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제약사, 항생제 시장과 결별 수순
화이자·애보트·아벤티스 등만 명맥 유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7-23 20:25   수정 2003.07.24 06:43
"기존에 보유 중인 항생제들의 라이프사이클 관리전략과 제품 고급화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 현행 마켓셰어를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모니터社는 최근 공개한 '사업전망: 항생제' 보고서에서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연평균 2.1%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세계 항생제 시장이 앞으로 7년 동안은 매년 1.8% 정도가 성장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 같이 밝혔다.

데이터모니터社는 또 메이저 제약기업들 가운데서는 화이자·애보트·아벤티스 등 3곳만이 미래에도 항생제 시장에서 명맥을 유지하며 변함없이 중요한 위치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나마 다른 기업과의 라이센싱 계약방식을 배제한 채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계속 힘을 쏟을 곳으로는 아벤티스가 유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에서 데이터모니터社는 "효과적인 항생제에 대한 수요가 높은 데다 지금도 관련제품들이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260억달러의 볼륨을 형성했던 세계 항생제 시장에서 한해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품목이 6개에 불과하고, 오는 2010년이면 기존의 핵심품목 29개 가운데 12개가 특허만료에 직면할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것.

2010년에는 시장규모가 290억달러대에 머물고, 상대적으로 활발치 못한 R&D로 인해 기존 제품들을 대체하는 신제품들의 출현도 그리 눈에 띄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보고서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도전요인은 항생제들의 라이프사이클이 지금보다 훨씬 짧아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피력했다. 대부분의 제품들이 내성증가에 직면함에 따라 갈수록 사용범위가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

또 의사들이 황색 포도상구균이나 반코마이신 내성 장내구균 감염증 등에 최후의 수단으로나 사용해야 할 고가 항생제들을 처방하고 있는 현실은 그 같은 추측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그 동안 메이저 제약기업들은 페니실린이나 마크로라이드系·세파로스포린系 등 한 두 품목 정도를 보유한 가운데 항생제 시장에서 상당한 수준의 마켓셰어와 매출성장을 구가해 왔다.

그러나 보고서는 "기존 항생제들이 선호도가 갈수록 떨어질 것이고, 의사들도 플루오로퀴놀론系 등 새로운 제품으로 스위치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새로운 항생제 개발의 초점은 카바페넴系·케토라이드系·옥사졸리디논系 등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이밖에도 보고서는 오는 2011년에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항생제는 4개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화이자의 '지스로맥스'(아지스로마이신)과 존슨&존슨의 '레바킨'(레보플록사신) 등은 특허만료 또는 제네릭 제형들의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항생제 개발의 중심전략도 라이프사이클 연장을 위해 과거의 광범위 항생제 위주로부터 치료범위가 좁은 제품 위주로 권력이동하고 있어 향후 항생제 한 품목당 매출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항생제 시장이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관심권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다.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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