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화장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연일 승전보를 울리고 있는 가운데, 할랄화장품 시장이 중국을 이를 새로운 금맥으로 꼽히고 있다. 전 세계 무슬림의 화장품 소비가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아직까지 시장 상황이 도입기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뷰티누리가 주최하고 한국콜마가 후원하는 ‘2016 뷰티경영포럼’의 세 번째 조찬 강연이 9월 28일 서울 반포동 더팔래스호텔 다이너스티 B홀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사)한국할랄산업연구원 노장서 사무총장이 ‘할랄화장품과 K-뷰티’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국내에서 할랄화장품 전문가로 손꼽히는 노장서 사무총장은 여전히 정보가 많지 않은 할랄화장품의 ‘A to Z’에 대해 소개했다.
할랄화장품은 할랄과 하람의 기본 원리에 의거해 사람의 신체 일부 또는 그로부터 파생된 것을 포함하지 않을 것, 샤리아법에 의해 도축하지 않거나 샤리아법에서 무슬림에게 허용하지 않는 동물의 일부 또는 그로부터 파생된 것을 포함하지 않을 것 등을 골자로 한다. 상기에 언급된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물질들과 격리하여 제조·가공·처리해야 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기술적인 정의다. 쉽게 말해 종교를 기반으로 한 또 하나의 기준인 셈이다.
무슬림 경제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와 함께 할랄화장품 시장은 글로벌 뷰티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톰슨 로이터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800억 달러 규모였던 전체 할랄화장품 시장은 2020년 약 7배인 5,40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국가별 시장 규모는 사우디아라비아(52억 달러), 터키(29억 달러), 인도네시아(21억 달러), 이란(21억 달러), 말레이시아(15억 달러), UAE(13억 달러) 순이었다.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 화장품의 이슬람 국가 화장품 점유율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 3.1%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나머지 나라에서는 점유율이 모두 1% 미만이다. 무슬림 화장품시장이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지금까지 손을 놓고 있던 것이다.
노장서 사무총장은 “업무차 중동과 동남아에 자주 가는데, 한 사우디아라비아 화장품업계 관계자가 왜 이곳에서는 한국 화장품을 접할 수 없느냐고 물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한국 드라마, 음악과 함께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높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한국 화장품을 접하게만 된다면 유통업체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OIC 국가들의 화장품 무역수지 현황을 보면 수출보다 수입이 3배 이상 많으며, 수출 국가별로는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영국, 중국이 1~5위를 형성하고 있다. 세계적인 화장품기업들은 이미 할랄화장품 시장에서 두드러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979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로레알은 2012년 1억 유로를 투자해 세계 최대의 화장품 제조공장을 인도네시아에 오픈했으며, 유니레버는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9개의 공장에서 치약, 비누, 퍼스널 케어, 스킨케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물론 현지에서 유통되는 거의 모든 제품들이 할랄인증을 받았다.
무슬림 화장품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할랄인증이 필수적이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2008년 ‘할랄화장품 및 개인용품 일반 가이드라인 MS 2200’이라는 표준을 정했고, 인도네시아와 UAE에서도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자체적인 표준을 공표했다. 이러한 할랄인증은 무슬림 화장품시장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노장서 사무총장은 한국 화장품의 현지 성공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할랄인증 식품이 상품수명주기의 성숙기에 위치한다고 볼 때 할랄인증 화장품은 도입기로 볼 수 있다”면서 “동남아 대형 슈퍼마켓의 진열장은 할랄인증 식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지만 할랄인증 화장품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의 화장품기업 중 할랄인증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20여개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교부가 공개한 국가별 한국에 대한 호감도에서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네시아가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실만 보더라도 한국 화장품은 할랄시장에서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다”며 “지금이 바로 할랄화장품 시장 진출의 적기이며, 할랄인증 등 현지화에 집중한다면 ‘K-할랄뷰티’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국내 화장품·뷰티산업 오피니언 리더들이 학습하고 사색하는 교육의 장으로, 나아가 교류 활성화의 토대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뷰티경영포럼은 이날 뜨거운 분위기 속에 올해의 세 번째 조찬 강연을 마쳤다. 뷰티누리와 한국콜마는 오는 11월 네 번째 조찬 강연을 개최할 예정이다.