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업 분석] 8월 신약·바이오 3상 10건…이노엔·펜믹스 '비만' 셀트 '탈츠 시밀러' 개발
암 적응증 임상 총 16건 승인, 예외 없이 모두 고형암 표적
1상 11건, 2상 9건, 연구자 임상시험 2건 승인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9-19 06:00   수정 2025.09.19 06:01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5년 8월 총 33건의 신약 및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국내 승인 기업은 HK이노엔, 펜믹스, 재인알앤피, 엔테로바이옴, 핀테라퓨틱스, 메디노, 셀트리온이다.©픽사베이

임상시험에서 항암제 쏠림 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GLP-1부터 천연물, 분자접착 분해제, 줄기세포,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시밀러까지 다양한 흐름이 새롭게 자리 잡고 있다.

약업신문이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과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자료를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8월 한 달 동안 총 33건의 신약 및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계획(IND)이 승인됐다. 이번 승인에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 또는 신규 모달리티 등 주목할 만한 치료제가 포함됐다.

임상 단계별 승인 현황을 보면, 임상 3상이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1상(1/2상 포함) 11건, 2상(2/3상 포함) 9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연구자 임상시험은 2건 승인됐다.

암을 적응증으로 한 임상시험은 총 16건으로 분석됐다. 예외 없이 모두 고형암을 표적으로 했다. 7월에도 총 17건 중 혈액암을 겨냥한 것은 단 1건뿐이었다. 8월 승인 적응증은 △유방암 △결장직장암 △비소세포폐암 △난소암 △위식도암 △소세포폐암 △전립선암 △자궁내막암 등이다. 지난 6월에도 전체 승인 33건 중 절반 가까운 16건이 항암제 임상으로 집계됐다.

3상 IND 승인을 받은 10개 기업 가운데 대부분은 다국적 제약사와 글로벌 CRO였다. 국내 기업은 HK이노엔이 유일했다.

승인 기업은 △포트리아코리아(CRO) △한국엠에스디 △메드페이스(CRO) △피피디디벨럽먼트피티이엘티디(CRO) △글락소스미스클라인 △한국아이큐비아(CRO)다. 이 가운데 한국아이큐비아, 포트리아코리아, 한국엠에스디는 각각 2건씩 승인을 확보했다.

국내 기업은 총 9곳이 IND를 승인받았다. 3상 승인을 획득한 HK이노엔 이외 △펜믹스 △재인알앤피 △엔테로바이옴 △핀테라퓨틱스 △메디노 △셀트리온이 임상시험 승인을 얻었다. 여기에 영남대학교병원과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이 국내개발로 연구자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HK이노엔이 비만치료제 시장 공략을 위해 임상개발을 한층 더 확대하고 있다. HK이노엔이 'IN-B00009'의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이번 시험은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 혈당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이 승인받았다. HK이노엔은 IN-B00009로 비만 단독 적응증뿐 아니라 당뇨 동반 환자군까지 아우르는 임상 개발 전략을 본격화한 셈이다.

HK이노엔은 이를 통해 GLP-1 계열 글로벌 블록버스터인 위고비(Wegovy)와 마운자로(Mounjaro)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국산 비만 치료제 개발을 통해 공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잡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펜믹스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의 제네릭 개발에 착수했다. 펜믹스는 '펜믹스리라글루티드펜주(6mg/mL)'에 대한 임상 1상 승인을 획득했다. 이번 시험은 건강한 성인 자원자를 대상으로 대조약인 '삭센다펜주(6mg/mL)'와 비교해 약동학적 특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펜믹스는 건일제약이 설립한 페니실린 제제 및 주사제 전문 CMO다. 그간 위탁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펜믹스는 리라글루티드뿐 아니라 세마글루티드와 터제파타이드 등 차세대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도 동시에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인알앤피가 천연물 기반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SH003'의 임상 2a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이번 시험은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시험에서는 SH003을 기존 화학항암제 도세탁셀(Docetaxel)과 병용 투여해 안전성, 내약성, 항종양 효과를 평가한다.

재인알앤피는 'SH003'이 전통 한약재에서 유래한 천연물 신약 후보물질로, 폐암과 유방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종양 성장 억제와 면역 활성화 기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임상 연구에서 낮은 독성과 내성 억제 효과가 확인돼, 차세대 항암제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테로바이옴은 'ETB-D01'의 임상 1상 승인을 획득했다. 이번 시험은 단회 및 반복 경구 투여 시 장내 미생물 조성 변화, 안전성, 내약성을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TB-D01은 한국인 유래 EB-AMDK19 균주를 기반으로 한 경구용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다. 특히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Next-generation probiotics, NGPs)로 주목받는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 균종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핀테라퓨틱스가 CK1α 분자접착 분해제(Molecular Glue Degrader) 'PIN-5018'의 고형암 환자 대상 임상 1상 승인을 획득했다. PIN-5018은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동일한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PIN-5018은 CK1α를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MGD 계열 신약으로, 표적 단백질을 억제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단백질 자체를 제거하는 독특한 작용 기전을 가진다. 이번 임상시험은 대장암, 전립선암, 선양낭성암종을 주요 적응증으로 설정해 안전성과 초기 효능을 확인할 예정이다.

메디노는 미숙아 뇌실내 출혈(IVH) 치료제 '히스템(HIEstem)'의 임상 2상 승인을 획득했다. 히스템은 트롬빈 유도 효능증진 동종 탯줄유래 중간엽줄기세포 치료제다. 이번 임상에서는 유효성과 안전성을 본격적으로 검증하게 된다.

히스템은 앞서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 성과를 기반으로 미국과 중국에 각각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메디노는 2018년 주경민 성균관대 의과대학 교수가 설립한 회사로, 현재 기술성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 절차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이 일라이 릴리의 '탈츠(성분명 익세키주맙)'의 바이오시밀러 CT-P52 개발을 위해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탈츠는 인터루킨-17A(IL-17A) 억제제로,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처음 허가됐다. 현재 판상 건선, 강직성 척추염을 포함해 총 4가지 적응증으로 사용되고 있다. 글로벌 매출은 지난해 약 32억 달러(약 4조4419억원)에 달한다.

2025년 8월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서(IND) 승인 현황.©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약업신문=권혁진 기자
2025년 8월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서(IND) 승인 현황.©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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