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을 좀더 강력하게" 질병청 개편에 '조직강화' 이슈화
질병관리처 승격 거듭 제안…센터보다 강화된 질병지방청 신설도
이승덕 기자 duck4775@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6-10 06:00   수정 2020.06.10 06:59
질병관리청 개편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질병본부 인력·예산과 조직을 키워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이 과정에서 '질병관리처'로의 독립 등 권한 강화와 '질병관리지방청' 등 지역 방역체계 강화가 제시되기도 했다. 

지난 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질병관리청, 바람직한 개편방안은?(신현영 의원 주최)' 토론회는 이 같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교수는 발제를 통해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의 거버넌스 확립을 위해 복지부 보건정책실의 감염병 정책기능을 강화하거나 감염병 정책기능을 질병청으로 이관하고, 질병관리청장과 2차관에 대한 명확한 역할 구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질병청은 예산과 인사권의 독립이 필요하며, 자체 인력이 성장할 때까지 일부 국장과 과장은 경력직으로 뽑거나 2-3년의 개방형직위를 고려해야 한다"며 "보건과 복지의 기능을 나누는 보건부의 설립이나 질병관리처의 신설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조직 강화를 위해서는 "권역 질병관리지방청을 신설하고, 권역 지청은 지방정부와 협력을 통해 지자체의 감염병 대응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며, 지방정부에는 서울시가 계획중인 감염병연구센터와 같은 자체 감염병 대응조직을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도 발제를 통해 "질병관리청 내에 권역질병관리청이 설치돼야 한다"며 "지자체별 감염병 대응능력이 천차만별이기에 본부만으로는 지역 대응에 한계가 있어, 지자체와 협력하며 대응해 나갈 전문적인 질병청의 지방조직이 있어야만 한다"고 지역청 신설 의견에 힘을 보탰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인해 중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채 자택사망한 경우가 발생했던 대구경북 사례를 볼 때, 권역 내에서 환자를 감당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병원 대부분이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권역단위의 조직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한림대성심병원 정기석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감염병 대응을 위한 전문성 강화와 독립성 확보가 핵심으로, 복수차관제가 시행되면 결국 보건담당 차관이 질병청에 여러 영향력을 행사하게 돼 있는데, 질병청장이 소신있게 일할 수 없다"며 "결국 청보다는 국무총리실 산하로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는 질병관리업무 조직이 약해 차관이 있으면서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복지부의 전문차관이 있어야 하는데, (질병본부가) 청이 되고, (보건의료 담당)차관이 생기되면 상충될 수 밖에 없다"며 "질병청은 질병처가 돼야 간섭하지 않는다. 간섭이 되면서 컨트롤타워 문제가 생기면 한번에 할 일 두 번, 세 번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중앙사고수습본부 본부장을 질병청장이 되면 청장 마음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타 부처와 협력해야 하며, 복지부 차관이 행정적으로 반드시 개입하게 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없다"며 "국무총리 산하기관으로 질병처가 활동하고, 복지부는 차관급 조직을 운영하면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조직개편 주체인 행안부·복지부·질병본부는 방역정책 강화 필요성은 동의하면서도 중립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보건복지부 이선영 혁신행정담당관은 "질병관리본부 청 승격은 우리나라 보건의료 체계에 맞는 우수한 방역체계 마련에 핵심을 두는게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예산 조직 자율성 확보와 조직 자율성 강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병관리는 법령을 직접운영하며 기획총괄하는 것까지 복지부가 하던 것을 질병본부로 기능을 재조정할 것인데, 독립성·자율성 과정에서 (국립보건연구원 등)이관은 추가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전면 재검토됐다"며 "향후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정부안 다시 만들게 되면 다시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각 기관이 고유기능을 잘 수행하게 하는가를 초점을 두고 잘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신재형 기획조정과장은 "질병청 독립은 현재 코로나19 대응 비롯 신종감염병 대응 외 공중보건위기 등 전문성 가지고 대처하라는 뜻으로, 청으로 승격되면 자율성을 갖게돼 인사 조직 예산 등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전문성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과장은 "그간 질본은 감염병 이외에도 만성질환, 기후변화 등 새로운 영역에 적극 임하라는 임무를 받았다"며 "청으로 승격되면 그런 업무 잘 수행할 수 있게 조직 확충 필요성을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청의 목적으로, 전문성·독립성을 갖고 잘 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 협의를 잘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행정안전부 조직기획과 허영지 서기관은 "정부 내 의견을 수렴해가는 차원에서 토론회에 참석했다. 말씀하신 여러 쟁점을 부내로 전달하고 관계부처 의견조율로 더 나은 방향으로 전하겠다"고 언급했다.

허 서기관은 "현재 내부검토 과정으로, 저희(행안부)가 정부조직법을 입법예고했지만, 질본과 복지부 하부조직 세부내용을 담진 않고 대통령령 직제로 구성된다"며 "논의 시간이 있고, 승격 문제는 형식적 뿐 아니라 지방에 광범위한 논의와 거버넌스가 검토돼야 하기 때문에 정해진 사항은 없지만, 지방과 논의해가며 정해야하는 입장"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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