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 사회에서 당뇨병은 단순한 질병이 아닌, 생활습관 전반에 깊이 뿌리내린 복합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약물 치료 중심의 접근을 넘어서, 환자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식이 전략’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34회 당뇨병 연구 하계워크숍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듯, 식사 패턴의 재설계와 개인 맞춤형 다이어트 전략이 당뇨병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연자로 나선 가톨릭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송유주 교수는 “식단은 단지 칼로리 계산이나 식품의 선택을 넘어, 환자의 행동을 바꾸는 도구이자 삶의 구조를 재정렬하는 전략”이라며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과 저탄수화물 식이(Low-Carb Diet)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와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유효한 치료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저탄수화물 식이는 과거의 유행이 아닌, 근거 기반 치료 전략”
송 교수는 저탄수화물 식이에 대한 오해부터 짚었다.
그는 “1980~90년대 서구에서는 이미 다이어트에 대한 검증과 논의가 충분히 이뤄졌고, 최근 들어 한국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양상은 뒤늦은 재유입에 가깝다”며 “특정 유행이 아니라, 환자의 생활패턴과 대사 상태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탄수화물 섭취 비율에 대한 문화권 차이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은 45% 이상을 고탄수화물로 보지만, 한국은 평균 탄수화물 비중이 65%에 달한다”며 “따라서 한국인이 밥을 줄이겠다는 것은 65%에서 45%로 줄이는 정도로, 서구 기준의 ‘로카(Low Carb)’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베리 로카(Very Low Carb)’(10% 미만)와 일반적인 중등도 저탄(40~45%)는 임상적 반응에서도 차이가 있으므로 혼동을 경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송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저탄 식이가 체중과 혈당 조절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성과 혈중 지질 프로파일 변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TG 감소, HDL 증가와 같은 긍정적 변화와 함께 LDL 상승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뇨 환자의 혈당(HbA1c) 개선 효과는 로카 식이의 탄수화물 비중이 낮아질수록 분명한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35~40% 구간에서 가장 강한 반응이 나타났다는 메타 분석 결과도 소개됐다.
“간헐적 단식은 단순한 금식이 아닌, 식사 리듬의 재설계”
간헐적 단식에 대한 발표에서는 최근 국내외 연구 흐름과 실제 적용 사례가 다채롭게 제시됐다.
송 교수는 “현대인은 24시간 배달이 가능한 환경 속에서 수면과 식사 리듬이 붕괴된 상태”라며 “간헐적 단식은 이 일주기 리듬을 회복시키는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 IF)의 대표적 형태인 16:8(16시간 금식, 8시간 식사), 5:2(주 2회 저칼로리 섭취)에 대해 설명하며, “특히 회식, 야근이 잦은 한국인의 생활에 맞춰 5:2 전략이 실용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800kcal 내외의 저열량 식사만으로도 혈당과 체중 조절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으며, 일주일에 2~3회만 실천해도 효과가 나타난다”는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했다.
당뇨 환자에게 IF를 적용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우려는 저혈당이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설포닐우레아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환자라도 간헐적 단식 도중 저혈당 간식은 예외로 적용할 수 있다”며 “금식 그 자체보다 ‘야식 금지’와 같은 구조화된 식사 리듬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체중을 감량한 이후 다시 체중이 오를까 봐 두려운 환자에게는 유지 전략으로 간헐적 단식이 유용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다이어트 이후의 ‘유지 기간’ 동안 식사량 조절이 어렵다면, 시간 제한적 식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과잉 섭취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맞춤형 식이 전략, 정답은 없다”
송 교수는 발표의 마지막에서 “식이요법은 정답이 정해진 공식이 아니라, 환자의 선호도와 생활패턴, 질환 상태에 따라 설계되어야 하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로카든 IF든 모두 장단점이 존재하며, 이를 정량적 수치로 비교하기보다는 각 환자의 데이터와 생활 습관을 반영해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최근 CGM(연속 혈당 모니터링) 데이터와 식사 사진 분석 기반 맞춤형 식사 구성, 그리고 환경을 고려한 ‘플랜트 포워드’(채식 지향형) 식단까지 포함해, 식이요법은 점점 더 정밀화되고 있다.
송 교수는 “플랜트 포워드는 채식주의로의 전환이 아니라, 동물성 식품 비중을 줄이고 식이 섬유와 식물성 식품을 늘리자는 지속 가능성 기반 전략”이라며 “개인 건강과 지구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접근이 향후 다이어트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
01 | '화장품의 날' 법정 기념일 첫해 … "100년... |
02 | 셀루메드, AI 기술 활용해 펩타이드 기반 차... |
03 | 윤동한 회장, 콜마홀딩스에 절차상 문제 제... |
04 | 이지다이아텍, 뇌진탕 혈액검사 'VEUPLEX TB... |
05 | 바이오솔루션, 미국 Probius와 AI 기반 동물... |
06 | 대웅제약,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 |
07 | 알피바이오,대용량∙친환경 ‘병 포장’ 설비 ... |
08 | 오상헬스케어, 핸디소프트 지분 매각 “비주... |
09 | 코스피 제약바이오 1Q 지배지분순익 '삼성바... |
10 | 34번째 여름, 당뇨병 연구의 진화를 말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