OTC 제품들의 매출이 연평균 9%대 성장을 지속해 왔다"며 "화이자측으로부터 넘겨받을 제품들도 이와 동등한 수준의 매출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9%라면 전체 OTC시장의 평균치를 2배 가까이 상회하는 수준의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로 토마 애널리스트는 "존슨&존슨이 '비자인' 브랜드를 확보해 안약·콘택트렌즈 관리용품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의 '아큐브'(Acuvue) 콘택트렌즈와 상호보완 관계가 구축되면 최근 리콜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슈롬社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토마 애널리스트는 "제약회사 또는 가이던트社(Guidant)와 같은 의료기기 메이커를 인수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했던 존슨&존슨이 화이자의 OTC 부문을 인수한 것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즉, OTC 부문은 처방약 사업파트와 달리 제네릭 제형들과 경쟁에 직면하거나 정부 또는 의료보험회사들의 규제에 시달릴 필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토마 애널리스트가 밝힌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