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신질환 등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사람들의 인식을 환기하기 위한 본격적 활동에 나선다.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윤석준 단장은 최근 보건복지부 출입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개최를 앞둔 '2018 전국순회 정신건강 포럼'에 대해 소개했다.
윤 단장은 "모든 조현병 환자가 폭력적이라는 인식 등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국민이 마음을 열고 받아줘야 한다. 더불어 살아가야한다는 차원에서 대국민인식개선을 목표로 전국포럼을 조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신건강도 일반적 건강의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며, 부정적 사회 인식이 조성돼 있다보니 같은 사건사고가 발생해도 부정적 인식을 굳히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삼성서울병원에서 실시한 '2016년 정신질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 4명 중 1명(성인 정신장애 평생유병률 23.1%, 1년유병률 10.2%)은 정신장애를 경험할 정도로 정신건강의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반면 국립정신건강센터 내부자료인 '2016년 대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조사'에서는 '누구나 정신질환에 걸릴 수 있다(80.3%)', '정신질환자 이용시설이 우리 동네에 들어와도 받아들일 수 있다(34.5%)' 답변이 높아 인식재고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단장은 "중앙지원단을 맡기 전까지는 폐쇄정신병동 환자들의 상황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들을 사회가 소외·격리시킨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정신장애인도 장애인에 포함돼 있으나 장애인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데, 국토부에서 장애인 주택 제공 혜택이 있음에도 이들이 포함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
장애인 단체에서도 이들에 대한 권리를 지켜주기 위한 노력이 미흡하고, 정신장애인 스스로도 가족이 숨기는 등 조직화가 돼 있지 않아 사회에서 누려야 할 기본 권리도 확보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윤석준 단장은 "포럼을 통해서 이러한 현실을 부각하고, 인식을 개선해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선진사회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7월 10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포럼은 세종, 부산, 광주, 서울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며, 중앙 및 지방지원단과 정신건강 관련 10개 단체가 함께 공동주관한다.
7월에는 10일 세종국책연구단지 중강당에서 '가까이에서 보면 '정상'은 없습니다', 18일 부산광역시의료원 대강당에서 '우리 옆집에 정신장애인이 산다?!'를 주제로 강연이 열린다.
또 8월에는 21일 광주 전남대학교의과대학 덕재홀에서 '중독된 24시간, 일 년 후 우리가족은 괜찮을까', 28일 서울 국립정신건강센터 어울림홀에서 '정신건강한 사회 만들기 대작전'을 주제로 다양한 강연이 진행된다.
특히 프로그램에서는 각 포럼을 시작할 때마다 30분 정도 중증정신질환이나 알콜 중독을 앓고 회복된 사람들이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발언의 시간을 갖고 본격적 강연을 시작하는 점이 눈에 띈다.
윤석준 단장은 "통상적으로 한 주제로 진행되는 전국순회포럼과 달리, 이번 포럼은 정신건강에 대한 다양한 이슈가 있는 만큼 주제별로 다르게 진행된다"며 "일반인을 포함에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지원단은 1999년 설치돼 국가정신건강증진사업을 자문‧지원하는 보건복지부장관 소속 기구로, 올해 5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를 단장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번 제7기 중앙지원단은 예방의학, 보건의료, 간호, 사회복지, 임상심리, 법률 등 정신건강 전문가 포함,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 등 총 14명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