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취향 저격해 메이저 브랜드로" 라카의 성공 철학
399가지 컬러·보더리스 콘셉트, 성수 플래그십에 담았다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8-08 06:00   수정 2025.08.08 06:01
서울 성수동에 자리 잡은  라카(Laka)의 플래그십 스토어 외관. ©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색조 브랜드 라카(Laka)가  리브랜딩을 계기로 오는 9일 서울 성수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고, 고객 접점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한다. 브랜드 철학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자, 컬러 다양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창구로 기획됐다.

서울 성수동 플래그십 매장에서 7일 만난 라카 임지현 본부장은 "이번 브랜드 리뉴얼과 플래그십 스토어의 중심 키워드는 '보더리스(경계 없음)'"라며 "젠더 뉴트럴에서 출발했던 브랜드 정체성을 보다 넓은 스펙트럼으로 확장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보더리스 철학은 제품 기획 전반에 적용됐다. 라카는 기존 약 100개 수준이었던 립 컬러를 399가지로 확대하고, 이를 통해 전 인종과 피부 톤을 아우를 수 있는 색조 브랜드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이다. 브라운 계열의 누디한 톤, 딥한 블루베리 색조, 흑인·히스패닉 소비자도 쓸 수 있는 고채도 컬러 등 국산 색조 브랜드가 잘 다루지 않던 색을 적극 도입했다.

임 본부장은 "보통 색조 브랜드 하나의 라인에서 컬러를 30개 정도 구성하는데, 라카는 라인당 50~100개 수준까지 확장해왔다"며 "한국에 없는 색, 유니크한 색을 제품 개발팀이 먼저 제안하고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딥한 블루베리 계열의 '언씨지베리' 컬러는 소량 제작했지만 일본에서 빠르게 완판돼 현지 소비자들이 직접 매장을 찾아오는 사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국가별 취향에 맞춘 컬러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에선 저채도의 브라운, 이른바 '솔티 컬러' 수요가 높다"며 "국가별 인기 컬러가 다른 만큼, 각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컬러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래그십 스토어에 진열된 라카의 다양한 립 틴트 라인. ©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이번 플래그십스토어는 이러한 철학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공간이다. 외관 전체는 브랜드 대표 컬러인 '엔비(Envy)' 계열로 도색해 압도적인 시각적 인상을 주고, 매장 안에는 '엔비 스쿼드'와 '솔티 스쿼드' 등 주요 컬러 존을 비롯해 매장에서만 체험 가능한 컬러와 신제품을 진열했다. 고객이 직접 틴트 컬러 두 가지를 조합해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볼 수 있는 컬러 믹싱 체험존도 마련했다.

임 본부장은 "뷰티의 격전지 성수동을 선택한 것은 전형적인 K-뷰티 문법에서 벗어난 브랜드도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였다"며 "고객들이 '내 컬러가 하나쯤은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매장을 찾아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리뉴얼을 계기로 국내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라카는  올해 상반기부터 국내 유통과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국내 매출 비중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국내 매출이 전체의 절반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카는 한때 전체 매출의 약 70%가 일본에서 발생할 만큼 해외 비중이 높았다. 

해외 확장 전략과 관련해 임 본부장은 "코스모프로프를 비롯한 글로벌 박람회 참가를 늘리고 있으며, 바이어 측에서 먼저 러브콜을 보내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라카는 구다이글로벌 계열 브랜드로, 기존 유통망의 공통 인프라를 활용한 시장 진입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고객들이 라카 플래그십 스토어 2층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으로는 독창적인 컬러 설계와 높은 재구매율을 꼽았다. 임 본부장은 “누구나 자기 모습을 찾고 싶어하는 욕구는 있다. 그걸 브랜드가 만족시켜 줄 때 충성 고객이 된다”면서 "라카엔 실제로 그런 고객층이 많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마이너한 취향을 하나씩 긁어 모아 메이저가 된 브랜드가 라카"라며 임 본부장은 활짝 웃었다.

다만 기존의 '비건 메이크업' 콘셉트는 보다 유연하게 운영하기로 했다. 그는 "비건 제형은 원료나 텍스처에서 제약이 있어, 선택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며 "제품력 중심으로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색조를 넘어 스킨케어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브랜드를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클렌징, 베이스 제품군을 내놨으며, 하반기 중 스킨케어 라인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라카는 색조 브랜드로 알려져 있지만, 앞으로는 메이크업을 잘하기 위한 토대까지 함께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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