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일루미나' 블랙리스트 지정...바이오 패권 경쟁 가속
세계 1위 유전체분석장비 제조 회사...관세 부과 대응 지정
"신뢰할 수 없는 목록 포함 결정..법률 및 규정 따라 상응 조치"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2-05 07:01   수정 2025.02.05 08:25
중화인민공화국 상무부 본청 ⓒ위키백과

지난해 전세계 바이오업계를 관통한 미국 ‘생물보안법’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2025년 2월 4일 00시부터 중국에 부과한 10% 관세에 대응해 중국정부가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해 10~15%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미국 유전체분석장비 제조회사를 블랙리스트로 지정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미국 PVH Group과 일루미나 등 2개사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으로 비정한다고 공고(2월 4일)했다. PVH Group은 캘빈클라인 브랜드 등을 보유한 의류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며, 일루미나는 세계 1위 유전체분석장비 제조 회사다.

상무부는 공고문에서 “국가 주권, 안보 및 개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중화인민공화국 대외무역법, 중화인민공화국 국가보안법, 중화인민공화국 반외국 제재법 및 기타 관련 법률에 따라, 그리고 신뢰할 수 없는 단체 목록 조항 관련 조항에 따라, PVH 그룹과 Illumina, Inc.를 신뢰할 수 없는 목록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고 명시했다.

또  “두 기업은 정상적인 시장 거래 원칙을 위반하고 중국 기업과 정상적인 거래를 방해하며 중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취하여 중국 기업 합법적인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신뢰할 수 없는 법인 목록 작업 메커니즘은 관련 법률 및 규정에 따라 위 법인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두 기업을 규제하는 이번 2025년 2월 4일자 공고는 공포일부터 바로 시행된다.

유전체 분석장비 세계 시장 양분 미-중 기업 간 경쟁, 특허분쟁 이어 법적 분쟁 확산

한편, 2025년 1월 7일 미국 국방부는 중국 거대 IT 기업인 텐센트,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 CATL 등 134개사를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군사기업(Chinese military companies)’으로 지정했다. 여기에는 중국 최대 유전체분석장비 제조 및 서비스기업인 BGI 그룹, BGI Genomics, Forensic Genomics International, MGI Tech 등 4개 유전체 분석장비 제조 및 분석서비스 기업과 바이오 관련기업 2곳이  포함돼 있다.

BGI Genomics, Forensic Genomics International, MGI Tech 등 3개 회사는 모두 BGI 그룹 자회사로, BGI그룹 및 MGI Tech은 지난해 통과는 불발됐지만 생물보안법안 규제대상기업에도 지정된 기업이다.

특히, 지난해 미국에서 생물보안법안이 발의되자 2024년 1월 31일, 중국 BGI 그룹은 성명서를 통해 자사에 대한 수많은 허위 혐의가 있다면서 생물보안법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전 세계 유전체 분석장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중 기업 간 경쟁이 특허분쟁에 이어 법적 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예견됐다.

그간 양국 기업들간 DNA 시퀀싱 기술에 대해 미국에서 진행된 10여년 간 특허분쟁 소송은 2022년 합의에 도달했다. 하지만 중국 BGI가 공개적으로 미국 특정기업이 미국 생물보안법안 제정 배후에 있다고 언급하고, 중국 내에서도 해당 미국 기업이 사업을 영위할 때 중국 법률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어 중국 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일루미나 홈페이지 및 보도자료를 보면 일루미나는 중국 내에서 중화권 본사와 유통센터를 개장한 데 이어 2022년 8월 중국 내 첫 번째 제조시설이자 자사 전세계 생산시설 중 3번째로 큰 제조시설을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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