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 반려견 전용 '무고통' 항암제 임상3상 착수
암 걸린 반려견 ...'폴리탁셀' 안전성·효능 입증
3주 만에 종양 76% 감소, 전이 종양도 74% 줄어
췌장암 환자 대상 임상 결과도 '청신호'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11-13 08:41   수정 2024.11.13 08:50

현대바이오사이언스(대표이사 오상기)가 개발한 '무고통' 항암제가 사람은 물론 반려견 전용 항암제로도 탄생한다.

현대바이오는 정상세포를 손상하지 않고 암세포에만 약효가 집중되도록 개발한 이른바 '무고통'(pain-free) 항암제 ‘폴리탁셀’(Polytaxel)을 반려견에게도 처방 가능한 반려견 전용 항암제로 품목 허가를 내년까지 받기 위해 반려견을 대상으로 투약 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13일 발표했다.

현대바이오는 지난달 동물용 의약품 임상시험 전문 CRO인 '컬프'에서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승인 아래 진행 중인 '반려견 항암제 임상 3상을 위한 유효성 실험'에서 자연발생 유선암에 걸린 반려견에게 폴리탁셀을 투여한 결과, 뛰어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반려견 전용 항암제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3상은 품목허가 승인권자인 농림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신청 절차를 거치는데, 현재 진행 중인 실험에 동원된 반려견 수는 3상 규모에 합산이 가능하다. 현대바이오가 이번 실험으로 임상 3상에 사실상 착수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실험에서 반려견에게 폴리탁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최대무독성용량(NOAEL) 이하인 4.5㎎/㎏을 회복기 없이 주 1회씩 3회 연속 투여하고 3주 후에 관찰한 결과, 유선종양 크기가 투약 전보다  76.78% 감소했다. 특히 림프절에 전이된 종양 크기는 투약 전보다 74.01%나 줄어들었다.

또 폴리탁셀을 투여한 반려견은 간과 콩팥 이상 증세, 체중 감소, 스트레스 수치 증가, 골수 억제 현상, 혈소판 감소 등이 관찰되지 않았고, 먹이도 잘 먹었다. 암에 걸린 반려견은 대개 활력을 잃고 먹이도 잘 먹지 않는다.

이번 실험을 수행한 컬프 황성호 원장은 "30년 넘게 동물시험을 수행했지만 간과 신장에 아무런 장애가 없고, 골수 기능 저하 없이 뛰어난 항암 효과가 나타나는 약물은 처음 경험했다"며 "전 세계 반려견들에게 필요한 항암제가 바로 이런 부작용 없는 약물"이라고 말했다.

현대바이오는  반려견 항암제 품목허가를 신속히 받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유효성 실험에 이어 농림부에 임상 신청 후 개시되는 반려견 항암제 임상3상도 대규모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실험 결과로 사람을 위한 무고통 항암제 탄생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이와 관련, 현대바이오 오상기 대표는 "이번 반려견 실험 결과를 토대로 췌장암 환자 치료를 위한 폴리탁셀 임상계획도 신속히 마련해 보건당국에 신청하겠다"며 "무고통 항암제 시대를 여는 것이 회사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바이오 부사장 진근우 박사는 "5년 전 폴리탁셀은 췌장암 이식 쥐 모델에서 뛰어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한 바 있다"며 "폴리탁셀이 이번에 사람과 쥐보다 항암제 독성과 부작용에 훨씬 민감한 반려견 자연발생 유선암에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함으로써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고 말했다.이번 실험에 참여한 반려견 종양은 사람처럼 자연적으로 발생했다. 

폴리탁셀은 지난 2019년 췌장암 이식 쥐를 모델로 한 실험에서도 실험체들 체중 변화 없이 암조직 90.4% 감소, 생존율 100% 등 결과를 보였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