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조류독감 치료제로 효용성이 기대되고 있는 인플루엔자 예방·치료제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를 대량으로 비축해 두기 위해 로슈社와 협의를 진행 중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WHO의 이종욱 사무총장은 9일 아시아에서도 최대의 조류독감 피해국가로 꼽히는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유사시 '타미플루'가 최소한 100만명 이상의 생명을 구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로슈측과 협의 중임을 공개했다.
현재 WHO는 12만5,000명 정도에 사용이 가능한 수준의 '타미플루'를 비축하고, 필요할 경우 전 세계 어느 곳에라도 신속한 공급이 가능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상태이다.
이와 관련, 로슈측은 지난주 상당량의 '타미플루'를 WHO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구체적인 수량에 대한 언급은 아직껏 유보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종욱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류독감을 유발하는 'H5N1'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대책을 설명하면서 조류독감 창궐 가능성이 높은 국가들에 대해 각별한 유의와 특단의 대안강구를 호소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철저한 감시(surveillance)라고 거듭 강조했는가 하면 지도에는 수없이 국경이 그어져 있지만,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비자없이 마음대로 국경을 넘다들 수 있다는 표현까지 사용했을 정도.
그럴만도 한 것이 과학자들은 조류독감이 변이를 거쳐 사람들간에 전파되고, 전 세계적인 유행병으로 창궐하는 상황을 심히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각국 정부가 조류독감이 창궐을 초기단계에서 신속히 포착해 낼 수 있고, '타미플루' 등의 치료제를 비축해 두었다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발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둔다면 그 같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이종욱 총장은 거듭 강조했다.
이종욱 총장은 또 위험도가 높은 국가들이 '타미플루' 등을 자체적으로 비축해 두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며 관심제고를 촉구했다. 가령 미국과 유럽 각국이 최근 시베리아에서 조류독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우려해 '타미플루' 등의 비축에 힘쓰고 있는 현실을 타산지석삼아야 하리라는 것.
한편 로슈측은 25개국 이상이 정부 차원에서 유사시 비축용도로 '타미플루'를 주문해 왔다고 밝혔다. 영국이 200만명에 사용이 가능한 물량을 요구해 왔으며, 미국과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도 동등한 수준을 주문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