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라바토, ‘New Life’ 가능케 하는 게임 체인저 될 것”
김진우 PM·고민정 상무 “빠른 효과-높은 관해율-재발률 감소 통해 본연의 모습 찾길”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02-02 06:00   수정 2021.02.02 07:15

우울증으로 흔히 알려져 있는 주요 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MDD) 중에서도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2가지 이상의 항우울제에 반응이 없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Treatment Resistant Depression, TRD)’이 그것이다. 또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자살 생각 또는 행동을 동반한 중증 주요 우울장애’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주요 우울장애 환자들이 경구용 항우울제를 복용한 후 체내에서 유효한 반응이 나타나기까지는 약 5~7주가 소요되며, 이 기간 환자들은 치료로 인한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는 치료 실패 후 재치료를 받을수록 2차 치료에서 31%, 3차 치료에서 14%, 4차 치료에서 13% 순으로 관해율이 크게 저하된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기전을 통한 빠른 치료 효과와 높은 관해율, 재발률 감소 등의 장점을 신약 스프라바토(성분명: 에스케타민 염산염)가 등장했다. 약업신문은 한국얀센 신경정신사업부 김진우 PM과 의학부 고민정 상무(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를 만나 중증 우울장애 치료의 한계 및 스프라바토의 특징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임상 현장에서 치료가 특히 어려운 우울증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이런 환자분들에겐 어떤 표준 치료법이 적용되어 왔으며, 기존 치료법의 이점과 한계점은 무엇이었는가?


고민정 상무 : 우울증은 증상의 정도에 따라서 경한 우울증에서 중증의 우울증까지 다양하며, 치료가 특히 어려운 우울증은, 여러 차례 치료에 실패한 경우이다. 최소 2가지 종류의 경구용 항우울제에 치료 반응이 없었던 경우, 즉 치료 저항성 우울증이, 치료가 특히 어려운 우울증의 하나로 설명할 수 있으며, 또한 자살사고를 동반하거나, 자살 시도가 반복되는 경우, 치료가 특히 어렵다.

치료가 잘되지 않는 경우, 2개의 항우울제를 병용하거나, 항정신병 약물을 병합하기도 하며, ECT 즉, 전기충격치료나 rTMS 등의 시술을 하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들이 있다.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없었으며, 증상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기존의 약물을 유지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었다.


- 국내 최초 중증 우울장애 환자의 증상 개선을 위한 치료제 ‘스프라바토’가 출시되었는데 제품의 특장점은 무엇인가?


김진우 PM : 스프라바토의 임상적 효능은 3가지의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Rapid onset(빠른 치료효과 발현), 두 번째는 High remission(높은 관해율), 세 번째는 Reduced relapse(재발률 감소)이다.

기존 경구용 항우울제의 경우 효과를 보는데 5~7주까지 걸린다는 것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어 왔다. 최근 들어 빠르게 경구용 항우울제를 전환(rotation) 또는 교체(switching)를 한다고 하더라도 최소 2주 정도는 걸린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스프라바토는 24시간 이내에 우울증상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기존 치료의 효과 발현을 위해 몇 주간이나 기다리거나, 그 기간을 기다려도 효과가 없어 치료를 힘들어 했던 환자들에게 바로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

우울증 치료의 최종 목적은 완치인데 지금까지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 관해에 이르는 경우가 14%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스프라바토는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에게 50% 이상의 관해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기존 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분들에게도 치료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지속적인 스프라바토의 투여는 재발 감소의 효과를 입증했다. 때문에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들이나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생각 또는 행동이 있는 우울장애 환자를 치료할 때 빠른 효과와 재발 방지까지 기대할 수 있다.


- 스프라바토가 나잘 스프레이 제형으로 개발된 것은 ‘빠른 효과’를 위한 것인가 ‘환자의 편의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것인가?

고민정 상무 : 에스케타민 나잘 스프레이가 나오기까지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에스케타민은 케타민의 S형과 R형의 혼합물에서, R형에 비해 생체이용률이 3-4배 높은 S형을 선택하여, 적은 용량으로도 동일한 효과를 얻기 위해 개발되었다. 기존의 케타민은 주사제(IV) 제형으로, 경구용 약물에 비해서 빠르게 효과가 나타날 수는 있으나, 침습적인 방법인데 비해, 나잘 스프레이 제형은 정신과 환자들에게는 침습적인 IV 제제 보다 불안감을 낮출 수 있다.

한편, 경구용 제제는 초회 통과 효과로 인해 체내에서 작용하게 되는 약물의 효과가 감소하는 반면, 나잘 스프레이 제형은, 간에서 대사가 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빠르게 전신 순환을 거쳐 효과를 나타내도록 한다. 또한, 오용 및 남용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나잘 스프레이 제형은 강점이 있다. 주사제 제형은, 용량을 높여서 한꺼번에 주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남용, 오용의 가능성에 대해서 전문의들의 우려가 높다. 그러나 스프라바토 나잘 스프레이는 1회용이며, 제품의 디바이스 또한 분해가 매우 어려워 오용의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 실제 진료 현장에서 스프라바토 처방을 한 전문의의 피드백은 어떠했는가?

김진우 PM : 실제 사례로, 우울증이 정말 심해 진료실에서도 말을 전혀 하지 않는 환자가 있었다. 환자분이 말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상담치료는 할 수 없었고 계속 경구용 항우울제만 처방하다 점차 증상이 악화된 경우가 있었는데, 스프라바토 투여 당일 모니터링 2시간 동안 본인이 직접 의료진과 대화를 시도했고, 퇴원 시 의료진에게 처음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또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환자들 중에는 학생의 비율이 많은데, 한 대학생 환자는 학교도 안 가고 집에서 안 나오다가 스프라바토를 투여를 한 다음날 바로 등교를 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고민정 상무 : 기존 항우울제들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5~7주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이전에 사용했던 약이 효과가 없어 다른 약으로 변경하게 될 때 환자들은 좌절을 경험하곤 한다. 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입장에서도 최소 2주는 지나야 효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환자가 잘 버텨줄지에 대해 걱정이 된다. 때문에 의료진 입장에서도 빠르게 효과를 확인할 수 있고 이에 대해서 환자가 만족을 하는 경우, 치료가 더 잘 유지될 수 있다.


- 스프라바토의 경우 임상연구 중 발생한 이상반응에 진정, 해리 등이 있는데 이들의 비율은 어느 정도 되는가? 또 이러한 이상반응은 진료현장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가?

김진우 PM : 스프라바토 나잘 스프레이에 대해서는 9년 이상의 기간 동안 31건이 넘는 임상시험을 포함한 광범위한 개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이 중 임상시험은 단기연구와 장기연구로 나뉘는데 일반적인 부작용 발생 증상과 비율은 기존의 경구용 항우울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단, 혈압 상승과 해리 증상의 경우는 경구용 항우울제 치료에서 나타나는 부작용과는 다른 양상이었기 때문에 임상연구에서부터 주의 깊게 관찰했다. 혈압 상승은 장기연구 및 단기연구에서 3~13%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나잘 스프레이라는 제형 특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데, 혈압 상승의 경우 추적 관찰하는 모니터링 기간 2시간 이내에 대부분 소실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여 후 40분 정도의 시점에서 최고 혈압 상승이 나타날 수 있지만, 90분 정도 후에 정상 혈압으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한 개입(intervention)이 필요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증상은 임상연구에서 40% 정도의 환자가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중증 해리의 경우는 4% 미만으로 보고되었다. 대부분의 해리 증상의 정도는 환각 상태에 이를 정도는 아니고, 몽롱해지거나 사물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역시 혈압상승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40분 시점에 발생하고 90분 시점에 소멸이 되어 2시간 모니터링이 끝나는 시점에는 정상적으로 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 앞서 언급한 이상반응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기관에서 2시간 동안 모니터링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는 어떻게 진행되며 어떠한 항목들이 포함되어 있는가?

김진우 PM : 스프라바토 나잘 스프레이에 대한 모니터링은 투약 후 이상반응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체크하는 시간이다. 모니터링 시간이 2시간으로 책정된 것은 혈압 상승이나 해리 증상 등의 이상반응이 발생한 경우 발생 90분 시점에 소멸되기 때문에 2시간으로 책정되었다.

스프라바토는 환자가 의료진 앞에서 자가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모니터링을 하는 의료진의 주체는 의사, 간호사, 전공의 혹은 교수 등 병원마다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투여 전에 혈압을 측정하고, 투여 후 40분~90분 시점에 혈압 상승여부를 확인한다. 퇴원 시에도 혈압이 정상 수치인지 확인한다. 40분~90분 시점 사이에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이상반응 관련된 문진을 통해서 환자들이 안전한지, 또 효과는 어떠한 지 확인을 거친다. 스프라바토 투여 후 나른함 등 진정 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히 깼는지의 여부와 해리 증상이 소실되었는지, 혈압은 정상으로 돌아왔는지 등을 확인하고 퇴원해도 되는 상태인지 체크를 한다.

한편, 2시간이라는 모니터링 시간이 환자들에게 부담으로 느껴지진 않을지 우려했지만, 실제 환자들은 오히려 2시간 동안 의료진과 함께 대화를 하기 때문에 이 시간 동안 케어 받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한국의 의료시스템 상 의료진과의 소통을 오래 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한다면 환자들은 진료를 오래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의료진은 병원 내에서 환자의 상태를 보다 면밀히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이점이 되고 있다.



- 스프라바토는 우울장애 분야의 신약이라는 특징도 있는데 임상연구 및 개발단계에서 특별히 고려했던 점은 무엇인가?

고민정 상무 : 기존의 항우울제는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 모노아민 계열을 타겟으로 하는 약물들이었다. 모두 비슷한 조합들이다 보니 아무리 치료 효과가 없어 약을 변경한다고 하더라도 결과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TRD에 대해서 FDA의 허가를 받은 약물 역시, 항정신병 약물과 항우울제를 복합제로 만든 것으로, 새로운 약이라기 보다는 기존에 사용하던 치료제들을 하나로 만들어 복약 편의성을 높인 것뿐이었다. 실제 치료 효과 면에서는 기존 제품과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기존에 치료가 잘 되지 않았던 30%의 환자들에게 다른 치료 옵션이 되지는 못했다.

스프라바토는 나잘 스프레이는, 기존 항우울제와 다른 작용 기전인 글루타메이트 경로를 타겟으로 했고, 더 적은 용량으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케타민(Ketamine) 중 S형만 선택, 침습적이지 않되 간대사를 우회(bypass)하고 빠르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나잘 스프레이 제형이며 1회용용기에 넣어 약물 남용, 오용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등 개발 단계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한 제품이다.

김진우 PM : 우울증 연구 분야에서는 글루타메이트라는 기전이 최근 매우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이다. 글루타메이트 경로를 통하면 기존의 치료제들처럼 뇌 속의 세로토닌 레벨을 조정하는 수준이 아니라, 시냅스가 다시 복원이 될 수 있다. 한 마디로 상처가 났을 때 통증을 줄여주는 것뿐 아니라 상처가 원래 수준으로 복원이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스프라바토 치료를 통해 시냅스가 다시 복원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전문의들이 많이 주목하고 있다. 이런 기전은 우울증 치료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고, 특히 장기적 치료를 통한 이점에 대한 기대가 있다.


- 스프라바토가 우리나라 중증 우울장애 환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가?

김진우 PM : 늘 가장 고민하고 있는 영역이다. 확실한 사실은 기존에 우울증 치료에 실패하여 자살 시도에 이를 정도로 우울증상이 심각한 환자들이 있었는데,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라는 것이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치료 저항성 우울증,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생각 또는 행동에 대한 치료제가 새로 생겼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이제는 존재한다는 점에서 치료가능의 희망이 생겼다. 또, 의료진의 입장에서도 오랫동안 지켜 봐온 환자에게 빠른 우울감 개선효과를 통해 완치를 기대할 정도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스프라바토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자살 생각 또는 행동을 동반한 중증 주요 우울장애는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스프라바토가 직접적으로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치료제라는 점 또한 중요하다. 특히 대한민국은 우울증 관련 자살률이 높고,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인 환자들의 귀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이 스프라바토의 중요한 이점이 될 것이다.

고민정 상무 :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12년 정도 임상현장에서 진료를 했는데, 오랜 기간 치료에도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았던 환자들이 많았고, 내가 더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에 답답했고 좌절감이 컸다. 또 우울증이 오래 지속되었던 환자들의 케이스를 보면 자신이 원래 어떤 모습이었는지 기억을 못한다. 워낙 우울증에 오랫동안 갇혀 있다 보니 이것이 본인의 원래 성격으로 여기는 것이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원래의 본인의 모습을 찾아줄 수 있지 않을까, 정신과 의사로서 설렌다.


- 스프라바토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김진우 PM :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에는 특장점이 너무 많지만, 의료진들께 스프라바토는 투약(medication)을 넘는 ‘Breakthrough therapy’라고 말씀드리고 있다. 최근에는 스프라바토의 효과를 경험하고 있는 환자분들에 대한 논의를 의료진과 나눌 때 ‘New Life’를 강조하고 있다. 곧, 스프라바토는 ‘New Life를 가능케 하는 Game changer’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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