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필수성 높은 경장영양제·면역글로불린제제 공급불안 여전"
3월 둘째주 공급중단·부족 의약품 9건, 도매재고 추정량 5% 이하 40품목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03-13 06:00   수정 2024.03.13 06:01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12일 '이주의 품절약 보고서'를 발표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정부가 면역글로불린에 대한 국가출하승인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등 공급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에선 공급불안이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에 따르면, 3월 둘째 주(3월 5일~3월 11일) 병원보고 품절약에 경장영양제 품목과 면역글로불린 제제가 포함됐다.

건약은 "면역글로불린 제제 및 경장영양제는 오래전부터 수차례 언론 및 국회를 통해 공급부족으로 병원에서 치료가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특히 비급여로 사용되는 유사 식품은 원활히 공급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급여목록에 포함된 유이한 경장영양제는 반복적으로 품절이슈를 겪고 있다"고 수급 불안정 의약품의 심각성을 전했다.

최근에도 홍해 운항 차질 등으로 추가로 수개월 공급이 더 지연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게 건약의 설명이다.

경장영양제는 경구로 영양 섭취가 어려워 영양결핍이 우려되는 환자에게 처방되는 의약품으로, 급식관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혈장에서 생산되는 면역글로불린은 감염·질병과 싸우는 데 도움이 되는 Y자 모양의 단백질로, 선천성 면역결핍증, 신경질환, 혈액질환, 감염질환 등 200개 이상 질환에 사용된다.

즉 경장영양제와 면역글로불린은 주로 암 환자나 뇌병변 소아 환자 등 음식 섭취가 어렵거나 수술환자, 임신부 등 면역력이 약화된 사람에게 사용되는 만큼 치료 필수성이 높다.

건약은 또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국내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약사들이 동일제제의 해외 수출을 확대했다는 소식은 의료현장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면역글로불린 제제인 GC녹십자의 '알리글로 주사'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선천성 면역결핍증으로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품목허가를 획득해, 국내 혈액제제 중 최초로 올 하반기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또 하모닐란액 및 리브감마에스엔주는 공급중단보고 대상의약품임에도 지난 1년간 1차례도 식약처의 공급중단보고제도를 통해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건약은 전했다.

감기약과 해열제 등도 마찬가지인 상황. 건약은 "어린이알리펜시럽, 애니펜시럽, 덱시탑시럽 등 소아용 시럽제 등의 품절도 여전한 문제를 겪고 있었다"면서 "소염진통제는 지난 2년간 꾸준히 품절 문제를 지적받았지만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건약이 수급불안정 의약품 중 NSAIDs등 진통제(ATC코드: M01A) 품목을 따로 살펴본 결과, 11일 기준 전체 관리대상인 소염진통제 품목 201개 중 108품목(53.7%)이 도매재고가 바닥이 났다는 것.

NSAIDs 진통제란 아세트아미노펜(대표 상품명: 타이레놀) 및 마약성 진통제를 제외한 흔히 두통이나 관절염 치료에 사용하는 소염진통제 종류를 말한다.

건약은 "이밖에 퇴행성관절염 진료지침에 필수적인 치료약물이 아니며 임상적 유용성도 불분명한 조인스 정, 콘로인 캡슐, 이모튼 캡슐과 같은 관절염보조제들도 대거 품절품목에 포함되어 있었다"며 "급여적용이 되는 의약품임에도 치료효과는 불분명한 약제의 남용문제는 건강보험재정의 부담과 더불어 품절 사태에 약국 및 병원에서 행정적 노력까지 기울이게 만드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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