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한 몸 아냐"… 일본 뷰티 소비자 ‘다층적 분단 구조’
정보원부터 구매 결정 기준까지 세부 연령·채널별 특징 뚜렷
김민혜 기자 minyang@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3-30 06:00   수정 2026.03.30 06:01

Z세대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SNS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한 세대를 일률적으로 해석하는 기존의 마케팅 공식에는 허점이 많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뷰티 산업에서 Z세대는 더 이상 하나의 가치관으로 설명할 수 없는 다층적인 분단 시장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Z세대 소비자도 세부 연령대, 주요 구매층 등에 따라 상반되는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코브라리서치

일본의 초코브라 리서치(Chocobra Research)는 최근 발표한 일본 현지 20대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뷰티 구매 행동 설문 조사 보고서에서 "일본 Z세대 소비자의 소비 패턴에선 기존의 '단일 세대론'으론 설명이 불가능한 '파편화된 분단 구조'가 명확히 드러난다"고 밝혔다. 소비자는 정보 습득 경로부터 관심 영역, 구매 결정 프로세스까지 하나의 패턴으로 묶이는 것이 아니라, 타깃별로 서로 다른 판단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의 Z세대 뷰티 마케팅의 핵심 키워드였던 'SNS 기반의 즉흥적 구매'나 'K-뷰티에 열광'이라는 통념만으로 시장 전체를 대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보 접촉 경로는 연령 구간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20대 내에서도 전반(20~24세)과 후반(25~29세)의 주요 정보원이 뚜렷하게 갈렸다. 20대 전반에선 ‘틱톡(TikTok)을 중심으로 정보를 얻는다’는 답변이 19.2%로 나타난 반면, 20대 후반은 ‘주로 인스타그램(Instagram)을 활용한다’는 응답이 25.2%였다. 20대 전반은 숏폼 영상 기반 콘텐츠를 통해 제품을 인지하는 비중이 높고, 후반은 계정 구독과 피드 기반 콘텐츠를 중심으로 정보를 축적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단순히 '젊은 층'이라는 포괄적인 타깃팅만으로는 마케팅 효율을 담보할 수 없다. 연령층에 따라 선호하는 콘텐츠 형식과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이다.

K-뷰티에 대한 인식 역시 Z세대 전반이 공유하는 단일 트렌드로 보기는 어렵다. 설문 참여자 중 K-뷰티 제품 구매 경험이 있는 층은 42.5%였으나, 아예 ‘흥미조차 없다’고 답한 무관심층도 39.7%로 집계돼 두 집단이 팽팽하게 맞섰다. 적극적인 구매층과 무관심층이 동시제 존재하는 구조다. 보고서는 "이러한 양극화 상황에서 획일적인 소구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잠재적 무관심을 소외시켜 메시지의 도달 효율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매 결정 방식은 감성보다는 합리성 쪽으로 기울고 있다. SNS가 새로운 제품을 인지하고 발견하는 통로로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직접적인 구매 결정 요소로는 가격·가성비를 꼽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 입소문·리뷰가 2위, 실감할 수 있는 효과가 3위를 차지했다. 화제성이나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상위권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수의 20대 소비자가 SNS를 통해 정보를 접하고 있으나, 구매 결정 단계에선 가성비나 실제 효과를 냉정하게 따져보는 현실적인 의사 결정 구조를 갖춘 셈이다.

주요 구매 채널에 따른 소비 성향도 뚜렷한 차이점을 보인다. 특히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Qoo10)에선 K-뷰티 구매 비중이 약 80%에 달해 K-뷰티 제품에 대한 친화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SNS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최신 트렌드 제품을 시험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오프라인 드럭스토어 이용자들은 가성비와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일상적인 생필품 성격의 제품을 구매하는 '생활 밀착형'소비 성향이 강했다. 20대 소비자층 내부에서도 '시도하는 소비'와 '유지하는 소비'가 구분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Z세대를 겨냥한 뷰티 마케팅은 '세대'라는 틀에서 벗어나 정교한 세분화 전략으로 선회해야 한다"며 "Z세대 소비자의 다면성을 면밀히 분석해 틈새를 파고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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