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社가 C형 간염 치료제로 발매 중인 '페가시스'(Pegasys; 페길化 인터페론 알파-2a)가 중증 B형 간염에 대해 나타내는 효능이 라미부딘을 능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치유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변종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일종인 HBeAg 음성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에게서 '페가시스'가 라미부딘 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는 것.
그러나 '페가시스'와 라미부딘을 병용투여했을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할만한 수준의 효능제고는 눈에 띄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프랑스 파리 인근의 클리치 소재 보종병원에 재직 중인 간질환 전문의 파트리크 마르셀랭 박사팀은 28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한 학술회의에서 이 같이 밝혔다.
마르셀랭 박사팀의 이번 임상 3상 시험은 지금까지 변종 B형 간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페길化 인터페론의 효과를 관찰하기 위한 것으로는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었던 것이다. 또 페길化 인터페론과 라미부딘의 효능을 직접적으로 비교평가하는 시험이 시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미부딘은 현재 B형 간염 환자들에게 가장 높은 빈도로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
이와 관련,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B형 간염 발병률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하는 국가로 꼽히고 있다. B형 간염은 전 세계에 환자수가 3억5,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다빈도 질환이다.
로슈社의 의약품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윌리암 M. 번스 회장은 "B형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와 의사들에게 이번 연구결과는 매우 고무적인 내용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번스 회장은 "내년 중으로 '페가시스'의 효능에 B형 간염이 추가될 수 있도록 적응증 확대를 신청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마르셀랭 박사팀은 13개국에서 모집된 537명의 B형 간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번 임상을 진행했다.
피험자들은 모두 HBeAg 음성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혈중 알라닌 아미노트랜스페라제(ALT; alanine aminotransferase)의 농도가 상승한 상태였다. 간 내부에 존재하는 효소의 일종인 ALT는 간에 염증이 발생했을 때 농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무작위로 주 1회 '페가시스' 180㎎, 1일 1회 라미부딘 100㎎을 투여했다. 아울러 일부 피험자들에게는 '페가시스'와 라미부딘을 병용투여했다.
그 뒤 연구팀은 24주 동안 약물투여 휴지기를 거쳐 추적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페가시스'를 투여한 그룹의 경우 42.9%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 DNA가 약물이 효과를 발휘했음을 의미하는 기준선인 20,000copies/㎖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 만큼 바이러스 부하(viral load)가 감소했다는 의미.
반면 라미부딘 투여群의 경우 이 수치가 29.3%에 불과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페가시스'와 라미부딘을 병용투여했던 그룹의 경우 B형 간염 바이러스 DNA가 20,000copies/㎖ 이하로 떨어진 비율이 44.1%로 파악되어 '페가시스' 단독투여群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는 못했다.
ALT 농도와 관련해서도 '페가시스' 투여群은 전체의 59.3%가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드러나 라미부딘 투여群의 44.2%를 능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페가시스'와 라미부댄 병용투여群의 경우 ALT 농도가 정상으로 회복된 비율은 59.8%로 나타났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올들어 9월말까지 6억1,900만 스위스프랑(4억7,14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페가시스'의 적응증에 B형 간염이 추가될 경우 한해 5억 스위스프랑 이상의 실적을 추가로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