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파마 감원 태풍, 뉴저지 직격탄
노보 노디스크·BMS·노바티스 이어 화이자·바이엘까지 구조조정 가속
노보 263명·BMS 282명 감원, 비용 절감·경쟁 압박 대응
고비용·특허만료·비만치료제 경쟁, 전사적 구조조정 압력 확대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9-19 06:00   수정 2025.09.19 06:01

미국 뉴저지주가 글로벌 제약업계 구조조정의 한복판에 서 있다.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 Myers Squibb, BMS)이 본사 차원에서 수백 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발표하며 지역 내 고용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노바티스까지 해고 대열에 합류하면서, 글로벌 빅파마들의 연쇄적 인력 구조조정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덴마크 본사가 지난주 밝힌 글로벌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뉴저지 플레인즈버로 본사에서 263명의 직원을 줄인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9000명 규모를 감축하는 계획의 일부이며, 이 가운데 5000명은 덴마크 본사 인력에서 발생한다. 감원 조치는 오는 12월 31일부로 발효된다.

회사는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2026년까지 연간 80억 덴마크 크로네(약 13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이번 결정은 신임 CEO 마지아르 마이크 두스타르(Maziar Mike Doustdar)가 취임한 지 불과 6주 만에 단행된 조치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노보 노디스크는 불과 15개월 전 유럽 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했지만, 최근 미국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Eli Lilly)와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복제 조제약(compounding pharmacies)의 확산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며 기업가치가 급격히 하락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2530억 달러로, 과거 6400억 달러에서 절반 이하로 줄어든 상황이다.

BMS 역시 뉴저지 로렌스빌 본사에서 282명을 추가 감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발표된 비용 절감 프로그램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회사는 2027년까지 총 35억 달러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BMS는 이미 지난 4개월 전 본사에서 516명을 줄였으며, 이번 조치는 오는 12월 11일부터 내년 3월 27일 사이에 시행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민첩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장기 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임을 강조했다.

회사는 지난해 4월 2000명 감축과 함께 15억 달러 절감 계획을 발표했으며, 올해 2월에는 추가로 20억 달러 절감 목표를 세우며 인력 조정 폭을 확대했다. 이번 해고는 이러한 계획의 연속선상에 있다.

뉴저지 내 해고는 노보 노디스크와 BMS에 국한되지 않는다. 노바티스는 최근 이스트 하노버 본사에서 58명을 줄였으며, 이는 4개월 전 426명을 감축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결과적으로 뉴저지는 한 달여 사이 수백 명의 제약 인력이 일자리를 잃는 연쇄적 충격을 경험하게 됐다.

이번 뉴저지 사태는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제약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압박을 반영한다고 평가받는다. 고비용 구조, 특허 만료(LOE) 리스크,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 경쟁, 그리고 인공지능 및 디지털 전환 투자 확대 등 복합 요인들이 비용 절감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화이자(Pfizer)는 2023년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수요 급감 이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샌포드 공장과 보스턴 연구소에서 수천 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역시 영국 본사 및 글로벌 사업부에서 수백 명의 직원을 줄이며 구조 효율화를 추진 중이다. 독일 바이엘(Bayer)은 2024년 CEO 교체와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해 전사적 비용 절감과 연구개발 재편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빅파마들의 감원은 개별 기업의 위기 대응 차원이 아니라, 글로벌 제약산업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시장 환경의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구조조정 바람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유럽 현지의 인력 감축은 단기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주지만, 동시에 파트너십, 위탁개발생산(CDMO), 공동연구 영역에서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가 효율성 강화를 위해 외부 협력 확대나 아웃소싱 전략을 강화할 경우, 한국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연구개발비 삭감이나 사업부 축소는 기술 도입과 협력 기회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 한국 기업들은 더욱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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