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고혈압제 '노바스크'(암로디핀)는 심장질환 개선에도 유용한 약물!
평소 혈압이 낮은 편이어서 항고혈압제 투여의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했던 환자들이 '노바스크'(암로디핀)와 '바소텍'(에날라프릴) 등의 약물을 복용할 경우 심장질환의 악화를 예방하고, 증상을 개선하는 데도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임이 시사됐다.
미국 오하이오州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스티븐 E. 니센 박사팀은 9일자 '미국 의사회誌'(JAMA)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니센 박사팀의 연구는 화이자社의 지원으로 진행되었던 것이다.
이와 관련, 니센 박사는 "혈압을 강하시키면 관상동맥 내부의 플라크 축적을 억제할 수 있음이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는 콜레스테롤 저하제들만이 심장병의 악화를 저해하는 효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으로 사료되어 왔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항고혈압제도 유사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는 것.
니센 박사팀은 미국과 캐나다·유럽 각국에 산재한 100곳의 병원에서 충원한 총 1,991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관상동맥질환을 앓아 왔던 이들 피험자들을 3개 그룹으로 분류한 뒤 칼슘채널 차단제의 일종인 '노바스크'(화이자),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저해제에 속하는 '바소텍'(머크&컴퍼니) 또는 플라시보를 각각 투여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진행했다.
처음 임상에 착수할 당시 피험자들의 평균혈압은 129-78㎜/Hg였다. 이 정도면 수치라면 고혈압이라 할 수 없는 단계여서 라이프스타일의 개선이 권고될 뿐, 혈압강하제를 투여하지 않는 것이 통례이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약물투여 후 2년이 경과했을 무렵 피험자들의 평균혈압이 124-76㎜/Hg로 개선되었던 것으로 나타난 대목이었다.
특히 '노바스크' 투여群의 경우 심장마비, 뇌졸중, 심인성 사망 또는 혈관확장술이나 심장우회술 등의 수술을 받아야 했던 사례 등 전체적인 이환률 및 사망률이 플라시보 투여群에 비해 31% 낮은 수치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바소텍' 투여群의 경우에는 이 수치가 15%에 불과해 '노바스크' 투여群에 비하면 적잖은 차이를 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니센 박사는 "피험자들의 84~95%가 시험참여에 앞서 이미 콜레스테롤 저하제들이나 아스피린을 복용 중이었거나, 아예 2개 약물을 병용하는 등 충분한 약물치료를 통해 혈압을 권고치 이하로 유지해 왔던 부류였지만, '노바스크'를 추가로 투여하면 심혈관계 보호효과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놀라운 결론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현행 혈압 가이드라인은 개정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노바스크' 등의 칼슘채널 차단제들은 혈압이 140-90㎜/Hg에 달하는 환자들에게 투여가 권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