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조여오는 가슴통증, 어떤 약 써야 할까”
기전·적응증·제형 특징까지, 노년층 심혈관 관리에 필요한 약물 정보 한눈에
‘혈압·맥박·허혈·동반질환’에 따라 달라지는 노년기 협심증 약물 조합
노바스크·콘코르로 잡는 기본 축, 바스티난·시그마트로 보완하는 증상 조절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1-05 06:00   수정 2025.11.05 06:01

협심증은 고령화 사회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심혈관 질환 중 하나로, 노화로 인한 혈관의 탄력 저하와 죽상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흉통, 압박감, 호흡곤란 등의 증상은 일상생활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며,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과 꾸준한 약물 치료가 중요하다.

국내 협심증 치료제 시장은 안정형 협심증, 변이형 협심증, 불안정형 협심증 등 다양한 임상 양상을 포괄하며, 혈류 개선 및 심근 산소 요구량 감소를 목표로 하는 약물들이 주로 사용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에 따르면, 협심증 치료제 시장은 2023년 약 11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며, 연평균 약 4%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노년층의 증가와 함께 협심증 유병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차 약제로는 β차단제와 칼슘채널차단제(CCB)가 권고되고, 필요 시 질산염 제제나 대사 조절 약물 등을 병용한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약물 중 상당수가 외국계 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이거나 해당 물질을 기반으로 한 라이선스 제형이다. 이들 약제는 다년간의 임상 근거와 안정된 약효를 바탕으로 국내 처방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칼슘채널차단제 ‘노바스크(Norvasc)’
칼슘채널차단제(CCB)는 관상동맥 및 말초혈관의 평활근을 이완시켜 혈류를 개선하고 심근의 산소 요구량을 낮추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암로디핀(amlodipine) 제제를 대표하는 화이자의 ‘노바스크(Norvasc)’는 국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외국계 협심증 치료제 중 하나로, 고혈압과 안정형 및 변이형 협심증 치료에 모두 허가되어 있다.

노바스크는 2.5mg, 5mg, 10mg의 다양한 용량으로 공급되어 환자의 연령과 체중, 병용약물 여부에 따라 용량 조절이 가능하다. 특히 2.5mg 저용량 제형의 도입으로 고령 환자나 다약제 복용 환자에서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인 혈류 개선이 가능해졌다. 복용 편의성이 높은 1일 1회 복용 제형이며, 혈압이 높은 협심증 환자에서도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암로디핀 단일제 외에도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와의 복합제가 다수 출시되어 있다. 이들 복합제는 고혈압과 협심증을 동반한 환자에서 혈압 조절과 관상동맥 혈류 개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화이자의 제품군은 이러한 복합요법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β차단제, ‘콘코르(Concor)’
β차단제는 심박수와 심근 수축력을 억제해 심장의 산소 소비량을 감소시키는 대표적인 항협심증제다. 특히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 운동 시 발생하는 흉통을 예방하고, 심근경색 이후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근거가 다수 보고되어 있다.

머크의 ‘콘코르(Concor)’는 비소프롤롤푸마르산염을 주성분으로 하는 선택적 β1수용체 차단제다. 효능·효과는 고혈압, 협심증, 그리고 좌심실 수축기능 저하가 동반된 안정형 만성 심부전 치료에까지 확장되어 있다. 5mg, 10mg 제형이 주로 처방되며, 환자의 심박수와 혈압에 따라 최대 20mg까지 증량이 가능하다.

β1 선택성이 높아 기관지 수축 등의 부작용 위험이 낮다는 점에서 고령자나 만성폐질환 동반 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투여된다. 또한 1일 1회 복용으로 순응도가 높으며, 국내에서는 심부전과 협심증을 동반한 환자에서 장기간 유지요법으로 사용되는 사례가 많다.

트리메타지딘 제제, ‘바스티난(Vastinan)’
트리메타지딘(trimetazidine)은 심근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개선하여 허혈 상태에서 효율적인 산소 이용을 돕는 대사조절형 항협심증제다. 세르비에(Servier)의 오리지널 제품 ‘바스티난 엠알서방정(Vastinan MR)’은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 1차 약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거나 β차단제, CCB에 내약성이 없는 경우 증상 완화를 위해 병용할 수 있도록 허가되어 있다.

이 약물은 운동 시 허혈 발생을 지연시키고 협심증 발작 빈도를 낮추는 효과가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됐다. 복용은 1일 2회(아침·저녁)로 권장되며, 혈역학적 영향이 적어 혈압이 낮거나 서맥이 있는 환자에게 대체 옵션으로 고려된다.

다만, 트리메타지딘은 드물게 파킨슨 증후군이나 떨림, 운동이상증 등의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어 고령 환자에서는 장기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안전성 관리 기준에 따라 국내에서는 협심증 치료 목적으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니코란딜 제제, ‘시그마트(Sigmart)’
니코란딜(nicorandil)은 질산염 작용과 칼륨통로 개방 작용을 동시에 나타내는 복합기전 약물로, 관상동맥 확장을 통해 혈류를 개선하고 심근 보호 효과를 유도한다. 일본 코와(Kowa)의 오리지널 브랜드 ‘시그마트(Sigmart)’는 국내에서도 협심증 치료용으로 허가되어 있으며,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 흉통 발작 빈도를 감소시키는 데 사용된다.

니코란딜은 질산염 계열 특유의 내성(tolerance)이 적고, 장기간 투여 시에도 약효가 유지되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혈역학적 부하를 줄이면서도 심근 산소 공급을 개선하기 때문에 혈압이 비교적 낮은 환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시그마트정은 1정 5mg 또는 10mg 용량으로, 환자 상태에 따라 1일 2~3회 투여한다.

국내에서는 니코란딜 제제가 관상동맥 중재술(PCI) 전후 환자의 허혈 증상 완화 및 장기 예후 개선을 위해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병용요법 시 β차단제 또는 CCB의 용량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증상 조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보고되고 있다.

외국계 제약사의 항협심증제들은 오랜 임상경험과 안전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치료지침에서 표준요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국내 연구에서도 관상동맥중재술(PCI) 이후 환자에게 β차단제 또는 CCB를 투여했을 때, 심근경색 재발률과 사망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또한 환자의 연령, 동반질환, 혈압·심박수 상태에 따라 약제 조합이 달라지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고혈압이 동반된 환자에게는 CCB(노바스크)가, 심박수가 빠르거나 운동 시 흉통이 유발되는 환자에게는 β차단제(콘코르)가 우선적으로 선택된다. 혈압이 낮거나 서맥이 있는 환자에서는 트리메타지딘(바스티난)이나 니코란딜(시그마트)이 대체 또는 병용 약물로 활용된다.

최근에는 복합제 개발과 제형 다양화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암로디핀·ARB 복합제나 비소프롤롤·이뇨제 복합제처럼 한 정제에 여러 성분을 결합한 제품이 증가하면서 복약 순응도 향상과 병용요법 단순화가 가능해졌다. 이는 특히 다약제 복용이 잦은 고령 협심증 환자에게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의료진은 협심증 약물치료 시 환자 개개인의 혈압, 맥박, 심기능, 병용약물, 부작용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약제를 선택한다. 이 과정에서 외국계 제약사 제품이 제공하는 다양한 용량, 제형, 병용 근거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협심증 치료의 미래
협심증 치료제 개발은 증상 완화 중심에서 병태생리적 원인 조절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혈역학적 접근(혈관 확장, 심박수 억제)에 더해, 심근 대사 개선, 산화스트레스 감소, 미세혈관 기능 향상 등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 연구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기존 약제의 제형 개선과 병용효과 검증에 집중하고 있으며, 약효 지속시간 연장 및 부작용 감소를 목표로 한 서방형 제제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관상동맥 기능장애나 미세혈관 협심증 등 비전형 협심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도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협심증 환자의 평균 연령이 70세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어, 약물 선택 시 약동학적 변화, 신·간 기능 저하, 다약제 복용에 따른 상호작용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오랜 임상 경험과 안전성을 입증한 외국계 약제들은 여전히 치료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으며, 복합제 개발 및 제형 혁신을 통해 향후에도 협심증 관리의 핵심 도구로 자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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