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기술만으로 부족”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바이오 강국 7대 전략 제시
글로벌 바이오 경쟁 판도, 기술 넘어 정책 중심 재편…산업 전반 구조 재설계 필요
투자·공급망·임상·표준·자본시장 한계, 민관 협력으로 해결해야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3-30 06:00   수정 2026.03.30 06:01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가 27일 서울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Dynamic BIO 워크숍’을 개최했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글로벌 바이오 산업 경쟁이 기술 중심에서 벗어나 정책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이명화 실장은 27일 서울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Dynamic BIO 워크숍’에서 ‘바이오의약산업 중장기적 발전 방향 제언’을 주제로 발표하며, 글로벌 정책 환경 변화와 국내 산업 구조를 종합 진단하고 ‘7대 제언 매트릭스’를 제시했다.

이 실장은 글로벌 정책 경쟁 환경 속에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 △데이터·AI △공급망 △표준·규범 △임상·규제과학 △자본시장 △거버넌스 7대 영역의 전략적 재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정책 환경은 공급망, 리쇼어링, 규제 간소화, 데이터·AI, 표준·규범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바이오 산업은 이제 개별 기업의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전략 차원에서 접근되는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바이오시큐어 액트(Biosecure Act)’를 통해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공급망 전략과 함께 자국 내 생산 유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경쟁력 회복을 중심으로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데이터와 유전정보를 전략 자산으로 관리하며 표준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일본은 바이오경제 관점에서 산업 범위를 확장하는 흐름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국내 산업은 투자 위축, 원료의약품 자급도 20% 내외의 공급망 취약성, 글로벌 임상 경쟁력 저하, 자본시장 규제 부담, 국제 표준 대응력 약화 등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은 “다이나믹바이오는 연구개발부터 허가, 수출까지 산업 전반에서 핵심 역할을 해왔다”라며 “산업계와 정부 간 소통 모델을 선제적으로 구축한 점이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시밀러 임상 간소화와 CDMO 지원 제도는 협력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현장과 정책을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투자부터 거버넌스까지…7대 제언 매트릭스”

이 실장은 우선 투자 분야에서 초기부터 스케일업 단계까지 이어지는 ‘자금 사다리’ 구축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일부 후기 기업에 자금이 집중되는 현재 구조로는 산업 저변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임상, 규제, 사업화까지 연계된 패키지형 투자 모델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데이터·AI 영역에서는 ‘데이터 분절성’이 핵심 병목으로 지목됐다. 이 실장은 “현재 데이터는 기관별로 흩어져 있고, 이를 AI 모델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통합·정제하는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데이터를 단순 축적이 아니라 활용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특히 의료 데이터 2차 활용 동의 문제는 향후 데이터 기반 산업 전환의 핵심 변수로 꼽았다.

공급망 측면에서는 원료의약품 자급도 제고와 함께 수입처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정 국가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동맹 기반 조달, 위험도 기반 관리 체계 도입 등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표준과 규범 분야에서는 국제 표준 선점 경쟁 대응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최근 중국이 ISO 등 국제 표준 기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역시 전문 인력 양성과 전략적 참여를 통해 주도권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것.

임상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규제과학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AI 기반 자료 제출 간소화 등 심사 효율화가 추진되고 있으나, 다국가 임상시험 경쟁력 회복을 위한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자본시장과 관련해서는 현행 구조가 바이오 기업 연구개발 지속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 실장은 “연구개발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에서 기업이 오히려 불리해지는 문제가 있다”며 “후기 임상 단계 기업이나 기술수출 실적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법차손 요건 완화 등 산업 특성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올해 3월 출범한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콘트롤타워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개발부터 임상, 인허가, 약가까지 전주기를 아우르는 정책 조정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연결되고, 다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중요하다”라 “민관 협력 기반에서 실행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Dynamic BIO 워크숍’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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