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응고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를 아스피린의 대체약물로? 글쎄...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을 예방하고자 할 때 아스피린 대신에 빈번히 복용되고 있는 '플라빅스'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는 연구결과가 공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플라빅스'를 복용할 경우 위궤양이 재발할 수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기 때문.
이 같은 내용은 수많은 성인들이 심장보호를 위해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기존의 가이드라인을 변경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심장마비와 뇌졸중 예방을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이들은 현재 미국에만 5,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스피린의 경우 전체 복용자들 중 3분의 1 정도에서 출혈, 위궤양, 기타 위장장해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장병학회(ACC)가 아스피린의 대체약물로 '플라빅스'를 권고해 왔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IMS 헬스社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의 경우 '플라빅스'는 미국 처방약시장에서 22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처방순위 12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었다.
그러나 홍콩의 한 연구팀은 20일자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피험자들에게 1년 동안 아스피린 또는 '플라빅스'를 복용토록 한 결과 '플라빅스' 복용群의 경우 8%에 해당하는 13명에서 위궤양이 재발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아스피린 복용群에서는 1%에도 미치지 못하는 1명에서만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시험의 피험자들은 위궤양을 치유한 경험이 있는 320명의 환자들이었다. 161명의 '플라빅스' 복용群과 달리 아스피린 복용그룹에 속했던 159명의 경우 시험과정에서 위장보호를 위해 아스트라제네카社의 위산 관련질환 치료제 '넥시움'(에스오메프라졸)을 함께 복용토록 했다는 것이 다른 점이었다.
홍콩 연구팀이 제시한 결론에 대해 텍사스대 의대의 바이런 크라이어 교수는 같은 저널에 기고한 평가문에서 "지금까지 '플라빅스'가 위장관계에 안전한 약물로 인식되어 왔음을 상기할 때 대단히 놀라운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당장은 자신이 진료한 환자들 가운데 위궤양 발병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이들의 경우 '플라빅스'를 처방하지 않고 있을 정도라는 것. 크라이어 교수는 "위궤양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는 환자들의 경우 '플라빅스'는 여전히 안전한 약물이라 사료되지만, 관련 가이드라인에 대한 재검토 작업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크라이어 교수가 놀라움을 표시할 만도 한 것이 그 동안 '플라빅스'는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약물로 알려져 왔었다. 그러나 이전의 연구사례들은 위궤양 발생가능성이 높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충원한 가운데 진행되었던 탓에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결과의 공개를 계기로 지적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번에 공개된 연구결과는 이미 위궤양을 치료했던 전력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플라빅스'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는 최초로 진행되었던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사노피-아벤티스社의 레슬리 헤어 대변인은 "이미 세계 각국에서 4,100만명 이상이 '플라빅스'를 사용해 왔고, 이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내약성이 충분히 입증된 바 있다"며 이번에 공개된 연구결과를 반박했다.
'플라빅스'는 미국시장의 경우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심장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플라빅스'의 사용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참여했던 노스 캐롤라이나大 의대의 시드니 스미스 박사도 "홍콩 연구팀이 공개한 내용은 매우 흥미롭기는 하지만, 소규모로 진행된 연구결과를 근거로 한 것이어서 기존의 가이드라인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미흡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