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찬 한의협 회장, 취임식서 "양방 중심 보건의료시스템 고쳐야" 강조
제45대 집행부 취임식 4일 오전 한의협회관서 개최
의료공백 사태서 국민 협박하는 양의사 단체 행태 지적
일차의료 적합한 한의학임에도 양방 중심 속 배척받고 있어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04-04 12:06   수정 2024.04.04 14:46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이 취임사를 전하고 있다. ©약업신문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집행부가 한의사의 일차의료 역할 확대로 국민 건강을 수호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현장엔 한의계 내외 인사가 200석의 대강당을 가득 메우며 뜨거운 지지와 열기를 보여줬다.

제45대 윤성찬 회장과 정유옹 수석부회장 취임식이 4일 서울 강서구 대한한의사협회관 5층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윤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2월 26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선거에서 총 선거인 20278명 중 68.85%인 13962명의 투표 참여와 투표 참여자의 47.03%인 6567표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약업신문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무거운 마음으로 협회장이 되고자 결심했다"면서 "앞으로 3년간 한의사의 일차의료 역할 확대로 더욱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 보건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K-medi를 만들어나가는데 앞장서는 협회가 되겠다"고 밝혔다.

또 "5천년의 역사동안 묵묵히 한민족의 곁에 있어 온 것처럼 언제나 국민 곁에서 든든하고 자랑스럽게 더 가까이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회장은 한의계와 보건의료계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현실은 결국 하나로 연결된다며,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십 년 간 이어져온 양방 중심의 보건의료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

현재 한의계가 겪는 어려움은 양방 중심의 의료시스템 속, 한의사가 현대 진단기기를 마음껏 쓰지 못해 환자를 제대로 관찰조차 할 수 없어 생긴 문제라고 윤 회장은 설명했다.

윤 회장은 "한의사의 의료행위가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에서 보장받지 못하는 등 한의약적 치료를 원하는 국민들의 의료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는 양방 획일주의가 한의계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의 근본 원인"이라며 "국민, 국회, 정부 뿐 아니라 양의사를 제외한 다른 보건의료직능이 양의사의 눈치를 살피는 이 상황을 바꾸고 양방 중심의 의료시스템을 고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양방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 공백 사태에 대해서도, 한의사를 활용해 충분히 메꿀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회장은 "한의사는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 약리학 등을 공부한 전문가로 충분히 의료소외지역의 일차의료 공백을 메꿀 수 있다"면서 "일차의료 대부분을 차지하는 질환들에 대한 한의원의 치료 효과와 질환 관리는 양방 의원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보건진료전담공무원도 할 수 있는 보건지소가 설치되지 않은 보건진료소에서의 일차의료 및 예방접종을 한의사는 하지 못하고 있다고 윤 회장은 설명했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과 정유옹 수석부회장. ©약업신문

윤 회장에 따르면, 양의사단체는 며칠 전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의원급의 주40시간 진료를 천명하고, 실행에 옮겼다. 윤 회장은 "의료인으로서 진료를 무기로 국민을 윽박지르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윤 회장은 "한의학이야말로 앞으로 더 강화해야 할 일차의료에 가장 적합한 의학"이라며 "진단기기의 자유로운 사용과 제도적 개선을 통해 일차의료에서의 한의학이 정립된다면 현대한의학에서 나아가 미래한의학으로, 대한민국의 대표의학으로서 전세계에 K-medi를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유옹 수석부회장도 국민 건강 수호와 한의약 발전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이룩할 것을 약속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날로 열악해져 가는 진료 환경과 한의계를 억압하는 각종 법률과 규제 등으로 법으로 보장된 의료인으로서의 권한을 임의로 제약받고 있다"면서 "이러한 모든 부당한 의료환경은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고 했다.

이어 "한의사가 대한민국 의료인으로서 당당히 그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 보건의료체계에서 기반을 굳건히 조성하고, 필요하다면 거침없이 투쟁하는 것이 회원들께서 새로운 협회에 기대하고 계신 중차대한 임무임을 잘 알 고 있다"며 "한의계의 현안과 정책 방향 공유는 물론 회원들의 고충과 권익보호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함께 토론하고 대화하며 한의계의 화합과 단결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과 정유옹 수석부회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약업신문

이날 취임식엔 정치계와 보건의료계 인사들도 함께해 힘을 보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혜숙 위원,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위원,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 국민의미래 이종성 의원, 김형식 전 청와대 민정수석,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 경기도약사회 박영달 회장 등이 참석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혜숙 위원은 축사를 통해 "한의학은 기본이 되지 않은 양방 난임 치료는 반쪽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윤성찬 호가 추진하는 방향성을 앞으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의사의 직능이 더 도약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 함께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전 원내대표는 "한의협의 의지는, 국민건강을 위한 시대의 요청을 사회가 받아들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것은 직역 다툼에 맡겨선 안되기에 국가가 나서야 하고, 이뤄질 시간이 단축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미래 이종성 의원도 "한의학이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하나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우뚝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축사를 전했다.

한편,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혜숙 의원과 이종성 의원은 대한한의사협회장 감사패를 수상했다.

 

서울 강서구 대한한의사협회관에서 4일 오전 개최된 ‘제45대 윤성찬 회장-정유옹 수석부회장 취임식’에서 참여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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