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약사 주장하는 대약 한약정책위 사퇴하라"
약준모 지적…한약사가 모든 의약품을 다루는 것은 법적 정의 아냐
이승덕 기자 duck4775@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11-12 16:25   수정 2018.11.12 20:58
약준모가 최근 진행된 한약사 문제해결 토론회 내용에 크게 반발했다. '통합 약사'를 주장하는 정책위가 사퇴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회장 임진형, 이하 약준모)는 12일 의견서를 통해 "20년 동안 한약사의 일반약 판매를 방조해온 대한약사회 한약정책위는 더 이상 약사들을 기만하지 말고 위원회를 사퇴하라"고 밝혔다.

약준모는 "대한약사회 산하 한약정책위는 지난 11일 '한약사 문제해결을 위한 토론회'에 민초약사를 모아놓고 처음부터 통합약사를 화두로 꺼냈다"면서 "전국분회장 워크숍에서 대놓고 통합약사 찬성을 외치던 조찬휘 회장은 토론과정도 없이 다짜고짜 통합약사설문에서 60%가 찬성이면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았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민초약사들은 한약정책위가 약사회인지 한약사회인지 헷갈릴 정도"라면서 "그들의 통합약사 논리는 국민정서 및 대다수 약사들의 정서에 한참 빗나가 있다"고 지적했다.

약준모는 5가지 사항을 들어 통합약사 토론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선, 한약제제를 구분하면 약사의 한약제제에 대한 권리를 빼앗긴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20년 동안 한약정책위에서 해왔던 희대의 헛소리로, 약사법에 엄연히 한약제제에 대한 정의가 있고,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에 한약제제를 구분해서 표기만하면 되는 사안으로 법 개정 사안조차 아니라는 것.

약사는 약사법 제2조에 의해 한약을 제외한 '한약제제'를 다루는 전문가로 명시돼 있고, 한약제제 구분만으로 국민적 합의로 약사에게 부여한 한약제제를 뺏긴다는 소리는 헛소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약사를 처벌하기 어렵다는 입장에 대해서도 이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약준모에 따르면, 한약사는 법적으로 한약과 한약제제를 취급하도록 돼 있을 뿐 의약품 제약회사의 QC로 인정받지 못한다. 지금 일반의약품-전문의약품 중에서 약사법에 따라 한방원리로 제조된 약품을 일반약(한약제제), 전문약(한약제제)로 구분표기하는 것은 한약사가 비한약제제로 된 의약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인 토대가 마련된다는 설명이다.

약준모는 "한약제제를 구분하면 약사의 한약제제직능이 빼앗긴다는 희대의 헛소리를 하면서, 이를 구분하는 것조차 막아온 한약정책위는 그동안 도대체 무슨 대관을 했고, 무슨 노력을 했나"라며 "한약사회에 자정작용을 부탁할 정신은 있을 지언정 주변 한약사 약국개설로 피눈물 흘리는 후배약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가" 물었다.

세번째로 한방 첩약이 생명공학의 핵심이라는 주장 역시 말도 안 된다는 지적이다.

QC도 돼 있지 않고, 어떤 성분이 함유되는지 조차 알 수 없어 그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첩약탕제 보다, 진정 약사가 관여해야 할 것은 천연물신약, 임상 입증된 한약제제 보험재정 투입을 통한 약사 급여 혜택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약학과를 폐지하고 약사를 만들어준다는 주장에는 "의대에 간호학과가 있으면 간호사도 의사로 만들어 줄 것인가" 비유하면서 문제를 꼬집었다.

약학대학 출신도 아닌 한약자원학과 출신을 정규약사로 만들어주자는 것이 약사의 전문직능을 위해서 올바른 일이 아닐뿐더러, 약사에게 의약품과 한약제제에 대한 전문직능을 인정해준 국민들조차 원치 않는 일이라는 약준모 지적이다.

문제를 접근하는 순서도 원천적으로 틀렸다고 일갈했다.

약준모는 "한약사단체-공정위와의 싸움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 한약사가 한약-한약제제만 취급하는 직능임에는 변함이 없으나 현행법 체계에서 한약제제를 구분해놓은 규정이 없기 때문에 처벌이 애매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약사가 모든 의약품을 다루는 것이 법적 정의가 아니며, 적어도 대약이라면 현재 한약사들의 불법행태를 처벌하고, 한약제제 건보재정투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젊은 후배약사들이 한약제제를 더욱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생태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순위였어야 했다는 것.

약준모는 "한약사회 뒤꽁무니 쫓아다니며 그들에게 스스로 자정하라고 사정할 시간에 주변에서 일반약-동물약-전문약까지 침탈하는 한약사로 인해 피눈물 흘리는 후배약사들을 먼저 보기를 바란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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