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약사회, '인력·마약·수가·다제약물' 4대 개편 제안
인력기준 15년째 미개정…무자격 조제·환자안전 공백 지적
"수가 불균형·마약류 관리·다제약물 대응까지 제도화 필요"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3-30 06:00   수정 2026.03.30 06:01
한국병원약사회 정책제안서. ©한국병원약사회

한국병원약사회병원약사 인력기준, 의료용 마약류 관리, 약제수가, 다제약물 관리4대 핵심 제도 개선 과제를 제시하며 환자안전 중심의 약료체계 재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병원약사회는 최근 ‘2026 약사정책 제안서’를 통해 고령화와 의약품 사용 증가 환경 변화 속에서 병원약사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구조적 개선 필요성을 짚었다. 제안서는 △의료기관 근무약사 인력기준 개정 △의료용 마약류 관리 전담약사 제도화 △병원 약제수가 개선 △다제약물 관리 병원모형 정규사업화 등 4대 아젠다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우선 병원약사회는 2010년 이후 15년간 개정되지 않은 약사 인력기준이 현재 의료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제도는 일정 규모 이하 의료기관에 시간제 약사 배치를 허용하고 있어, 실제 근무시간 상당 부분에서 무자격자 의약품 조제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에 병상 수 중심 기준을 업무량과 복잡도를 반영한 체계로 전환하고, 전일제 약사 배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경주 한국병원약사회 회장.

의료용 마약류 관리체계 역시 개선 필요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병원약사회는 “국민 10명 중 4명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는 상황에서 전담 인력 기준이 부재하다”며, 마약류관리자가 없는 의료기관의 사용량이 최대 2.9배까지 높게 나타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전담약사 의무 배치와 함께 ‘마약류 안전관리료’ 신설, 인증제 도입 등을 통해 관리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병원약사회는 주장했다.

수가체계 문제도 핵심 과제로 꼽혔다. 병원약사회는 현행 건강보험 수가가 기본 조제 행위 중심으로 설계돼 고위험 의약품 관리나 중환자 약물치료, 야간·공휴일 조제 등 전문 약제업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투약·조제 분야 원가보전율이 24.9% 수준에 불과한 점을 언급하며 △마약류 관리료 가산 △고위험의약품 관리료 △야간·공휴일 조제 가산 △중환자실 약물치료관리료 신설 등 4대 수가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다제약물 관리사업의 정규사업화 필요성도 강조됐다. 병원약사회는 다제약물 복용자가 143만 명에 달하는 가운데 현재 서비스 수혜율은 0.4%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해당 사업은 재입원 위험 21%, 응급실 방문 위험 50% 감소 효과가 확인된 만큼, 시범사업을 보건복지부 정규사업으로 전환하고 전담약사 및 수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병원약사회는 이 같은 4대 과제를 “병원약사 직능 확대가 아닌 국민 의약품 안전을 위한 필수 투자”로 규정하며, 제도 개선이 지연될 경우 환자안전 공백이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병원약사회는 지난 2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를 ‘성과의 제도화’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경주 회장은 “병원에서 약사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환자의 안전한 약물치료 출발점”이라며 “인력기준 개정과 마약류 관리 제도 개선, 수가 신설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다제약물 관리사업은 효과가 입증된 만큼 정규사업 전환을 통해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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