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수급 불안 문제를 둘러싼 해법으로 성분명 처방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와 환자단체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비용 절감보다 치료의 연속성과 환자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국회 토론회에서 집중 제기됐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주최, 서울특별시의사회 주관으로 2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수급 불안정 의약품 대책, 성분명 처방이 해법인가?’ 국회 토론회에서는 의약품 수급 불안의 원인 진단부터 성분명 처방의 실효성, 환자 안전 문제까지 폭넓은 논의가 이어졌다.
“수급 불안은 상시적 구조 문제…성분명 처방은 근본 해법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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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자로 나선 김충기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는 현재의 의약품 수급 불안을 “일시적 품절이 아닌 상시화된 구조적 위기”로 규정했다. 그는 낮은 약가 구조, 품질 보상 체계 부재, 취약한 글로벌 공급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필수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이사는 공급 부족 주사제의 절반 이상이 단가 5달러 미만에 불과하다는 해외 사례를 들며 “초저가 구조에서는 예비 생산라인 구축이나 품질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항암제 시스플라틴 공급 중단 이후 대체제 수요가 급증하며 연쇄적 공급 위기가 발생한 사례를 소개하며, “특정 품목 문제가 아니라 계열 전체의 치료 연속성을 위협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성분명 처방에 대해서는 “원료 자체가 부족하거나 생산 체계가 붕괴된 상황에서는 대체할 성분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며 “구조적 공급 부족 문제를 성분명 처방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미 국내 약가가 OECD 평균 대비 절반 수준에 형성돼 있고, 제네릭이 오히려 더 비싼 ‘약가 역전 현상’도 적지 않은 만큼 비용 절감 효과 역시 제한적이라는 점을 짚었다.
방문진료·격오지 현실 “약 받으러 또 반나절 이동”
지정토론에서는 현장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노동훈 편한자리의원 원장은 방문진료와 재택의료 경험을 바탕으로, 성분명 처방이 돌봄 취약계층에게는 오히려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 원장은 “의정부·연천 등 약국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방문진료를 받아도 약을 구하기 위해 보호자가 반나절 이상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약을 받으러 집을 비운 사이 고령 환자가 낙상 사고를 겪는 사례도 실제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약이 부족한 근본 원인이 저가 구조와 생산 여력 부족에 있는 만큼, 성분명 처방이 공급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방문진료나 격오지에 한해 의약분업 예외 확대나 원내조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약가 인하와 성분명 처방으로 정책 실패를 의료진과 환자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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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환자단체 “혼란·부작용 위험 커져”
임세규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사무국장은 노인 환자 입장에서 성분명 처방이 가져올 혼란을 우려했다. 다질환·다약제 복용이 일반적인 노인에게 약의 모양과 색깔, 이름이 자주 바뀌는 것은 복약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 사무국장은 “일반 국민 설문에서도 70% 이상이 의사 처방 그대로 조제를 원한다고 답했다”며 “노인만 대상으로 하면 그 비율은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이 어려운 노인에게 병원 진료 후 약국 이동 자체가 큰 부담인 만큼, 원내조제나 선택분업 확대가 오히려 안전과 비용 측면에서 합리적일 수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한양태 대한파킨슨병협회 대외협력이사는 공급 불안이 환자의 생명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파킨슨병 환자의 상당수가 약물 변경 과정에서 부작용을 겪고 있으며, 공급 중단과 대체조제 과정이 치료 안정성을 크게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급 대응 거버넌스에 환자단체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성분명 처방 만능 해법 아냐…원인별 대응”
강준혁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장은 정부 역시 성분명 처방을 수급 불안 해소의 단일 해법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수급 불안의 원인은 생산·수입·유통·사용 단계별로 다양하다”며 “정부는 원인에 맞는 정책 수단을 조합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과장은 원료·생산 단계에서 보건안보 관점의 정책 카드 마련, 공급 부족 모니터링 강화, 수급 안정 기여도를 고려한 약가 정책 검토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법 개정을 통해 수급불안정 의약품까지 대응 범위를 확대한 거버넌스 체계에 의료계·약계·유통·제조업계와 함께 환자단체도 참여하도록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성분명 처방에 대해서는 “재정 절감 목적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과 치료 연속성 관점에서 필수 의약품에 한해 제한적 기여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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