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 이후가 관건…식약처, 마약 재범 차단 전략 전환
마약 대응의 초점 이동…단속에서 치료·재활로
재범을 줄이는 해법은 연결…식약처 중독 대응 구조 바뀐
함께 한걸음센터 17곳 운영으로 지역 기반 대응 강화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1-21 06:00   수정 2026.01.21 06:01

마약 범죄에 대한 대응 논의는 단속과 처벌 이후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적발과 수형만으로는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재범을 어떻게 차단할 것인가가 정책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사법 절차와 치료·재활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대응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식약처 마약예방재활팀은 20일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마약류 중독 대응 정책의 구조적 변화 방향을 설명했다. 김상현 식약처 마약예방재활팀 팀장은 마약 문제를 범죄 관리 차원을 넘어 공중보건 영역으로 확장해 접근하고 있으며, 사법 처리 이후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현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예방재활팀장. ©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

김 팀장에 따르면 기존의 교정시설 중심 대응은 출소 이후 관리가 단절되면서 재범 위험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상담–치료–재활–사회 복귀로 이어지는 연계 구조를 마련하고, 관계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중독 대응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체계의 초기 접점 역할을 하는 것이 24시간 운영되는 익명 상담 창구 ‘1342 용기 한걸음센터’다. 해당 센터는 마약류 사용 문제로 고민하는 당사자는 물론 가족이나 지인도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상담 내용에 따라 치료나 재활 단계로 연계된다. 식약처는 센터 개소 이후 상담 이용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익명성 보장과 접근성 강화가 이용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치료 및 재활 단계에서는 전국 단위로 운영되는 ‘함께 한걸음센터’가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식약처는 그동안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에 국한돼 있던 재활 거점을 전국으로 확대했으며, 현재는 17개 센터가 지역 기반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센터에서는 초기 평가, 개인·집단 상담, 재활 교육, 사례 관리 등이 통합적으로 이뤄지며, 필요 시 의료기관 치료로 연계되는 구조다.

사법 단계와 치료·재활을 연결하는 제도로는 ‘참여조건부 기소유예’가 운영되고 있다. 이는 마약류 투약 사범 가운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대상자에 대해, 형사 처벌 대신 치료·재활 프로그램 이수를 조건으로 기소유예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대상자는 전문가위원회의 사전 평가를 거쳐 개인별 중독 수준과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부여받게 된다.

전문가위원회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포함한 중독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되며, 상담·치료·교육의 조합과 이수 기간을 결정한다. 해당 프로그램을 성실히 이행할 경우 기소유예가 유지되지만,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다시 사법 절차로 전환된다. 식약처는 이 제도가 단순 선도 교육을 넘어 실질적인 중독 개입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예방 정책의 경우 청소년과 청년층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다. 식약처는 학교 교육과 연계한 예방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강의식 전달에서 벗어나 공연, 콘텐츠 기반 교육,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다. 대학생 대상 예방 활동도 기존의 자율 참여 중심에서 벗어나, 학교 차원의 체계적 운영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마약류 예방과 재활을 담당할 전문 인력 양성도 병행되고 있다. 식약처는 예방·재활 전문인력 인증 제도를 통해 관련 인력을 배출하고 있으며, 특히 재활 분야 전문성 강화를 중점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실제 중독 회복 경험을 가진 인력을 회복지원가로 양성해 상담과 재활 과정에 참여시키는 모델도 운영 중이다.

식약처는 향후에도 사법·보건·교육 영역을 아우르는 협업 구조를 강화해, 마약류 중독 대응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단속과 처벌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재범을 구조적으로 줄이기 위한 정책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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