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APAC) 이커머스 시장에서 소비 기준이 가격 중심에서 가치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편의성·신뢰·품질 같은 요소가 구매의 핵심 조건이 되면서, 기존 할인 중심 구조의 영향력은 약해지고 있다. WGSN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 'APAC 이커머스 전략'과 '2027년 설 연휴 바이어 브리핑'을 통해 영구 할인 환경에선 브랜드가 가격 인하보다 대체 가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소비 기준 변화와 할인 구조 약화
APAC 소비자들은 가격보다 편의성·신뢰·서비스 품질을 우선순위로 두기 시작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가 기존 할인 이벤트 효과를 약화시키고, 브랜드는 단순 가격 인하로 전환율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의 솽스이(11.11)와 같이 날짜가 반복되는 일자에 진행되는 ‘더블디지털’ 할인 행사와, 매달 중순 반복되는 월중 세일이 일상화되면서 전통적 판매일의 집중력은 크게 약화됐다는 것이다.
편의성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아태지역 온라인 쇼핑객 3명 중 2명 이상은 ‘익일 배송’을 구매 결정의 중요 요소로 꼽았고, 인도·말레이시아·태국 소비자의 약 90%는 택배 배송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료 반품 ’제공 여부도 주요한 구매 결정 기준으로, 유로모니터와 DHL 데이터에 따르면 아태 쇼핑객의 43%는 ‘해당 옵션이 있는 소매업체에서만 구매한다’고 밝혔다. 속도와 접근성, 서비스 안정성이 가격 이상의 가치를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제품 탐색엔 AI를 활용하는 브랜드 및 소비자가 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아태 소비자의 81%가 AI 기능 제공 소매업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크웰 오토메이션에 따르면 지역 제조업체의 94%는 향후 5년간 AI·머신러닝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WGSN은 "수요 예측 정확도와 운영 최적화 역량은 할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기반"이라고 분석했다.
계획·합리적 소비 확산도 할인 구조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YouGov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선 ‘지출을 줄였다’는 응답이 39%, ‘소유 물건 수를 줄였다’는 응답이 25%로 나타났다. 충동 구매보다 계획적 소비를 중시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쇼핑 페스티벌 충동구매도 줄었다. 로이터는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618 기간이 아니어도 평소 가격과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퍼지며 할인 집중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설 연휴 소비 구조의 가치 중심 전환
시장조사 기관들은 이커머스 소비자의 구매 성향 변화는 2027년 설 연휴 소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WGSN은 설 소비의 핵심으로 △웰니스 △감성 △스토리 기반 가치 세 가지를 제시했다.
2027년 2월7일 시작되는 ‘양의 해’엔 동아시아·동남아시아 전반에서 전년 대비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출 증가가 가파를 것이란 전망이다. 보고서는 설 연휴 소비 확대가 싱가포르 58%, 베트남 61%, 말레이시아 62%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일상적 회복과 자기 관리 수요가 설 선물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됐다.
설 선물 선택 기준이 가격 중심에서 가치 중심으로 변화하며 웰니스 제품과 즐거움을 주는 ‘펀 유틸리티’, 문화적 스토리텔링을 담은 패키징 등이 핵심 축으로 등장했다. 맥킨지에 따르면 특히 중국 소비자의 94%는 웰니스 투자를 우선순위로 꼽고 있다. 또한 기능성 향수, 감성 기프트 등도 확대되며 설 시장의 가치 기반 소비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WGSN은 스토리텔링 패키징의 대표적 사례로, DOCUMENTS·Drawshine·BEAST 등 중국 브랜드들을 소개했다. 고궁 미학, 도자 공예, 불교 상징 등을 활용해 심미성과 상징성을 강화한 제품들이다. 색조 제품도 무지개·크롬·쉬머 질감, 젤리 텍스처, 다양한 피부 톤과 취향에 맞춘 색조 제품 등이 늘어나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분위기나 감성에 따라 제품을 고르는 경향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
브랜드 전략 전환: 자체 주기와 문화 접점 확보
보고서는 할인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체 판매 주기 확립’을 제시했다. 더블디지털 중심의 일정에서 벗어나, 브랜드 정체성에 부합하는 문화적 순간·팬덤 기반 활동으로 판매 캘린더를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월별 이탈을 줄이고 할인 경험의 차별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화적 접점 확보는 APAC 시장에서 필수 요소로 평가된다. WGSN은 “협업 파트너의 장인정신·창작성을 강조하고, 현지 팬덤과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로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별 문화 차이가 큰 만큼, 마케팅·리테일 조직에 현지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성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성과 지표의 재정비도 필요하다. 보고서는 매출·전환과 함께 문화적 영향력 측정을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단기 프로모션 중심 지표에서 벗어나, 가치 중심 활동의 효과를 장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가치소비 성향이 강해지는 만큼, 브랜드 전략도 소비자 변화의 속도에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가격 경쟁만으로는 지속적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소비자의 추구 가치가 급변하는 시대에 브랜드는 편의성·신뢰·스토리·문화·웰니스 등 확장된 가치로 충성도와 전환율을 확보해야 한다는 WGSN의 조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다.
| 01 | 압타바이오 “계열 내 최초 신약 'ABF-101' 2... |
| 02 | 노스벳, 세계 최초 간암 유발 독소균 신속판... |
| 03 | KEY NOTES for MANAGEMENT: 2025년 11월 |
| 04 | 아시아 태평양 이커머스 시장, 가격보다는 ... |
| 05 | 대통령 지시로 재점화된 건보공단 특사경…숙... |
| 06 |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3Q 누적 평균 상품매출... |
| 07 | ‘빠른 허가·강한 안전’ 식약처 2025 업무보... |
| 08 | 경구 GLP-1 시장, 친숙도가 승부 가른다…위... |
| 09 | [ODC25 ASEAN] "과학과 문화는 하나가 될 수... |
| 10 | 메디포스트,2050억 규모 자금조달 계약..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