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최광훈 회장 "비대면 진료 절대 반대" 의협과도 공감대 형성
제3차 이사회...새해엔 한약사 문제 해결 위해 행동에 나설 것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12-15 06:00   수정 2023.12.15 08:13
서울 서초구 대한약사회관에서 14일 개최된 2023년도 제3차 이사회에서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약업신문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 최광훈 회장은 14일 서울 서초구 대한약사회관 4층 대강당에서 2023년도 제3차 이사회에서 "정신없이 회무에 임한 한 해 였다"며 "앞으로도 약사 회원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약사회가 대면투약 원칙을 지키기 위해 '재택 수령'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고 약배달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대한의사협회 회관을 찾아 이필수 회장과 비대면진료가 당장 철회해야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가 비대면진료를 강행하고 있어 약사회 힘만으로 막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또 이사진을 포함한 집행부의 노력으로 지난 3월 국회에서 공공심야약국에 관한 약사법이 통과했고, 전문약사 제도에 있어 '통합약물관리' 과목을 추가해 개국 약사도 전문약사 대열에 합류하는 길을 열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최 회장은 "공공심야약국이 국가 예산을 받게 돼 내년부턴 시간당 인건비가 늘어난다"며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대면진료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약사회가 개발한 '공적처방전달시스템(PPDS)' 성과와 약사도 보건소장에 임용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한 '지역보건법 개정'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약사가 약국을 개설할 때 의료기관이 요구하는 불법지원금을 법으로 막기 위해 입법 과정을 밟고 있다"며 "국회 법사위원회가 열리면 통과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도 밝혔다.

 

한약사와 갈등 문제 제기..."약사회 차원 지원하겠다"

이날 이사회에선 '한약사 약국 인수 사건'이 공론화됐다.

경기도 광명시약사회장이기도 한 약사회 민필기 약국이사는 기타 토의사항 시간을 이용해 광명사거리 한약사 인수 사건을 설명하며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민 이사는 "최근 광명시에서 15년 운영해오던 약국이 한약사에게 인수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계약 과정에서 정보를 입수해 양도 약사와 양수 한약사를 만나 계약 철회를 요구했으나 한약사 측에서 계약을 강행했다"고 전했다.  광명시약사회 차원에서 광명시 보건소장을 만나서 우려를 표하는 등 노력했지만 법적인 하자가 없어 잔금이 치러지는 15일부턴 한약사 명의로 약국이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원사가 120여개밖에 안되는 작은 분회인 광명시약사회만으로는 감당하기 버겁다”면서 "앞으로의 투쟁 및 법적 비용을 위해 재정적 도움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광명시약사회는 다음주부터 1주일간 '시민들에게 한약사 업무 범위를 알리는' 피켓 시위를 할 예정이다.

서울 서초구 대한약사회관에서 14일 개최된 2023년도 제3차 이사회에서 대한약사회 민필기 약국이사가 이야기하고 있다. ©약업신문

최 회장은 "현재 약사법에 약국은 약사와 한약사가 개설할 수 있다고 명문화돼 있어 약사법을 개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다만 다른 법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어 더 검토하겠고, 해당 사안은 대한약사회에서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대한약사회에선 내년 초부터 적극적인 액션을 취할 생각"이라면서 "내년엔 한약사 문제를 중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많은 이사들도 “행정소송하라” “힘내라” 등 큰소리로 응원했다.

 

비대면진료에 대한 약사회 입장은?...최광훈 "반대한다"

서울시약사회 권영희 회장은 대한약사회가 이날 회원들에게 보낸 문자를 근거로 비대면진료에 대한 대한약사회의 정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권 회장은 "15일부터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확대가 실시되는데, 약사회는 회원들에게 PPDS 연동 빈도가 증가할테니 적극 활용해달라는 공지를 했다"면서 "사설 플랫폼을 통해 처방전을 받지 말자고 강조해왔는데 PPDS는 사설플랫폼을 통해서만 전달되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대면진료가 확대되고 편리함을 체험하는 국민이 많아질수록 약배달을 요청하게 돼있다"면서 "비대면진료를 반대하는 회원들이 플랫폼 연동을 자제하고 있는데, 이런 공지는 회원들에게 혼란스럽다. 대한약사회의 정책 방향이 어떤 것이냐"고 질의했다.

(대한약사회가 14일 회원들에게 보낸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관련 안내' 문자 중 일부)
‘공적처방전달시스템’(www.ppds.or.kr)과 연동하는 플랫폼도 늘고 있어서 PPDS를 통한 처방전 전달 빈도가 증가할 것입니다. PPDS는 약국 컴퓨터의 작업표시줄과 카카오톡으로 알림 메시지를 보내도록 설정할 수 있으니, 적극 활용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최 회장은 "현재 PPDS 가이드라인에 약배달은 원천적으로 못하게 돼 있다"며 “대한약사회는 분명히 ‘비대면진료 반대’ 입장이지만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피치 못할 상황 속에서 약사회의 PPDS는 약사들이 20여개 비대면 플랫폼 앱에 가입할 필요 없이 약사회 한 곳을 통해 처방전을 전달받을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 뒤 "PPDS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편의점 상비약-코로나 외국인 진료비-당뇨 소모성 재료비 등

경기도약사회 박영달 회장은 “편의점에서 전문의약품이 판매되는 등 문제가 빈번하다”면서 "대한약사회가 단속-고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편의점 상비약 확대 부분도 대한약사회가 좀 더 신경써달라고 요청했다.

최 회장은 "편의점에서 전문약이 판매되는 등 문제 사안을 인지하고 있고 채증하고 있다"면서 "보건복지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편의점 품목 확대에 있어선 여론화돼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해 언론에 협조를 구하고 복지부와 협의를 통해 여론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박 회장은 코로나 시기 외국인 진료비와 당뇨 소모성 재료비를 아직 수령하지 못한 약국이 적지 않으므로 대한약사회가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최 회장은 “외국인 진료비는 질병청과 계속 협조하고 있고 정리가 어느 정도 돼 곧 지급될 것”이라면서 "당뇨 소모성 재료비 역시 대한약사회가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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