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드벡,편두통 치료제 '바이엡티' 승부수..한국도 CGRP 계열 연이어 도입
최초 IV용 CGRP 억제제 미국 매출 급성장 11억불 돌파-국내 도입 맞물려 주목
바이엡티·렉설티 매출 견인, 신경정신질환 치료제 선택지 확대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8-18 06:00   수정 2025.08.18 06:03

룬드벡(Lundbeck)이 편두통 치료제 ‘바이엡티(Vyepti)’의 가파른 성장세를 근거로 미국 시장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회사는 이번 조정으로 바이엡티가 글로벌 최대 제약시장 미국에서 기존 전망치보다 1억 달러 늘어난 최대 11억 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엡티는 2020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정맥주사용(IV) CGRP 억제제다. 편두통 예방 치료제 시장에서 주로 경구제와 피하주사제가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투여 방식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미국 매출은 18억 3000만 덴마크 크로네(약 2억 8700만 달러)에 달해 글로벌 전체 매출의 87%를 차지했으며, 전년 대비 미국 내 수요 증가율도 50%에 달했다. 이는 전체 CGRP 계열 시장 성장률인 2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룬드벡 미국법인 대표 톰 깁스(Tom Gibbs)는 “바이엡티는 신규 환자 전환율이 높고 환자 지속성이 뛰어나 성장 모멘텀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며 의료진 참여 확대, 환자 지원 프로그램, 환자 경험 개선이 성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장은 룬드벡의 경영 구조 재편 전략과 맞물려 있다. 2023년 취임한 샤를 반 질(Charl van Zyl) CEO는 트린텔릭스(Trintellix)의 미국 판권을 파트너 다케다(Takeda)에 이관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원을 전략적 브랜드 및 핵심 R&D에 재투자하는 자본 재배치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2027년까지 최대 15억 크로네 규모의 자원을 전략 영역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룬드벡과 오츠카(Otsuka)가 공동 개발한 항정신병제 ‘렉설티(Rexulti)’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분기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30억 크로네를 기록했으며, 특히 알츠하이머 환자의 불안·초조(agitation) 치료 수요가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 적응증 확대 도전에서는 FDA 자문위원회가 “임상 데이터의 통계적 유의성이 충분하지 않다”며 부정적인 권고를 내렸다.

렉설티는 세르트랄린과 병용 시 일부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나, 두 건의 3상 임상시험 중 한 건에서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 이유였다. 그럼에도 일부 자문위원은 세르트랄린 반응이 없는 환자군에서 오프라벨(off-label)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시장 내 잠재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룬드벡 측은 “렉설티는 미국 내에서 상업보험과 메디케어 모두에 원활히 접근할 수 있어 시장 확장에 제약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CGRP 계열 편두통 치료제의 도입과 확산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한국 시장에는 노바티스의 ‘에레누맙(Erenumab)’, 테바의 ‘프레마네주맙(Fremanezumab)’, 일라이 릴리의 ‘갈카네주맙(Galcanezumab)’ 등이 출시되어 있으며, 피하주사제 중심의 처방이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노보 노디스크, 룬드벡 등 글로벌 제약사의 IV 또는 신규 제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편두통 유병률이 약 6~7%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존 트립탄 계열 약물에 반응하지 않거나 내약성이 떨어지는 환자군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이에 따라 CGRP 계열은 보험 급여 범위 확대 여부와 맞물려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맥주사형인 바이엡티가 국내에 도입된다면 주사 편의성과 치료 지속성 측면에서 특정 환자군에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바이엡티와 렉설티의 동반 성장은 룬드벡의 연간 실적 전망에도 반영됐다. 회사는 올해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123억 크로네(약 19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의 급격한 성장세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의 CGRP 계열 도입 확산이 맞물리면서 룬드벡의 장기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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