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약대, 창립 80주년 기념 ‘표적치료’ 심포지엄 성료
제27회 약학연구소 심포지엄 및 성과공유회 열려
기초·임상·산업 아우른 치료혁신 논의…100주년 향한 비전 제시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1-07 06:00   수정 2025.11.07 07:22
이화정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장이 제27회 약학연구소 심포지엄 개회사 및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위)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제27회 약학연구소 심포지엄 참가자들이 파이팅.(아래).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이 창립 80주년을 맞아 첨단 치료기술의 새로운 흐름을 조명하는 ‘제27회 약학연구소 심포지엄 및 성과공유회’를 6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New Waves in Targeted Therapy’를 주제로,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들이 표적치료 연구의 최신 성과를 공유하고, 약학대학의 미래 비전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화정 교수(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학장)는 개회사 및 환영사에서 “1945년 개교 이후 80년간 이화 약학은 교육과 연구, 산학협력의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 있는 발전을 이루어 왔다”며 “오늘 이 자리는 그동안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다가올 100주년을 향한 발전적 비전을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올해 함께 열리는 약학연구소 심포지엄은 기초과학부터 임상과 산업 현장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계신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표적치료제 연구의 최신 성과와 가능성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변화하는 치료 패러다임 속에서 새로운 통찰을 나누고, 다학제적 연구 협력이 확장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제27회 약학연구소 심포지엄
이번 심포지엄은 △SessionⅠ ‘New Waves in Therapeutic Innovation’ △SessionⅡ ‘New Waves in Targeted Therapy’ 두 세션으로 진행됐다.

세션Ⅰ에서는 차세대 치료기술의 기초 연구와 혁신적 접근법이 소개됐다. 표적 약물의 효능과 전달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반 기술부터 암 치료의 근본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연구까지, 정밀의학의 미래가 다각도로 조명됐다.

KAIST 오병하 교수는 항체의약품의 반감기 연장을 위한 컴퓨터 기반 FC 변이체 설계 기술을 발표했다. 기존 항체 대비 FcRn(신생아 Fc 수용체) 결합력이 약 10배 향상된 합리적 디자인(Rational Design) 방식의 FC 변이체를 개발해, 차세대 항암제의 효능과 투여 편의성을 높일 기반 기술로 평가받았다.

연세대학교 하상준 교수는 면역관문억제제(ICI)의 낮은 반응률을 극복하기 위해 수지상세포 유래 나노입자를 활용한 암 면역치료 플랫폼을 제시했다. 자가세포 치료의 한계를 보완한 기성형(Off-the-shelf) 나노 DC 백신 기술로, T세포 활성화를 개선해 면역치료 반응률을 높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화여대 김경명 교수는 기존 항암제의 독성과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펩타이드 약물 결합체(PDC) 나노입자 전략을 발표했다. 종양 특이 효소에 의해 활성화되는 프로드럭 설계를 적용해 심장독성을 최소화하고, PD-L1·EGFR 분해형 펩타이드 PROTAC 나노입자를 통해 약물 내성을 억제하는 새로운 표적치료 방향을 제시했다.

KAIST 조광현 교수는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존 접근을 넘어 암세포를 정상 세포로 되돌리는 ‘암 가역화(Cancer Reversion)’ 개념을 소개했다. 시스템 생물학 기반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암세포의 운명을 제어할 수 있음을 입증하며, 대장암 세포의 기능을 정상 수준까지 회복시킨 사례를 통해 차세대 항암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왼쪽부터) 오병하 교수, 하상준 교수, 김광명 교수, 조광현 교수.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왼쪽부터) 김미경 상무, 이영미 부사장, 박정신 부사장.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세션Ⅱ는 산업계 연구자들이 참여해 실제 임상·개발 단계에서의 표적치료 응용 방향을 논의했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고형암과 대사 질환 분야에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혁신적인 표적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동아에스티 김미경 상무는 '대사질환 신약 개발의 최신 전략'을 발표하며, 단순 혈당 강하를 넘어 심혈관 안전성 개선 및 동반 질환(MASH) 치료라는 궁극적 목표를 설정하고 두 가지 혁신적인 표적 치료제를 소개했다. 경구용 약물로는 GPR119 아고니스트인 보노글리펠을 개발해 당뇨는 물론 대사 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주사제형으로는 GLP-1/글루카곤 듀얼 아고니스트(DA-1726)를 개발 중이며, 이는 식욕 억제와 말초 대사 항진의 균형을 통해 체지방 감소와 제지방(근육) 보존 효과를 높이는 차별화된 전략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유한양행 이영미 부사장은 ‘Targeted Solid Tumor Therapy’(표적 고형암 치료)의 연구 진전을 주제로, 3세대 EGFR TKI 렉라자(Lazertinib)의 성공 사례를 통해 표적 치료제의 임상적 가치를 제시했다. 이 부사장은 1, 2세대 TKI의 단점인 약물 내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렉라자와 이중 항체 약물인 아미반타맙을 병용하는 이중 표적 병용 요법을 적용해 내성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고 환자의 전체 생존 기간(OS)을 3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임상적 성과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 성공적인 이중 표적 병용 요법은 항암 치료 가이드라인(NCCN)의 1차 치료제 선호 옵션으로 등재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표적 치료의 연구 진전을 이끌었다.

SK바이오팜 박정신 부사장은 '방사성의약품 기반 고형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발표하며, R&D의 새로운 모달리티(New Modality)로 방사성 의약품(RPT) 분야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기존 상업화된 베타 핵종 대신 에너지력이 높아 세포 단위 사멸이 가능한 알파 핵종(Actinium-225)을 활용하는 정밀 타격 전략을 채택했으며, 퍼스트-인-클래스를 목표로 하는 RPT 파이프라인 SK 35,501의 임상 진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 약학대학 80주년 기념 성과공유회
2부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80주년 기념 발전계획과 성과 공유회’에서는 박혜영 명예교수가 약학대학의 80년 역사를 돌아봤으며, 학생 오케스트라 동아리 ‘EPHO’가 축하공연을 선보였다.

이어 이화정 교수가 향후 100주년을 향한 발전 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80주년을 맞아 지난 성과를 되돌아보며 미래 발전 청사진을 구체화했다”며, 글로벌 융·복합형 약학 리더 양성을 목표로 교육·연구·산학연계·국제화 등 4대 전략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 6년제 기반의 맞춤형·성과중심 교육 강화 △Flipped Learning과 MOOC, Honors Research Program 등 혁신 교육모델 확산 △병원·약국·제약·공공기관 등 다양한 진로 실무역량 강화 △글로벌 실무실습 및 인턴십 확대를 주요 교육전략으로 제시했다.

또한 나노의약품·감염병·섬유화 질환 중심의 융·복합 연구 활성화, 구성과의 기술이전·산학협력·지식재산화 확대, 첨단 연구시설 확충 및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중점 추진 방향으로 밝혔다.

국제화 전략으로는 해외 대학·글로벌 제약사와의 MOU, 국제 심포지엄, 공동연구 확대 등을 통해 약학대학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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