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또 한번 밸류업㊦…ABL209 ‘정밀 타격’ ABL206 ‘고화력 집중포화’
이중항체 ADC 기존 단일타깃 ADC 뛰어넘는 차세대 ADC로 주목
투트랙 전략으로 신약개발 성공 가능성↑ 위험성↓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6-11 06:31   수정 2025.06.11 06:35
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 연구개발 현황.©약업신문

에이비엘바이오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이중항체 ADC 2건을 개발하며 주목받고 있다.

ABL209는 Target D와 Target E를 각각 단일 결합(Monovalent, 1+1 포맷)으로 인식하는 구조로, 정상 조직에서는 독성을 최소화하면서 종양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도록 설계됐다. 반면, ABL206은 양일 결합형(Bivalent, 2+2 포맷) 구조 이중항체 ADC로, 종양 내 약물 투과성과 세포 내재화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조다.

쉽게 말해, ABL209는 ‘정밀 타격형’, ABL206은 ‘고화력 집중포화형’ ADC로 볼 수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정진원 이사는 “ABL209는 정상 조직에서 단일 표적만 발현될 경우 결합력이 떨어지도록 설계돼 독성을 줄이고, 종양 세포에서 D와 E가 동시에 발현될 때만 강하게 결합해 치료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ABL209의 Target D는 종양 성장에 필수적인 기능성과 우수한 내재화 효율을 갖춘 표적이지만, 정상 세포에도 발현돼 독성 우려가 큰 타깃이다. 반면, Target E는 종양에서 과발현되며 항원 특이성이 높지만, 내재화 효율이 낮고, Shedding(항원이 떨어져 나가는 현상) 문제가 있는 표적이다.

ABL209는 이 상반된 두 표적을 이중항체로 동시에 겨냥함으로써, 정상 조직에서는 단일 항원만 결합돼 독성을 억제하고, 이중 항원이 함께 발현된 종양에서는 강력한 결합과 내재화가 이뤄지도록 설계됐다.

ABL206과 ABL209는 기전과 분자 설계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시나픽스(Synaffix)의 GlycoConnect 기술 기반 페이로드 접합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ABL209 비임상 결과 데이터.©에이비엘바이오, 약업신문

ABL206·209 투트랙 전략…성공 가능성↑위험성↓

두 후보물질은 비임상 성과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ABL209는 시험관 내(in vitro) 세포독성 시험에서 Target D와 E가 모두 발현된 암세포에서 기존 단일항체 ADC보다 우수한 세포 사멸 효과를 나타냈다. 반면, Target D만 발현한 정상세포에서는 거의 독성을 보이지 않았다.

또한 PDX 모델(환자 유래 종양 이식 모델)에서도 Target D와 E가 모두 고발현된 췌장암 및 담도암 모델에서 기존 대조 약물 benchmark ADC보다 탁월한 종양 억제 효과를 보였다. 특히 10mg/kg 한 번 투여만으로도 종양 성장이 장기간 억제되는 결과가 확인됐다.

내재화 속도 분석에서도 ABL209는 이중항원이 발현된 세포주에서 단일항체 대비 가장 빠른 세포 내 유입 속도(Internalization rate)를 기록했다. 이는 ABL206이 비소세포폐암, 난소암, 삼중음성유방암 등 다양한 고형암 모델에서 광범위한 약물 반응성을 보인 것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결과다. 

이러한 차이는 ABL209는 종양 특이성 기반의 ‘정밀 타격형’ ADC, ABL206은 다양한 암종에 적용할 수 있는 ‘고화력 집중포화형’ ADC라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진원 이사는 “ABL209는 정상 조직에서 불필요한 약물 결합을 피하도록 설계된 ADC로, Target D는 독성이 우려되는 항원이지만, 단독으로는 결합력이 낮아 정상 세포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종양에서는 Target E와 함께 발현되면서 이중 결합이 가능해지고, 이때 강력한 내재화와 세포독성이 유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ABL206의 Target A는 종양 특이성이 높지만 발현량이 적고 Target B는 발현은 많지만 종양 특이성이 부족하다”며 “이 두 타깃을 동시에 겨냥함으로써 내재화 효율이 향상되고, 초기 치료 단계부터 강한 종양 억제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BL209도 ABL206과 마찬가지로 현재 주요 비임상 개발 단계와 생산 준비 과정이 모두 완료된 상태다. 올해 4분기 내 FDA IND 신청 및 내년 임상 진입이 가능하다. ABL209는 세포주 마스터뱅크(MCB) 개발을 마쳤으며, 임상용 시료 확보를 위한 GMP 생산도 완료됐다. 또 설치류와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GLP 독성시험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국내외 특허 출원과 글로벌 권리 확보도 끝냈다.

정 이사는 “2025년까지는 ADC 임상 개발에서 ‘빅 웨이브(Big Wave)’가 몰아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기존 타깃에 새로운 페이로드를 적용한 다양한 시도들이 실제 임상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시점이며, 이중항체 기반 ADC 역시 이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기술력은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입증된 만큼, ABL206과 ABL209는 기존 단일타깃 ADC를 뛰어넘는 차세대 ADC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정진원 이사.©약업신문
 10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에서 열린 ‘월드 ADC 아시아 서밋’ 현장.©약업신문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