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유전자치료제 ‘제2의 전성기’ 신호탄
2027년까지 미국과 유럽서 약 20건 최종 승인 전망
FDA, CGT 특성에 맞춘 유연한 CMC 기준 공식화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1-29 06:00   수정 2026.01.29 06:42
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이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개최한 ‘불확실성의 시대,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방향과 K-BIO의 기회’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올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Cell and Gene Therapy, CGT)’를 다시 주목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지고 있다. 규제 환경과 산업 구조가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세포·유전자치료제가 본격적인 산업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28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개최한 ‘불확실성의 시대,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방향과 K-BIO의 기회’ 세미나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가 2026년을 기점으로 규제와 산업 환경 모두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그 배경으로 미국 FDA가 세포·유전자치료제에 대해 보다 유연한 CMC(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s) 적용 방침을 공식화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CAR-T와 같은 세포 기반 유전자치료제를 모두 아우르는 분야를 말한다. 각각 EMA가 최초 승인한 세포치료제 ‘알로피셀(Alofisel)’, 유전자치료제 중에서는 망막질환 치료제 ‘럭스터나(Luxturna)’와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Zolgensma)’, 세포 기반 유전자치료제로는 CAR-T ‘킴리아(Kymriah)’와 ‘예스카타(Yescarta)’가 대표적이다.

FDA는 지난 11일 세포·유전자치료제 특성을 고려해 CMC 요구사항을 보다 유연하게 적용하는 접근 방식을 공개했다. 안전성과 제품 품질, 규정 준수를 전제로 하되, 개발 단계와 제품 특성에 따라 제조 공정 관리, 품질 입증 방식, 공정 밸리데이션(PPQ) 운영 등에서 현실적인 사안들을 허용하겠다는 취지다.

허 연구원은 “FDA가 동일한 기준을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입증할 수 있도록 방향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초기 임상시험 단계부터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일률적인 제조·품질 요구사항을 적용하기보다, 제품 특성과 개발 단계에 맞춘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점이 이번 변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FDA 내부에서도 세포·유전자치료제를 항체의약품과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임상시험 지표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재생의학연합(ARM)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세포·유전자치료제 임상시험 수는 822건, 중국은 596건으로 집계됐다. 2025년에는 각각 916건과 716건으로 늘었다. 특히 중국은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하며 빠른 추격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에서 진행 중인 CGT 임상시험 수는 10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 연구원은 “2026~2027년 사이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 6건 내외의 승인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이 기간 동안 생물의약품허가신청(BLA) 제출 건수도 13건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을 합산한 전체 승인 건수는 20건 안팎으로 전망했다. 그는 “임상시험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CMC를 중심으로 한 규제 환경 변화가 맞물리면서 세포·유전자치료제 승인 가시성이 이전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는 글로벌 경쟁 구도와도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다. 허 연구원은 “중국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 임상시험 수가 빠르게 늘어나며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실제 승인 경험과 규제 신뢰도 측면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중심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FDA의 CMC 유연화 기조는 미국의 세포·유전자치료제 산업 현실을 반영해 개발과 상업화를 촉진하려는 제도적 조치로 볼 수 있다”며 “이는 미국이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 경쟁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허 연구원은 “한국은 세포·유전자치료제 공정 기술, 벡터 생산, 품질관리 영역에서 경쟁력을 축적해 온 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라며 “이번 FDA CMC 유연화는 기술 자체보다 제조 일관성과 공정 설계 역량을 갖춘 기업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는 기술의 혁신성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면서 “임상시험 설계 단계부터 허가 전략, 제조 품질 설계, 생산과 공급 체계까지 전 과정을 규제 언어로 일관되게 설명하고 입증할 수 있는 기업이 시장의 신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올해는 세포·유전자치료제를 단순한 미래 기술이 아니라, 실제 산업과 시장 관점에서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도 세포·유전자치료제 기업 중 주식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 다수 있어 주목된다. 지씨셀, 차바이오텍, 코오롱티슈진, 코오롱생명과학, 큐로셀, 앱클론, 박셀바이오, 이엔셀, 파미셀, 메디포스트, SCM생명과학, 강스템바이오텍, 안트로젠, 바이오솔루션, 테고사이언스, 네이처셀, 에피바이오텍, 코아스템켐온, 올릭스, 알지노믹스, 에스바이오메딕스, 바이젠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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