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앤더슨 티모시 A. 얍 교수 “합성치사, ‘약물화 난제’ 암 병변 71% 공략 열쇠”
PARP1 선택적 억제제·MTAP 결손·ATM 단백질 소실 등 임상 개발 본격화
“성공 조건은 치료지수·바이오마커·내성 극복·합리적 병용 설계”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5-18 06:29   
‘2026 대한종양내과학회 제24차 춘계 정기심포지엄 및 총회’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MD앤더슨암센터 티모시 A. 얍(Timothy A. Yap) 교수.©약업신문=권혁진 기자

“합성치사는 아직 약물화하지 못한 암 병변을 겨냥할 수 있는 핵심 전략입니다. 항암제 개발은 이제 EGFR 변이, HER2 증폭처럼 이미 공략 가능한 표적을 넘어, 미개척 암 병변을 어떻게 약물화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미국 MD앤더슨암센터 티모시 A. 얍(Timothy A. Yap) 교수는 15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6 대한종양내과학회 제24차 춘계 정기심포지엄 및 총회’에서 ‘새로운 합성치사 전략을 통한 약물화 불가능 표적 공략(Drugging the undruggable through novel synthetic lethal strategies)’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얍 교수는 지난 10~20년간 정밀종양학이 EGFR 변이, HER2 증폭처럼 약물화 가능한 기능획득 이상에 집중해왔으나, 이 영역은 전체 암 병변의 약 29%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CCNE1 증폭처럼 아직 직접 표적화가 어려운 기능획득 이상은 약 17%, BRCA1/2를 넘어서는 기능상실 병변은 약 54%를 차지한다”며 “두 영역을 합치면 아직 충분히 공략하지 못한 암 병변은 약 71%에 달한다. 합성치사는 이 미개척 영역을 겨냥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합성치사는 단독으로는 세포 생존에 치명적이지 않은 두 유전적 결함 또는 경로 억제가 동시에 발생할 때 암세포가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현상이다. 정상세포는 상대적으로 보존하면서 특정 유전적 취약성을 가진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표적항암제가 접근하기 어려웠던 기능상실 병변이나 약물화가 어려운 암 유전자 이상을 타깃할 수 있다.

PARP 이후 합성치사 전략 확장

합성치사 전략의 대표적 성공 사례는 PARP 억제제다. PARP 억제제는 BRCA1 또는 BRCA2 변이가 있는 암에서 DNA 손상 복구 취약성을 이용해 항암 효과를 보인다. 현재 PARP 억제제는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여러 암종에서 사용되고 있다.

얍 교수는 PARP 억제제가 합성치사 전략의 임상적 개념증명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차세대 개발은 단순히 PARP 억제제를 확장하는 단계가 아니라, DNA 손상반응(DDR, DNA Damage Response) 전반의 취약성을 정밀하게 공략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주요 개발 영역으로 △상동재조합복구(HRR) 변이 종양에서의 PARP1 선택적 억제제 △MTAP 결손 종양에서의 MTA-협력 PRMT5 억제제 △ATM 단백질 소실 암에서의 ATR 억제제를 꼽았다.

이 밖에 미세부수체 불안정성(MSI) 종양의 WRN 억제제, SMARCA4 변이 종양의 SMARCA2 억제제, CCNE1·FBXW7·PPP2R1A 이상 종양의 PKMYT1 억제제도 새로운 전략으로 제시했다. 염색체 불안정성(CIN) 종양의 KIF18A 억제제, EP300 변이 종양의 CBP 및 BET 억제제, ARID1A 변이 종양의 ARID1B 억제제는 초기 또는 전임상 단계 전략으로 소개됐다.

DDR 억제제, 독성과 바이오마커가 장벽

얍 교수는 DDR 억제제 개발의 병목으로 치료지수와 예측 바이오마커를 지목했다. 일부 후보물질은 빅파마와 바이오텍에서 우선순위가 낮아졌거나 개발이 중단됐다. 유효성과 독성의 균형 확보가 어려웠고, BRCA1/2 변이를 넘어서는 강력한 예측 바이오마커 전략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DDR 억제제에서 흔히 관찰되는 기전 기반 독성으로는 골수억제, 위장관 독성, 피로 등이 제시됐다. CHK1 억제제에서는 호중구감소증, ATR 억제제에서는 빈혈이 주요 독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 QTc 연장, 트랜스아미나아제 상승 등 표적 외 독성도 임상 개발을 좌우할 수 있다.

얍 교수는 “DDR 억제제는 하나의 계열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면서 “각 약물의 독성 양상과 용량 조절 가능성을 개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성 문제를 줄이기 위한 접근으로는 PARP1 선택적 억제제, 리포좀 캡슐화 CHK1 억제제, 표적 외 활성을 줄인 WEE1 억제제, 간헐적 투여 또는 간격 투여(gap scheduling) 기반 1상 설계 등이 제시됐다. ATR 억제제 페이로드와 TOP1 억제제 페이로드를 결합한 이중 페이로드 ADC도 차세대 전략으로 언급됐다.

PARP1 선택성 높여 독성 줄인다

PARP1 선택적 억제제는 기존 1세대 PARP 억제제의 한계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1세대 PARP 억제제는 PARP1과 PARP2를 함께 억제한다. PARP2는 적혈구 생성에 관여하기 때문에, PARP2 억제는 혈액학적 독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얍 교수는 PARP2 억제를 줄이고 PARP1 억제에 집중하면 더 높은 약물 노출과 약력학적 효과를 확보하면서 독성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PARP1 선택적 억제제 파이프라인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사루파립(saruparib, AZD5305)과 팔라카파립(palacaparib, AZD9574), Eikon Therapeutics·Impact의 EIK1003, Synnovation Therapeutics의 SNV1521, Jiangsu Hansoh Pharmaceutical의 HS-10502, 길리어드의 GS-0201 등이 있다.

사루파립은 PETRA 1/2상에서 HR 양성 및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됐다. 대상은 BRCA1/2, PALB2, RAD51C/D 변이를 가진 환자였다. 얍 교수는 해당 연구에서 약 50%에 가까운 반응률이 확인됐고, 사루파립이 3상 개발로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MTAP 결손·ATM 단백질 소실, 새 환자군으로 부상

MTAP 결손 종양도 합성치사 전략의 주요 개발 영역이다. MTAP 결손은 MTA 축적을 유도하고 PRMT5-MTA 복합체 형성을 촉진한다. 이 상태에서 MTA-협력 PRMT5 억제제를 투여하면 MTAP 결손 암세포가 선택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얍 교수는 이를 PRMT5에 대한 ‘Second hit’ 전략으로 설명했다.

미국 내 MTAP null 암 환자군은 연간 약 10만명으로 추정됐다. MTAP 결손은 NGS 또는 FISH를 통한 유전체 수준 평가, IHC를 통한 단백질 발현 소실 평가로 확인할 수 있다.

MRTX1719/BMS-986504의 first-in-human 연구에서는 전체 133명 기준 객관적 반응률(ORR) 23%, 질병조절률(DCR) 70%가 제시됐다. 비소세포폐암에서는 ORR 30%, DCR 79%, 췌장암에서는 ORR 17%, DCR 69%가 보고됐다.

ATM 단백질 소실 암에서는 ATR 억제제가 주요 전략으로 제시됐다. 얍 교수는 ATM 변이만으로는 환자 선별이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MD앤더슨 연구진은 8000명 이상 환자와 1만개 이상 ATM 변이를 분석하고, 약 500개 종양 샘플에서 ATM IHC를 평가했다. 그 결과, ATM 변이가 있어도 단백질 발현이 유지되는 경우가 있었고, 반대로 ATM 변이가 없어도 IHC상 ATM 단백질 소실이 확인되는 경우도 나타났다. 

얍 교수는 “ATM 변이 여부만으로 환자를 선별하기 어렵고, IHC 기반 ATM 단백질 소실 평가가 함께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합성치사 성공 조건은 환자 선별

얍 교수는 합성치사 전략이 성공하려면 BRCA1/2 중심의 바이오마커 해석을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견해를 전제로 PARP 억제제 반응 예측 변이를 세 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가장 강한 반응 예측군은 BRCA1, BRCA2, PALB2, RAD51C, RAD51D다. 반면 ATM, CHEK1, CHEK2, RAD54L, FANCL 등은 DDR 변이지만 PARP 억제제 단독요법 반응을 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 때문에 합성치사 항암제 개발은 단순히 유전자 변이 유무를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단백질 발현 소실, 기능적 HRD 분석, ctDNA 기반 내성 추적, 장기적 환자 모니터링이 함께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얍 교수는 “합성치사 전략의 성패는 환자 선별과 약물 설계에 달려 있다”며 “정교한 분자진단, 선택성 높은 억제제, 내성 기전 이해, 합리적 병용요법 설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2026 대한종양내과학회 제24차 춘계 정기심포지엄 및 총회’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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