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관리팀' 운영 주목…전담약사 배치로 전문성 '강화'
선도적인 항생제 적정 사용 모델 정립…"장기적인 제도 지원 필요"
최재경 기자 cjk0304@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5-07 06:10   수정 2019.05.07 09:02
항생제 내성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는 목소리가 높지만, 의사의 처방 조절권고와 환자의 복용 주의 대응이 전부인 상황에서 '항생제 관리팀' 운영이 주목받고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는 2018년 감염관리위원회와 구별되는 항생제사용관리위원회를 신설하고, 하위 기구로 항생제관리팀을 정식 직제화해 '항생제관리 전담약사'를 도입했다. 전담 약사가 참여한 항생제 관리팀은 5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항생제관리팀은 구성은 진료의 질 향상 및 환자안전을 위해 운영, 항생제관리 전담약사(감염약료전문약사) 활동을 기반으로 '선도적인 항생제 적정사용모델'을 정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은숙 약제부장은  "항생제 관리 전담약사는 국내에서 최초다. 항생제 관리팀 운영을 위해서 감염내과가 틀을 만들어줬다"며 "메르스 이후 감염관리 시즌이 있어서 약사가 포함되지 않아서 아쉬움이 있었다. 항생제 관리팀에 전담약사 기준이 규정에 확실히 자리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병원 내 약사 인력은 의약품 처방조제와 복약지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환자 건강을 위한 다양한 약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병원약사회의 주도하에 전문약사 교육을 실시, 이에 부합되는 전문인력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항생제 관리팀의 전담약사로 참여하고 있는 김형숙 약사는 "원내에 80여종의 항생제를 쓴다고 하면 감염내과에서 컨트롤 하는 건 제한이 된다"며 "광범위 항균제를 주로 컨트롤 하고 있다. 광범위 항균제가 아닌 항생제는 해당 주치의가 처방을 내고, 약사 단계에서 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모니터링을 하면 자주 틀리는 처방이 있다. 어떤 부위냐에 따라 용량 조절을 달리 해야하고 일회성 중재를 해온다. 이를 일회성으로 끝내는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병원에서 개선하고 선도적으로 이끌어 보자는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감염내과 김홍빈 교수는  항생제 내성에 대해 전 세계적인 문제임을 지적,  "항생제 내성은 UN에서 보건 아젠다로 선정하고, WHO가 나서서 플랜을 만들것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 OECD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하루 1,000명당 34.8명(OECD 평균 21.1명)이 항생제를 처방받고 있고, 항생제의 오남용은 결과적으로 항생제 내성균 출현을 초래하므로 항생제의 적절한 사용과 오남용 예방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김 교수는 "항생제 관리는 불필요한 것은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감염관리는 내성균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며 "국민 건강을 건전하고 바르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감염관리와 항생제 내성 관리를 동시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생제 관리팀 운영에 전담 약사 인력을 배치한 것에는 김홍빈 교수의 역할이 컸다. 

김홍빈 교수는 "병원은 여러 직역이 한팀으로 어우러져서 활동해 환자에게 있어 최고의 치료효과를 줄수 있어야 하며, 병원 내 약사로서 항생제 관리에 일정부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식 직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앞으로의 활동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메르스 유행 이후 감염관리는 인력도 확충하고, 감염예방 관리료로 각 병원들이 내성균 전파를 차단하도록 했다. 그러나 항생제 관리는 인식이나 제도 지원도 부족한 상황으로 제도적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생제 사용량 증가에 따라 내성 및 오남용 예방을 위해 미국, 영국, EU, 일본, 호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항생제 적정사용을 위한 항생제 스튜어드십(Antimicrobial Stewardship: AMS) 시행에 대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항생제 스튜어드십이란 항생제 적정 사용을 위하여 필수 구성원인 약사, 감염 전문의가 포함된 다학제 팀이 항생제 관련 중재를 시행하는 업무로환자의 임상적 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항생제를 선택하고, 적정한 용량·용법으로 적절한 기간 동안 투여해 불필요한 항생제의 사용과 약물의 독성을 최소화하고 최선의 환자치료를 도모하는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및 항생제 관리 활동이다.

항생제 스튜어드십(AMS) 활동은 항생제 사용에 대한 사전 승인 또는 전향적인 점검과 피드백을 제공하고,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재원 환자에게 약동학적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이다.  

경구 항생제 사용 권장과 단기간의 효과적인 항생제 치료를 위한 항생제 사용을 제한(치료기간 중재)하고, 항생제 처방 검토(예, 적응증, 항생제 선택 및 용량 적절성, 치료기간, 경구제로의 전환 가능성) 등을 실시한다. 

김홍빈 교수는 "우리나라 병원의 항생제 스튜어드십 활동은 대부분 감염내과 전문의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나,  여러 업무를 겸직하고 있으므로 병원내 항생제 스튜어드십 활동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우므로 항생제 스튜어드십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라며 "제도적인 지원을 통해 필요한 인력이 충분한 관리를 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장기적인 관리와 의료진 및 환자들의 꾸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생제 스튜어드십 활동을 통한 항생제 적정사용은 항생제 내성을 예방할 뿐 아니라, 개별 환자의 항생제 치료 결과를 향상시킬 수 있고, 환자 안전 향상, 치료 비용의 절감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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