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미국의 속쓰림 환자들은 의사의 처방전을 발급받지 않더라도 '자줏빛 알약'(the purple pill)으로 알려진 '로섹'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FDA가 마침내 지난 20일 오후 프록터&갬블社(P&G)에 '로섹'의 20㎎ OTC 제형을 발매할 수 있도록 허가를 결정했기 때문. 이로써 '로섹'은 매주 2일 이상 빈번히 나타나는 속쓰림을 치유하는 용도로는 유일하게 OTC로 발매되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처방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제산제나 '펩시드', '잔탁', '타가메트' 등의 약물들은 가끔씩(occasional) 발생하는 속쓰림을 치료하거나, 음식물 섭취로 유발된 속쓰림을 예방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社가 발매해 온 '로섹'은 세계 제약시장에서 지난 1990년대에 매출 1위를 확고히 지켰던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처방약. 아스트라제네카측은 P&G가 '로섹'의 OTC 제형을 발매할 수 있도록 제휴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P&G측은 오는 8월 미국 전역의 24개 도시에서 총 2만4,000여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2주 복용분을 제공한 뒤 올가을 '로섹'의 OTC 제형을 미국시장에 본격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P&G측은 "OTC 제형의 경우 자줏빛이 아닌 연어살색(salmon pink)으로 제조될 것이며, 가격 또한 오리지널 제형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한 알당 1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발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유효성분의 함유농도 역시 처방전을 필요로 하는 오리지널 제형에 비해 낮게 포함되어 발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P&G는 FDA가 지난 1년 가까이 '로섹'의 OTC 제형 발매에 대한 허가결정을 유보했던 관계로 발매를 승인받기 위해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FDA가 장고(長考) 끝에 '로섹'의 OTC 제형 발매를 허가한 것도 P&G측이 1,800여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연구를 거쳐 제품라벨에 적절한 약물복용시기 및 복용방법 등에 대한 내용을 보완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P&G는 제네릭 경쟁사들이 앞으로 3년간은 '로섹'의 OTC 제형을 발매할 수 없도록 하는 독점발매권을 보장받았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줄잡아 5,400만명에 달하는 많은 환자들이 속쓰림 증상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매년 12억달러치에 달하는 각종 제산제와 속쓰림 완화약물들이 팔려나가고 있을 정도.
FDA의 비처방약 부문 책임자 찰스 갠리 박사는 "OTC '로섹'의 경우 신속한 증상완화나 속쓰림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식전에 사용하는 용도로는 충분한 효능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4일간에 걸쳐 꾸준히 복용할 경우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속쓰림 증상을 완화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P&G측은 '로섹'의 OTC 제형을 14정들이 포장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갠리 박사는 "속쓰림 증상이 4개월 이내에 재발했을 경우 OTC '로섹' 14일 복용요법을 재차 시도할 수는 있겠지만, 1년에 3회 이상 이 방법을 사용해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빈번한 속쓰림 증상은 통상적으로 위식도 역류증에 발병원인이 있는데, 그 증상이 심할 경우 셀프메디케이션 보다는 의사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P&G측은 '로섹'의 OTC 제형이 발매 첫해에 2~4억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